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만남은 아니 만남만 못하다 다리(大理)에서도 난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은 없다. 가봐야 할 곳은 예전에 이미 다 가봤다. 며칠 다리 고성(古城)을 거닐면서 실망감만 많이 쌓인다. 피천득의 ‘인연’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세 번째 만남은 아니 만남만 못하다.” 보고 싶었던 사람을 세 번째 만나고는 예전에 가졌던 그 사랑스런 추억까지 사라졌다는 말이다. 차라리 아니 만났다면 이전의 좋은 기억이나마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회한이 담긴 구절이다. 다리에 대한 나의 솔직함 심정은 ‘두 번째 만남은 아니 만남만 못하다.’ 다리는 두 번째 만남조차 나에게 허용하지 않는다. 다리는 예전의 모습을 급속히 잃어가고 있다. 내가 리장(丽江)을 싫어하는 바로 그 이유, 빠르게 상업화되고 유흥지화되고 있다. 소박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