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인도 여행 (라다크, 라자스탄, 델리) 58

라다크 레 23: 기후 변화(20170713)

■ 2017. 7. 13. 목. 비. "기후 변화" 비다. 새벽에 일어나 커튼을 살짝 치고 하늘을 보니 어제보다 더 짙은 먹구름이다. 레를 둘러싸고 있는 설산은 이미 먹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은지 오래다. 올뷰(All View)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장도 한마디 하신다. 이런 적이 거의 없다고.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상 이변이라고 하신다. 유식하신 우리 주인장님이시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 변화. 그것을 한국에서 멀고 먼 인도 북부의 라다크 레라는 한 지방에서 여실히 경험하고 있다. 연간 강수량이 100mm 이하라고 하는 극강의 건조지역에서 연 이틀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 번 우리가 누브라 밸리(Nubra Valley)에 갔었을 때는 거의 3, 4일 계속 비가 내렸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인가 보다. 한국..

라다크 레 22: 레의 골목길(20170712)

■ 2017. 7. 12. 수. 비. "레의 골목길" 쉬는 기간이다. 초 모리리(Tso Moriri)의 영향으로 피폐해진 육신과 영혼을 위해서 당분간은 쉬어야 한다. 어디를 움직이고, 아니 어디를 가기위해 차를 타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멀미가 나려 한다. 이럴 때는 쉬어주어야 한다. 쉬어야 할 시간이고, 쉬어 주어야만 할 시간이다. 그래도 그렇지. 날씨가 영 이상하다. 아침은 그럭저럭 흐리더니만 빨래를 하고 널려고 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하늘은 온통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결코 쉽게 그칠 비는 아니라는 뜻. 어찌 보면 쉬라는 하늘의 계시다. 하늘이 흐리고 가끔씩 비를 뿌리니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고, 방에서 책이나 보면서 쉴 수밖에 없다. 초 모리리에서의 고산증으로 달아난 입맛이 슬슬 살아나고 있..

라다크 레 21: 초 모리리, 하산의 기쁨(20170711)

■ 2017. 7. 11. 화. 맑음. "초 모리리, 하산의 기쁨" 이른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서 씻고 짐정리. 드디어 하산하는 날이다. 무사히 내려갈 수 있을까의 문제는 나중의 문제이다. 이 고산지역에서 하산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다. 고산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다. 처음으로 아침을 조금 먹었다. 이틀 가까이를 굶은지라 빈속으로 장거리 차를 타면 멀미를 할 것 같아서 빵 2조각이나마 먹었다. 형은 일어나지 못하고 계속 누워 있다. 8시 정각에, 이번에는 지각없이 지미가 차를 가지고 왔다. 어제 송 선배가 지미를 만나서 아픈 사람이 많으니 늦지 않게 와달라는 부탁을 했었다는데 그래서일까 제꺽 왔다. 형은 짐을 싣고 차에 앉았다가 급하게 내리면서 멀미를 했다. 속이 안 좋은 상..

라다크 레 20: 초 모리리, 고산증의 공포(20170710)

■ 2017. 7. 10. 월. 맑음. "초 모리리, 고산증의 공포" 아침에 일어났다. 어제보다는 확실히 상태가 나아진 것 같다. 그래도 일어나 잠깐 걸어 보니 힘들다. 산책 나갈 엄두가 안 난다. 마을이라도 둘러보자는 심산으로 송 선배와 아침 산책을 나갔다. 게스트 하우스나 호텔이 많이 들어서기 시작은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 마을은 가축을 기르는 것이 주업인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염소. 집들마다 염소 우리가 있다. 낮에는 목동들이 방목을 위해 이들을 들로 산으로 이끌고 나간다. 조그마한 마을 산책인데도 조금 내려갔다 올라오는 길에 순간 메스꺼움이 확 느껴졌다. 숨도 거칠어지고. 쉬어 가자고 밀크티 한 잔을 마셨는데 순간 멀미기가 느껴졌다. 고산 때문인지 설사 때문인지, 아니면 고산 + 멀미 때문인지 당..

라다크 레 19: 초 모리리 가는 길(20170709)

■ 2017. 7. 9. 일. 맑음. "라다크 레 19: 초 모리리 가는 길" 초 모리리(Tso Moriri) 호수에 가는 날이다. 그런데 새벽부터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설사다. 어제 먹은 것이라고는 장양과 먹은 스파게티와 피자 그리고 맥주 한 병. 그나마 레에서 고급 레스토랑에 속하는 곳인데 이걸 먹고 배탈이라니 좀 그렇다. 그래도 설사는 설사.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도 배에 힘이 없고 컨디션도 그리 좋지 않다. 컨디션이 나쁘다고 해서 같이 가기로 약속한 것을 저버릴 수는 없다. 건강 상태가 아주 나쁘지 않는 한. 아침 7시 30분. 같이 가기로 한 일행들이 숙소 정원에 모여서 간단한 빵과 커피로 아침을 했다. 하지만 커피 외에는 먹을 수가 없다. 입맛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 한 ..

