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일주 여행/중국(China) 51

D+021, 중국 청두 5: 비 오는 날 영화를 본다..... 여행의 방식(20181205)

“비 오는 날 영화를 본다..... 여행의 방식” 지금 밖에 비가 내린다. 중국에 와서 20여일 만에 처음으로 비가 내리는 것을 본다. 제법 내린다. 조용하게 커피 한 잔 하던 버거킹에 갑자기 사람들로 미여진다. 아침마다 찾아오는 이곳 버거킹 앞으로는 가로수가 은행나무다. 노랗게 낙엽이 진 은행나무가 빗속에 그 노란 단풍잎을 흩뿌리고 있다. 지난 달 중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보았던 서울의 모습이다. 생각 없이 보고 있자면 시간이 뒤로 돌아가 그때의 서울에 있는 기분이다. 벌써 한국이 그리워지고 그런 건 아니다. 20일이 훌쩍 넘었는데도 한국에 대한 향수는 없다. 한국 음식에 대한 그리움도 없다. 이쯤 되면 생각이 조금 나기 마련인데 오히려 이상하다. 마음가짐이 달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한, 두 달의 여행..

D+020, 중국 청두 4-2: 동(東)티베트라도 가고 싶은데...(20181204)

동(東)티베트라도 가고 싶은데...... 천부광장(天府廣場)에 가기 전에 버스 터미널에 들렸다. 동티베트를 거쳐 윈난성(雲南省)에 들어가는 차편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칭다오(靑島)에서 베이징(北京), 시안(西安)을 거쳐 이곳 청두(成都)까지 오는 길은 사실 심심한 길이다. 교통편은 아주 잘 되어 있고, 창밖의 풍광도 밋밋하다. 배낭여행길이 아니라 출장길이 더 잘 어울린다. 현대화된 도시들은 그곳이 그곳이고, 그나마 가볼만한 곳들도 상업화에 물들어 금방 식상해진다. 한국에서 채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정신없이 나온 여행이지만 슬슬 여행자 본연의 자세가 나오고 있다. 잘 만들어진 길보다는 만들어가는 길이 재미있고, 가봤던 길보다는 새로운 길에 흥분된다 중국 시안(西安)에서 잠시 새로운 루트를 고민했다. 시안..

D+020, 중국 청두 4-1: 천부광장(天府廣場) 옆 미술관(20181204)

천부광장(天府廣場) 옆 미술관 흐리다. 흐리다 못해 비가 막 내릴 듯하다. 푸른 하늘은 어제 하루만의 기적 같은 축복으로 끝나고 청두(成都)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천부광장(天府廣場)과 인민공원(人民公園)을 가는 길이다. 천부광장 직전에 눈에 들어오는 한 식당이 있다. 외관이 맥도날드 같은 중국 프랜차이즈 식당이다. 이름이 샹춘지(鄕村基). 가격도 저렴하다. 20위안짜리 덮밥을 하나 시켰는데 나온 음식을 보고 슬며시 입가에 웃음꽃이 핀다. 한국처럼 국과 반찬이 같이 나왔다. 메인 메뉴만 달랑 하나 나오는 중국에서 이렇게 국과 반찬이 나오는 음식이라니. 1식 3찬. 중국에서는 첫 경험이다. 반찬들도 국도 맛있다. 그릇을 싹싹 비웠다.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밥다운 밥을 먹었다. 간만에 포만감이 밀려온다...

D+019, 중국 청두 3-3: 자본에 둘러싸인 문화(20181203)

자본에 둘러싸인 문화 샤마오지에(紗帽街)를 둘러보다 중앙 부근에 담장에 둘러싸인 커다란 옛 건물들을 본다. 샤마오지에 자체가 중국의 전통건물 양식으로 지었기에 같은 상가 건물로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려고 보니 웬걸, 사찰이다. 제법 규모를 가진 절이다. 사원 이름이 대자사(大慈寺). 불공을 드리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봐서 진짜 절이다. 사찰을 둘러싸고 쇼핑 단지를 만들었다.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원을 둘러싸고 있다. 심지어 쇼핑몰 2층에 있는 카페나 식당에서 사찰 안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사원에서도 쇼핑몰 2층의 카페나 식당 안의 사람들이 보인다. 사찰 안을 볼 수 있는, 운치 있는 자리에 일부러 식당과 카페 존을 만든 것 같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사원과 조화롭게 쇼핑 ..

D+019, 중국 청두 3-2: 청두(成都)의 명동, 춘시루(春熙路)와 샤마오지에(紗帽街)(20181203)

“청두(成都)의 명동, 춘시루(春熙路)와 샤마오지에(紗帽街)” 하늘이 맑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눈이 부시다. 청두에서 이런 날을 보다니! 청두(成都)에 해가 나면 개가 짖는다더니만 그럴만하다. 예전에 이곳에 왔던 시간까지 통틀어 가장 맑은 날이다. 맑은 하늘과 함께 기온도 올라간다. 오리털도 아니고 그냥 점퍼만 입었는데도 덥다. 늦가을이 아니라 그냥 가을의 초입이다. 12월의 초입에 난 더위를 느낀다. 완연히 겨울을 벗어난 느낌이다. 춘시루(春熙路)를 향해서 천천히 걸어간다. 상쾌한 걸음으로 한 20분쯤 걸었을까. 춘시루의 초입인 칭니엔루(靑年路)로 접어든다. 춘시루 쇼핑거리의 시작이다. 춘시루는 청두의 명동. 백화점과 쇼핑몰,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10년 전에도 이곳에 왔었는데 기본 구..

