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인도 여행 (라다크, 라자스탄, 델리) 58

라다크 레 7-1: 루브라 밸리의 디스킷과 투르툭(20170627)

■ 2017. 6. 27. 화. 맑음. "라다크 레 7: 루브라 밸리의 디스킷과 투르툭" 새벽에 조용히 숙소를 나와서 디스킷(Diskit)를 둘러보았다. 우리가 묵은 숙소가 디스켓 중심에 있었다. 아래로 내려가서 우측으로 보니 마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마을이 크지는 않다. 길을 따라 좌우로 집이 있고, 그 뒤로는 거대한 바위산들이 둘러싸고 있다. 그 뒤로 멀리 설산이 보인다. 강을 따라 마을이 길게 나 있다. 마을이 끝나는 곳에 다양한 크기의 하얀 불탑들과 사원 같은 곳이 있다. 저 높은 산언덕에는 하얀색의 커다란 디스킷 곰파(Diskit Gompa)가 보인다. 마치 유럽 중세의 성처럼 말이다. 어제 차를 타고 오다가 본 그 곰파다. 작지만 많은 매력이 있다. 아니 오히려 작아서 좋다. 한 며칠 쉬어..

라다크 레 6: 누브라 밸리 가는 길(20170626)

■ 2017. 6. 26. 일. 맑음. "라다크 레 6: 누브라 밸리 가는 길"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바로 짐을 챙겼다. 큰 것은 어제 저녁에 싸두었기 때문에 대충 다시 한 번 정리만 하면 된다. 이번에는 숙소에 방을 잡아두고 가기 때문에 짐을 두고 갈 수 있다. 그럼에도 내 배낭의 짐은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침낭, 오리털 파카, 그리고 DSLR. 인도에서 침낭은 필수다. 특히 열악한 지역을 갈수록. 그리고 고지가 높은 지역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할 수 있어서 경량 오리털 파카도 필수. 거기에 나는 DSLR 카메라와 렌즈들도 있다. 이것들만 챙겨도 웬만한 배낭 하나 가득이다. 인도 여행은 배낭이 필수여서 좀 귀찮다. 그러나 잠을 제대로 자고 싶다면 없어서는 안 되는 물품이다. 절대. 아침 8시..

라다크 레 5: 여행 짐의 무게(20170625)

■ 2017. 6. 25. 일. 맑음. "라다크 레 5: 여행 짐의 무게" 이번 여행에서도 아침 일찍 일어나고 있다. 평상시엔 늦잠을 잘도 자건만 여행할 때에는 늦잠이 없다. 아침에 눈만 뜨면 바로 일어난다. 신기하다. 오늘도 변함없이 일찍 일어났다. 간단히 세수하고 다시 짐을 싼다. 오전 9시쯤 두 번째 숙소인 스폰보(SPONBO)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어제는 짐 없이 레 시가지까지 걸어갔지만 이번에는 배낭을 메고 가는 것이라 조금 걱정을 했는데 큰 무리가 없다. 아침 공기의 상쾌함과 높다란 미루나무 가로수 사이로 보이는 파란 아침 하늘이 우리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이래서 배낭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어째든 이제 정말 고산에 적응했다는 안도감이 다가온다. 물론 그렇다고 뛰어다녀도 된다는 ..

라다크 레 4: 라다크인의 친절, 그리고 그들의 한(恨)(20170624)

■ 2017. 6. 24. 토. 맑음. "라다크 레 4: 라다크인의 친절, 그리고 그들의 한(恨)" 아침 6시 30분. 이른 아침부터 올뷰(All View) 게스트하우스에 가봤다. 혹시나 해서. 그러나 역시 빈방은 없다.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나선 이유는 방을 구하기 위해서다. 오늘 숙소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오는 길에 우리 숙소 위쪽으로도 살펴보았다. 몇 군데 있는데 모두 만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아직은 성수기 전인데도 이렇게 방이 없다니. 그리고 이상한 점은 우리 숙소 예약한 것처럼 비슷한 시기에 전체가 예약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 지역에서 큰 행사가 있는 것 같다. 여행사에서 미리 괜찮은 숙소를 찜해 둔 것 같다. 덕분에 빈손으로 돌아왔다. 아침 식사를 하고 짐을 꾸렸다. 방값을 지불하..