라다크 레 18: 아침 산책(20170708)

■ 2017. 7. 8. 토. 맑음. "라다크 레 18: 아침 산책" 한국에서도 매일 하는 일이지만 레에 와서도 빠지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아침 산책. 막 도착해서 고산증 조심하느라 한 이틀 빼 먹은 것 말고는 계속하고 있다. 음악을 들으며 싱그러운 아침 공기를 맞으며 걷다보면 기분이 절로 상쾌해진다. 이제는 고산증에도 거의 적응이 되어서 제법 속도를 낼 수도 있다. 보통 여행 와서는 이번처럼 아침 산책을 자주하진 않는다. 아침 산책을 하는 것보다는 아침을 서둘러 먹고 일찍 일정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일정을 시작해야 번잡함을 피하고 조용함 속에서 좀 더 여행지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곳이든 단체 여행객들이 움직이는 시간보다 한 박자 먼저 움직이는 것이 상책이다. ..

라다크 레 17-2: 라다크인들의 텃밭(20170707)

■ 2017. 7. 7. 금. 흐림. "라다크 레 17-2: 라다크인들의 텃밭" 판공 초에서 돌아와서 좀 쉬고 있는데, 오후 늦게 저녁 겸해서 장양이 비빔밥을 만들었다. 밥도 푸짐하고 야채도 신선하고. 비빔밥이나 쌈은 한번쯤 이곳에서 먹고 싶었다. 메인 바자르에 나가면 길 양쪽 노점에서 이곳 할머니들이 직접 기른 야채를 팔고 계신다. 처음 보는 야채들도 간혹 있지만 대체로 상추, 열무, 감자 등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장보기에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너무 신선하다. 방금 밭에서 막 딴 야채들이다. 그 곳을 지날 때마다 이 야채들을 사다가 삼겹살에 쌈을 싸 먹거나 비빔밥을 해 먹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역만리 타향에서 생각만 해도 입에서 군침이 흐른다.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나 보다. 채소들..

라다크 레 17-1: 판공 초, 그리고 돌아오는 길(20170707)

■ 2017. 7. 7. 금. 흐림. "라다크 레 17-1: 판공 초, 그리고 돌아오는 길" 7이 세 개나 있는 날이다. 이런 날은 뭔가 좋은 일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새벽에 일어나 판공 초(Pangong Tso)를 걸어본다. 흐린 날이다. 호수의 물빛은 해가 떠야 그 맛이 살아난다. 물빛이라는 것이 햇빛이 산란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어제 본 파란 호수의 물빛은 보이지 않는다. 아쉽다. 호수가의 모래사장을 걷고 있자니 파도가 친다. 마치 바다처럼. 해수와 담수가 섞여 있는 기수호(汽水湖)라 그런가? 아침을 먹고 7시 30분에 판공 초를 출발했다. 원래는 8시인데 막힐 것 같아서 30분 댕겼다. 우측으로 호수를 끼고 차는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을 힘차게 달렸다. 차의 흔들림이 어제 보다 더하다는 느낌이다..

라다크 레 16: 판공 초 그리고 메락 마을(20170706)

■ 2017. 7. 6. 목. 맑음. "라다크 레 16: 판공 초 그리고 메락 마을" 판공 초(Pangong Tso) 가는 날. 7시 30분에 숙소를 나와서 하얀 히말라야 여행사로 갔다. 거기서 모여서 8시 30분에 출발하기로 했다. 우리 일행은 여대생 3명과 20대 말의 처자 1명. 여자만 네 명. 어떻게 보면 여자들만 있으니 좋은 팀 같지만 여행 다니다 보면 안다. 여자가 많으면 오히려 불편한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이른 8시 20분에 우리 차는 출발했다. 오늘 하얀 히말라야 여행사에서만 판공 초로 세 팀이 출발한다고 한다. 같은 올뷰(All View) 게스트하우스에 묵고 있는 친구도 오늘 다른 팀으로 판공 초에 가는데 시간을 당겨서 출발했다고 한다. 판공 초 가는 길이 많이 ..

라다크 레 15: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주, 달라이 라마(20170705)

■ 2017. 7. 5. 수. 오후 늦게 흐려짐. "라다크 레 15: 달라이 라마" 오늘은 아침 산책으로 숙소 친구인 장양, 신양과 함께 산티 수투파(Shanti Stupa)를 다녀왔다. 창스파(Changspa) 거리를 통해서 계단으로 올라갔다. 어제 술 먹으면서 같이 가지고 해서 가긴 하는데 계단 오르는 것은 정말 싫다. 힘들다. 우리 여성분들은 정말 잘 걷는다. 올라가기도 잘 올라가고. 이제 여성분들도 병역의 의무를 남자와 똑같이 져도 될 것 같다. 사원을 대충 둘러보고 내려와서는 창스파 거리의 원더랜드(Wonderland) 레스토랑에서 차 한 잔. 이곳도 여행책에 나온 곳. 1층은 주로 카페고 2층이 본격적인 식당. 커피가 제대로 원두 커피다. 오늘은 좀 바쁘다. 오늘 새벽에 산책하기 전에 정원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