D+019, 중국 청두 3-1: 중국의 단일 표준시, 베이징 시간(20181203)

중국의 단일 표준시, 베이징 시간 시안(西安)에서부터 대략 한 시간 정도 늦게 일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해가 짧아지다보니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어나는 나의 생체 시간에는 변함이 없다. 문제는 중국의 시차에 있다. 중국은 전체를 베이징 시각(UTC+08:00)으로 통일해서 쓴다. 거대한 나라, 중국의 동에서 서쪽 끝까지 5개의 시간대가 지나간다. 대략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선을 0시로 잡은 국제표준시를 기준으로 중국에는 서쪽으로부터 5시간(UTC+05:00), 6시간(UTC+06:00), 7시간(UTC+07:00), 8시간(UTC+08:00), 9시간(UTC+09:00) 빠른 시간대가 지나간다. 동서 최대 4시간의 시간 차이가 나는 나라다. 시차 차이가 최..

D+018, 중국 청두 2: 청두(成都)를 걷다, 쿠싱로우지에(奎星楼街)와 콴자이샹즈(宽窄巷子)(20181202)

청두(成都)를 걷다, 쿠싱로우지에(奎星楼街)와 콴자이샹즈(宽窄巷子) 새벽녘에 눈이 떠졌지만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아침 9시쯤 일어난다. 계속 뒹구는 것도 성격에 맞지는 않다. 장기간 여행이라고 하지만 한 군데 머무는 여행이 아니다. 여행 자체는 길지만 머무는 곳에서의 시간은 지극히 짧다. 청두(成都)의 시간 역시 길지 않다. 여유를 갖는다는 것과 허비한다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는데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준비를 하고 나서려는데 어제 빨래해서 도미토리 방에 걸어둔 바지가 보이지 않는다. 아침 일찍 떠난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같이 걸려 있던 다른 빨래들도 없어진 것을 보면 떠난 사람들이 내 것까지 챙겨갔나 보다. 모르고 가져갔을 수도 있고, 알고 가져갔을 수도 있고. 허탈함이 밀려온다. 이제 겨우 여행 떠..

D+017, 중국 청두 1-2: 청두(成都)의 흐린 날씨와 미녀(美女)와의 함수(20181201)

청두(成都)의 흐린 날씨와 미녀(美女)와의 함수 도착한 청두(成都)도 흐리다. 그런데 흐린 날이 청두의 특징이다. 흐린 날이 맑은 날보다 훨씬 많은 곳이다. 청두에서 서쪽으로 두 시간 정도만 차로 달리면 끝없는 동티베트 고원이 나온다. 그냥 높은 것이 아니라 기본 2천 미터대 이상이다. 그 뒤로는 4천 미터대의 티베트 고원이 펼쳐진다. 그런 고원이 막고 있어선지 청두에서 해보는 쉽지 않다. 청두 날씨와 관련된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청두의 강아지 이야기다. 예로부터 청두의 강아지는 해가 나타나면 해를 보고 사납게 짖어댄다고 한다. 해를 거의 본적이 없어서 해가 나타나면 무서워서 짖어대는 것이란다. 물론 아직까지 확인해본 적은 없다. 다른 하나가 중요한 데 청두의 미녀와 관련된 이야기다. 중국에는..

D+017, 중국 청두 1-1: 시안(西安)에서 청두(成都) 가는 길 그리고 게스트하우스(20181201)

시안(西安)에서 청두(成都) 가는 길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오늘도 어김없이 흐리다. 중국에 와서부터 재미있는 현상이 생겼다. 떠나는 날에는 어김없이 날씨가 흐려진다. 칭다오(青岛)에서 베이징(北京) 갈 때도, 베이징에서 시안(西安) 올 때도. 방 안 사람들이 만드는 소리에 새벽에 일어났다. 어제 잘 때만 해도 중국 친구 하나만 있었는데 그새 만실이었다. 분명히 10시 넘어 잠이 들었었는데 그 이후에 4명이 더 들어온 모양이다. 새벽부터 부스럭대면서 사람들을 다 깨운 사람들은 두 처자였다. 히잡을 쓴 친구들. 중국어를 하는 것을 보니 회족(回族)인가 보다. 둘 다 침대 위층을 쓰고 있는데 그 위에서 기도를 한다. 기도를 드릴려고 그렇게 새벽부터 일어나서 목욕재계하고 부산을 떨었나보다. 무슬림은 부지런할 수밖..

D+016, 중국 시안 4-2: 서원문(書院門) 거리를 걸으며......., 관중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20181130)

서원문(書院門) 거리를 걸으며......., 관중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 시안에는 유명한 박물관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비림 박물관(碑林博物馆). ‘비림’은 한자 그대로 ‘비석의 숲’. 원래는 공자를 모시는 사당이었으나 지금은 비석 1,000여 점을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한국의 서예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른다고 하는데 한국 서예인들에게도 일종의 성소(聖所) 중 하나다. 서예나 비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다. 비림 박물관을 보러 이곳에 온 것은 아니다. 시안 박물관만도 나의 뇌 용량을 가득 채웠는데 비림 박물관까지 들어가면 폭발할 지도 모른다.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있다고 비림 박물관 주변의 서원문 거리를 둘러보기 위함이다. 서원문 거리는 시안의 인사동 거리. 전통 건물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