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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08,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2-1: 올드타운 산책 1, 용의 다리와 류블랴나성 (20190610)

경계넘기 2022. 4. 17. 13:03

 

 

류블랴나(Ljubljana) 올드타운 산책 1,

용의 다리(Dragon Bridge)와 류블랴나성(Ljubljanski Grad, Ljubljana Castle)

 

 

류블랴나(Ljubljana)도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도시다.

 

도시의 기원은 기원전 1세기 로마가 세운 군사 도시 에모나(Emona)에서 시작한다. 로마 도시 에모나는 5세기 무렵 이민족의 침입으로 완전히 붕괴되어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 안다. 슬라브족의 이주 이후 지금의 류블랴나는 12세기에서 시작한다. 슬로베니아가 1277년부터 1918년까지 주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지배를 받아 왔기에 오스트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도시다. 1895년 심한 지진으로 도시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어 재건되었다고 한다.

 

류블랴나의 구시가지, 즉 올드타운은 류블랴나성(Ljubljana Castle)이 있는 산에서 류블랴나차강(Ljubljanica River) 사이의 좁은 지역이다. 강을 건너면 신시가지인 셈이다.

 

어제 걸었던 올드타운의 그 길을 오늘은 천천히 둘러본다.

 

 

용의 다리
Zmajski Most, Dragon Bridge

 

 

올드타운과 신시가지를 연결하는 다리다.

 

숙소가 신시가지쪽 류블랴나차강(Ljubljanica River) 강변에 있다. 숙소를 나와서 올드타운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만나는 다리다. 처음 이 다리를 봤을 때는 조금 생뚱맞게 느껴졌다. 중국도 아니고 다리에 용 조각상이 달려 있으니 말이다.

 

용의 다리(Dragon Bridge)는 류블랴나차강을 건너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연결하는 다리들 중의 하나다. 뭐 대단한 것은 아니고 다리 난간의 네 귀퉁이에 용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이전의 나무다리가 1895년의 지진으로 파괴되자 1901년에 새로 만든 다리다.

 

 

 

유럽에서 웬 용인가 싶지만 류블랴나의 상징이 용이란다.

 

류블랴나의 상징이 용이 된 배경에는 한 전설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아손(Jason) 이야기다. 이야기에 의하면 이아손은 황금 양털을 찾기 위해 원정대를 모집해 길을 나섰다고 한다. 흑해의 콜키스(Colchis)에서 메데이아(Medea)의 도움으로 황금 양털을 찾은 그는 이곳 류블랴나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에 살던 용을 물리치고 세운 도시가 류블랴나라고.

 

재미있는 것은 그가 황금 양털을 찾은 흑해의 콜키스가 내가 이번 여행에서 2주 정도 보낸 조지아의 흑해 연안 도시 바투미(Batumi). 그곳에서 그를 도운 메데이아가 콜키스 왕의 공주다. 아버지가 이아손을 죽이려 하자 그와 사랑에 빠진 메데이아가 아버지를 배신하고 그를 돕는다. 그리스 신화판 낙랑 공주와 호동 왕자다. 이아손이 류블랴나의 상징적인 영웅이듯 메데이아도 바투미의 상징적인 영웅이다. 바투미 시가지의 유럽 광장(Europe Square)에는 메데이아 상이 있다. 류블랴나와 바투미 두 도시는 자매결연이라도 맺어야 하지 않을까?

 

이곳에서 두 연인의 이야기를 다시 만나니 반갑다.

 

 

류블랴나성
Ljubljanski Grad, Ljubljana Castle

 

 

류블랴나의 가장 큰 볼거리는 류블랴나성(Ljubljana Castle)이 아닐까 싶다.

 

올드타운의 뒤에서 도시를 굽어보는 성이다. 성이 있는 산은 작다. 구릉이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듯하다. 하지만 나름 급경사를 이룬다.

 

 

강변에서 본 류블랴나성

 

용의 다리를 건너면 우측으로 너른 보드니크 광장(Vodnik Square)이 나온다. 보드니크 광장은 일단 류블랴나성을 보고 나서 둘러보기로 한다. 광장 뒤편에 류블랴나성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푸니쿨라를 이용해서 올라갈 수도 있다. 푸니쿨라를 타는 곳도 그곳에 있다. 푸니쿨라 타는 곳 우측 길이 직접 걸어 올라가는 길이다.

 

걸어 올라가기로 한다.

걸어도 쉬엄쉬엄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조금 경사가 있어서 숨이 차긴 하지만.

 

 

 

류블랴나성은 11세기에 처음 지어졌다고 한다.

 

이후 여러 번 증축을 통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유럽의 일반적인 성과 달리 화려하지 않고 검소해 보인다. 볼 게 없는 것 같지만 사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권력자의 화려함과 웅장함은 백성의 눈물과 땀 그리고 피의 결과이니 말이다.

 

 

 

성은 무척 견고해 보인다.

 

외부에서 보면 두터운 성벽 건물에 작은 창들이 나 있는 게 전부다. 마치 교도소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감옥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입장료가 있어서 성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았다. 유럽 여행을 오래하니 성당도 지겹지만 성도 지겨워서.

 

 

 

성에서 보는 류블랴나 풍경이 너무 좋다.

 

아래에서는 몰랐는데 류블랴나는 숲에 둘러싸인 도시다. 주변이 모두 산이고 도심에도 푸른 녹지가 많이 보인다. 도시가 건강해 보인다. 이 도시에 살면 건강해질 것 같다. 딱 그린 도시다. 성 주변이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다. 작은 공원길 또는 등산로를 따라 산책하듯 걷는다.

 

 

 

가장 전망 좋은 의자에 앉아서 사온 피자와 맥주로 아침을 한다.

 

피자와 맥주는 올라오기 전에 숙소 근처 마트에서 샀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의 청승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전망 좋은 곳에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진정 축복이다. 높은 산에서 먹는 라면의 맛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뒤로는 성이요 앞으로는 빨간 지붕의 예쁜 시가지가 굽어보이니 여기서 먹는 피맥(피자와 맥주)은 이곳에 온 여행자가 아니라면 경험할 수 없는 멋이자 맛이다.

 

 

 

 

다음 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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