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인도 여행 (라다크, 라자스탄, 델리) 58

라자스탄 12: 무료하다(20170801)

■ 2017. 8. 1. 화. 흐렸다 좀 갬. "무료하다" 어제 일찍 자서 이른 아침에 눈이 떠졌다. 그렇다고 산책을 나갈 생각은 안 난다. 똥밭을 걸을 엄두가 안 나서다. 인도에서의 도심 산책은 똥과 쓰레기 감상이라고 할까. 방을 걷다가 창밖을 보니, 원숭이가 보인다. 개구쟁이 새끼 원숭이들이 지붕을 뛰어다닌다. 그리고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아주 작은 아기 원숭이도 보인다. 철창 안이 아니라 자유롭게 살아가는 원숭이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8시 조금 안되어서 옥상에 올라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글을 썼다. 아침의 우다이푸르 풍광이 좋긴 한데, 햇빛이 없는데도 구름 사이로 햇살이 느껴진다. 분명 짙은 먹구름이 껴 있는데도 목이 뜨겁게 느껴진다. 조금 늦게 올라온 형도 앉아 있다가 뜨겁다고 지붕 있는 곳으..

라자스탄 11: 하얀 도시 우다이푸르, 그리고 축제(20170731)

■ 2017. 7. 31. 월. 흐림. "하얀 도시 우다이푸르, 그리고 축제" 새벽에 일어났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최종 짐을 챙겼다. 우다이푸르(Udaipur)에 가는 버스가 아침 6시 30분이다. 일찍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제 체크아웃을 미리 했기 때문에 5시 30분쯤 우리가 잠겨 있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게스트하우스의 문이 커서 열기도 힘들다. 아직은 완전히 동이 트지 않아서 좀 어둡다. 게다가 흐린 날이라 더욱. 시계탑 못 미쳐서 릭샤 하나가 다가 왔다. 터미널까지 100루피를 부른다. 가기로 했다. 굳이 몇 십 루피 아낀다고 이 새벽에 배낭 메고 실랑이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게다가 100루피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다 싶다. 새벽이라 릭샤는 막힘없이 터미널을 향했다. 한 10..

라자스탄 10: 빗속의 메헤랑가르성(20170730)

■ 2017. 7. 30. 일. 비. "빗속의 메헤랑가르 성" 오늘도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메헤랑가르성(Meherangar Fort)을 가봐야 하는데 걱정이다. 뭐 꼭 가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드푸르에서 그나마 봐야 하는 곳인지라. 이곳도 가지 않으면 조드푸르에 4박 5일 머물면서 아무 것도 한 게 없는 것이 된다. 진짜 숙제 같은 기분. 이곳을 가기 위해서 하루를 더 연장했으니 오늘은 기필코 가야한다. 식사를 하고 방으로 내려와서 형과 일정을 상의. 일단 비가 오더라도 오전에 메헤랑가르 성은 보러가기로 했다. 뭐 달리 방법도 없다. 10시 조금 안되어서 비가 좀 잦아드는 것을 보고 길을 나섰다. 숙소 위로 올라가면 힐뷰(Hill View) 게스트하우스 옆으로 성에 올라가는 ..

라자스탄 9: 빗속의 조드푸르(20170729)

■ 2017. 7. 29. 토. 비. "빗속의 조드푸르" 아침을 막 먹고 내려오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찌 우리가 아침 먹을 때까지 기다렸나. 숙소는 자이살메르의 폴로 숙소와 같이 간단한 아침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다만, 숙소의 루프탑 식당은 천장이 없어서 비가 오면 실내로 들어가야 한다. 인터넷으로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은 계속 비가 내린다고 한다. 아침 먹고 메헤랑가르성(Meherangar Fort)에 가려고 했는데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 보인다. 원래 계획은 오늘 오전에 성을 보고 내일 조드푸르를 떠나 우다이푸르(Udaipur)에 갈 생각이었다. 이곳에서 3박만 예정한 것이다. 조드푸르는 블루 시티(Blue City)라는 별칭답게 파란 도시의 전경이 볼 만하고, 그 다음으로는 메헤랑가르성 정도가..

라자스탄 8: 폴로, 포티야, 가지 그리고 김모한(20170728)

■ 2017. 7. 28. 금. 흐리다 오후에 비. "폴로, 포티야, 가지 그리고 김모한" 아침부터 또 다시 방 구하기가 시작되었다. 지난번 레(Leh)에서 첫날 방 구하러 다니고, 이틀 후에 다시 아침에 방 구하러 다녔는데 다시 그 짝이다. 아침 9시 조금 못 되어서 숙소를 나왔다. 이곳은 체크아웃 시간이 10시라 조금 서둘러야 할 판이다. 가방 메고 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먼저 선샤인(Sunshine) 게스트하우스에 갔다. 오늘은 에어컨 방이 나올 거라고 하더니만 오늘도 방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에는 에어컨 방이 딱 하나란다. 맞은편 LG 게스트하우스도 가봤지만 형이 맘에 들지 않는지 바로 발길을 돌린다. 이곳 에어컨 방은 무조건 천 루피부터 시작이다. 이곳이 자이살메르(Jaisalmer)보..