라다크 레 3-2: 레의 자태, 그리고 고산증을 넘기다(20170623)

■ 2017. 6. 23. 금. 맑다가 소나기. "라다크 레 3: 레의 자태, 그리고 고산증을 넘기다" -2 아침밥을 먹으려고 하니 형은 좀 힘들겠다고 한다. 내가 먹고 나서 간단한 빵과 쨈 좀 사다달라고 한다. 아침을 준다 해서 내려가니 빵과 차란다. 형이 원하던 거다. 아픈 사람이 있어서 아침을 방으로 가져가겠다고 하니 가져다주신다고 한다. 어제는 딸인 베드마만 있었는데 아침에는 아저씨, 아주머니가 모두 나오시면서 인사와 함께 형의 안부를 묻는다. 아마 딸에게 아픈 사람이 있다는 것을 들었나 보다. 방에서 아침을 기다리다가 진한 감동을 받았다. 집안 식구 모두, 아저씨, 아주머니, 딸이 각각 음식을 들고 방으로 들어오셔서 직접 형의 병세를 챙기신다. 아침밥도 진수성찬. 구운 식빵과 란처럼 보이는 전통..

라다크 레 3-1: 레의 자태 그리고 고산증을 넘기다(20170623)

■ 2017. 6. 23. 금. 맑다가 소나기. "라다크 레 3: 레의 자태, 그리고 고산증을 넘기다" -1 새벽 4시 30분. 눈이 떠졌다. 머리를 살짝 흔들어 보았다. 고산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약간의 어지러움 있다. 특히 급하게 움직일 때는 느껴지지만 일단 고산증은 넘긴 것 같다. 내 경험상 첫날 저녁을 무사히 넘기면 고산 적응은 70~80% 한 거다. 더욱이 도착 당일인 어제 배낭을 메고 거의 2시간 가까이를 걸어 다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무척이나 다행이다. 오늘만 철저히 쉬어주면 될 것 같다. 고산을 경험했던 적이 세 번 있다. 첫 번째는 중국 윈난 성(雲南省) 북쪽 끝자락에 3200m의 중뎬(中甸) 이라는 곳이다. 이곳에서 차마고도는 윈난에서 티베트로 넘어간다. 2008년 이곳에서 티베트..

라다크 레 2: 레에 들어왔다(20170622)

■ 2017. 6. 22. 목. 맑음. "라다크 레 2: 레에 들어왔다" 새벽 1시에 델리 공항에 도착했다. 출발은 40분 지연됐는데 도착은 예정 시각보다 30분 빠르다. 속된 말로 겁나 밟았나 보다. 티켓에는 비행시간이 6시간으로 되어 있는데 5시간 걸렸다. 식사는 한 번 제공. 인도 행 비행기 두 번 배식했다가는 승무원들 뻗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바로 레(Leh)로 들어가는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근데 비행기 시각이 아침 9시 40분이다. 재작년에도 태국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이 시각쯤 도착했었다. 그때도 아침에 국내선인 치앙마이(Chiang Mai) 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해서 공항에서 뻗쳤었다. 공항 벤치에서 배낭 베고 잤었다. 잠이 잘 오진 않았지만. 이번에도 델리 공항에서 8시간 이상을 버텨..

라다크 레 1: 라다크 레를 향해서, 그 묘한 흥분(20170621)

■ 2017. 6. 21. 수. 흐림. "라다크 레 1: 라다크 레를 향해서, 그 묘한 흥분“ 북인도 라다크(Ladakh)의 레(Leh)로 떠나는 날. 이번 여행은 인도를 가지만 인도는 아니다. 이 역설적인 표현은 라다크가 옛 독립국가인 티벳에 속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티벳은 나뉘어져서 중국에 속하는 중국 티벳과 인도에 속하는 인도 티벳, 즉 라다크가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곳은 주로 티벳인, 그리고 그네들이 믿는 불교가 주종을 이루는 곳이다. 힌두교 중심의 인도인들과 전혀 다른 문화적, 민족적 배경을 갖는다. 행정구역상으로 인도 최북단의 잠무 카슈미르(Jammu Kashmir) 주에 속하고, 히말리야 중턱에 위치한 라다크는 기본적으로 3천 미터의 이상의 고지대다. 라다크 최대 도시인 레만 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