라자스탄 7: 만나면 헤어짐을, 우린 조드푸르로(20170727)

■ 2017. 7. 27. 목. 맑다가 흐려짐. "만나면 헤어짐을, 우린 조드푸르로" 오늘은 자이살메르를 떠나는 날이다. 그간 레 첫날부터 만나서 여행을 함께 해왔던 세 여성 일행들과도 헤어지는 날이기도 하다. 장 양은 델리(Delhi)로, 송 선배와 신 양은 우다이푸르(Udaipur)로, 그리고 우리는 조드푸르(Jodpur)로. 길 위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은 언제가 헤어진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이 끝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각자의 일정과 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분 부분 같은 일정과 여정만을 같이 할 뿐이다. 그래서 길 위에서 만난 여행객들과 너무 많은 정을 나누면 헤어짐의 아픔이 너무 크다. 지금은 형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 그 기분이 덜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의 경우 다시 혼자라는 느낌이 ..

라자스탄 6: 자이살메르에서의 술(20170726)

■ 2017. 7. 26. 수. 구름 낌. "자이살메르에서의 술" 아침에 일어났다. 새벽녘에 별이 조금 보였다. 이른 아침인데도 습도가 장난 아니다. 일어나서 주변 산책을 하다 보니 뒤가 마렵다. 일행이 있는 곳에서 좀 멀리 가서 모래를 좀 파고 그곳에 뒤를 봤다. 사방이 펑 트인 사막 한 가운데, 그 자연에서 일을 보는 해방감. 사막이라 모래를 덮어주면 흔적도 없다. 자연주의. 아침은 바나나와 토스트, 그리고 삶은 감자로. 8시가 되니 출발준비를 한다. 낙타 탈 사람과 차를 타고 갈 사람을 묻는다. 생각하기엔 여자 한 명 정도 차를 탈 줄 알았는데, 중국 애들 중에 남자 둘, 여자 둘이 차를 타겠단다. 그래서 우리 형제 둘과 중국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 이렇게 4명만 낙타를 타고 갔다. 올 때와는 반대..

라자스탄 5-2: 낙타 사파리(20170725)

■ 2017. 7. 25. 화. 맑다가 오후 늦게 비. "낙타 사파리" 오전에 2시간 정도 자이살메르성을 돌고 숙소에 돌아왔더니, 낙타 사파리를 가기로 했단다. 그것도 당장 오늘 오후 3시에 출발한단다. 투어 최소 일행이 만들어지질 않아서 계속 미뤄 오다가, 오늘 오전에 안 가는 것으로 형이랑 최종 합의를 봤었다. 그런데 중국 숙소에 있던 친구들이 가기로 했다나. 중국 친구들은 여자 셋, 남자 셋 이렇게 6명이 같이 왔다. 나중에 들어보니 처음부터 아는 일행들은 아니고 인도를 오기 위해서 중국에서 만나서 들어온 친구들이라고 한다. 한 친구만 빼고 20대의 젊은 친구들이라 조금 시끄럽다. 하긴 한 명인 30대 친구가 가장 시끄럽긴 하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서양애들보다는 편하다. 중국어도 조금 하고. 사파리..

라자스탄 5-1: 자이살메르성 산책(20170725)

■ 2017. 7. 25. 화. 맑다가 오후 늦게 비. "자이살메르성 산책" 아침을 먹고 9시 반쯤에서 숙소를 홀로 나섰다. 덥다고 계속 숙소에만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같이 온 일행들은 예전에 이곳을 한, 두 번씩은 온 사람들이라 덥다고 꿈쩍을 안 한다. 처음인 나까지 숙소에만 있을 순 없다. 성이라도 제대로 보자는 심산으로 카메라 한 대 들고 길을 나섰다. 오늘도 아침부터 햇볕이 쨍쨍이다. 구름이라도 꼈으면 좋으련만. 누가 황금도시 아니랄까봐 성은 햇빛을 받아 더욱 황금빛으로 빛난다. 그러다보니 더 덥게 느껴진다. 성 입구의 웅장함을 뒤로 하고 긴 터널과 같은 입구를 지나자마자 제법 널찍한 광장이 나온다. 광장은 마하라자의 궁전(Maharaja’s Palace), 라니 마할(Rani Mahal), 모..

라자스탄 4: 자이살메르의 선셋 포인트, 그리고 인도의 자동차 경적 소리(20170724)

■ 2017. 7. 24. 월. 흐림. "자이살메르의 선셋 포인트, 그리고 인도의 자동차 경적 소리" 오후 늦게 폴로의 안내로 인공호수인 가디 사가르(Gadi Sagar)와 함께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선셋(sunset) 포인트를 갔다. 자이살메르 남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가디 사가르는 그냥 작은 호수다. 걸어서 한 바퀴 도는데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 호수로 통하는 사원이 있고, 호수 가운데 정자 같은 건물이 있다는 것 정도가 그나마 볼거리라면 볼거리다. 참, 호수에는 메기들이 많아서 먹을거리를 주면 엄청 몰려온다. 보트를 빌려서 타고 있는 인도 여행객들을 좀 볼 수 있었다. 압권은 선셋 포인트였다. 자이살메르 성 동쪽 맞은편에 있는 작은 언덕. 자이살메르성을 저 멀리 한 눈에 마주 볼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