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인도 여행 (라다크, 라자스탄, 델리) 58

라자스탄 3: 활기 넘치는 자이살메르의 시장(20170723)

■ 2017. 7. 23. 일. 흐림. "자이살메르 시장" 난 인도엔 가고 싶지 않았다. 레(Leh)는 인도가 아니라고 하니까 레에 온 것이다. 인도가 굳이 싫은 것이 아니라 무더운 인도의 날씨가 싫었다. 후덥지근한 그 특유의 인도 날씨. 그런데 스리나가르(Srinagar)가 틀어지면서 이곳에 왔다. 사막이라 습도라도 낮을 것이라는 기대로. 그런데 반전이다. 습도도 엄청 높다. 정말이지 난 이런 덥고 습한 날씨에 무력하다. 아침 먹고 시장에 다녀왔다. 오늘 간 시장은 어제 갔던 간이 시장이 아니다. 도시 안쪽으로 시장이 넓게 형성되어 있는데 과일이나 야채, 그리고 먹거리를 파는 넓은 광장의 재래시장도 있다. 이곳에서 저녁에 백숙을 해 먹으려고 감자랑 양파를 샀는데, 그 가격이 놀랍다. 1Kg에 10루피...

라자스탄 2: 자이살메르의 고성(20170722)

■ 2017. 7. 22. 토. 흐림. "자이살메르의 고성" 아침에 두 명의 여행객 커플이 우리 방에 들어오는 소리에 깼다. 서양 커플. 어제 오후 한 명의 스위스 아가씨가 우리 방에 들어 왔으니 이제 다섯 명으로 꽉 찼다. 이 친구들은 피곤한지, 아니면 자고 있는 사람들을 신경 쓰느라 그랬는지 씻지도 않고 바로 잠을 잔다. 난 조용히 나와서 옥상으로. 이른 아침임에도 옥상은 더위가 느껴진다. 가만히 있어도 습기가 높아서 몸에 끈적임이 느껴진다. 그래도 나름 우리 숙소 옥상에서 보는 자이살메르(Jaisalmer)의 풍경이 나쁘지 않다. 뒤로는 성이 바로 보이고 앞으로는 도시가 펼쳐져 있다. 사막지역으로 높은 곳이 거의 없어서 조금만 높아도 이렇게 가시거리가 좋다. 여자 동료들 방에 사람 소리가 나서 들어..

라자스탄 1: 자이살메르(20170721)

■ 2017. 7. 21. 금. 맑음. "자이살메르" 이른 아침부터 장 양의 설치는 소리에 잠을 깼다. 어제 피곤하다고 먼저 자더니만 일찍 잠이 깨었나 보다. 중간 베드에 자고 있는 형과 나는 의자를 접자는 말에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중간 베드를 접어야 아래층 베드를 의자처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밖을 보니 황량한 초원이다. 사막 직전의 모습. 중국 신장의 모습과 비슷하다. 우루무치에서 카쉬카르 가는 길에 보았던 그 모습이다. 물론 그 길에는 우측으로 천산 산맥의 황량한 산들이 이어졌지만 이곳에는 그 길 왼편으로 보였던, 그저 사막 직전의 황량함만이 이어진다. 그래도 신장의 모습과는 달리 어느 정도 녹색이 보이는 마른 초원의 모습이다. 간간히 농사도 짓고, 양과 염소, 그리고 소들이 풀을 뜯는 ..

델리 2: 인도 첫 기차여행(20170720)

■ 2017. 7. 20. 목. 비오다 갬. "인도 첫 기차여행" 아침 7시쯤인가.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깼다. 장 양이다. 다람살라(Dharamsala)에서 새벽에 도착한 모양이다. 밖에는 빗소리가 힘차다. 델리(Delhi)에도 비가 오고 있다. 어제 저녁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쳐서 그런지 세상모르고 잠을 잤다. 에어컨도 시원하고. 그 정적을 장 양이 깨운 것이다. 장 양은 이 방 저 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사람들을 깨워댔다. 11시 넘어 체크아웃 시간에 거의 맞추어 호텔에 짐을 맡기고 나왔다. 다행히 비도 멈췄다. 오늘은 자이살메르(Jaisalmer)를 향해 떠나는 날이다. 기차를 타고. 기차 출발 시각이 오후 5시 40분이기 때문에 그 동안 시간을 때워야 한다. 호텔에서 최대한 늦게 나온 이유..

델리 1: 델리로, 진짜 인도다!(20170719)

■ 2017. 7. 19. 수. 맑음. "델리로 - 진짜 인도다" 레를 떠난다. 시원하고 상쾌한 곳. 고산증의 염려는 있지만. 거의 한 달을 머무르긴 했지만 그래도 떠나긴 싫다. 레가 좋은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덥고 습한 곳이 싫은 때문이리라. 원래 계획대로라면 육로로 스리나가르(Srinagar)든 마날리(Manali)든 이동했을 터인데, 스리나가르 사태와 형의 고산증으로 인해서 육로를 포기하면서 더 이상 시원한 곳은 없어졌다. 항상 느끼지만 여행에서 계획이란 바뀌라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대충은 예상되는 범위 안에서 변경되곤 하는데 이번에는 테러라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건으로 인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루트로 가게 되었다. 한 달 간의 라다크의 생활을 접고 일단 새로운 곳으로 이동한다. 그곳은 라..

라다크 레 28: 아쉬움을 남기며(20170718)

■ 2017. 7. 18. 화. 구름 낌. "아쉬움을 남기며" 레에서의 마지막 산책일 듯. 신발을 이전 슬리퍼에서 트랙킹화로 바꿔 신었다. 많이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 올뷰(All View) 게스트하우스 뒤로 해서 한국사원을 지나서 샨티 스튜파(Shanti Stupa)를 올라갔다. 샨티 스튜파에서는 창스파(Changspa) 거리 입구까지 계단을 통해 내려왔다. 거기서부터는 계곡길을 통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2시간이 넘는 산책, 샨티 스튜파에서는 다시금 레 둘레를 살펴보았다.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이 모습을 담아두려는 듯. 오늘은 헬기가 한참 동안 레 상공을 선회하고 있다. 마치 최근 인도와 중국 간, 그리고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긴장 상태를 상징하듯이. 초 모리리(Tso Moriri)에서 돌..

라다크 레 27: 길 위의 개(20170717)

■ 2017. 7. 17. 월. 구름이 많이 낌. "길 위의 개" 아침을 먹으면서 송 선배가 이른 아침 산책 나가기 직전에 게스트하우스 정원에서 봤던 것을 이야기했다. 항상 게하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검은 고양이가 마당에 있던 참새를 잡았단다. 잡은 참새를 입에 물고 선배를 쓱 한 번 보더니 사라졌다나. 정원 잔디 속에서 벌레를 잡아먹고 있던 새를 잡았나 보다. 정말, 일찍 일어난 새가 일찍 잡아먹히는군!! 가끔 내 방 창문에서 새를 지그시 바라보던 그 고양이를 봤었다. 그냥 바라보기만 하다가 무심히 그냥 지나치곤 하기에 고양이가 새를 못 잡는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고양이는 새를 잡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도 길고양이들은 많다. 하지만 여기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고양이를 본 적은 없다. 왜냐? 오늘 그 해..

라다크 레 26: 국제정치의 소용돌이, 그 가운데(20170716)

■ 2017. 7. 16. 일. 맑음. "국제정치의 소용돌이, 그 가운데" 어제 카슈미르(Kashmir) 스리나가르(Srinagar)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델리 행 비행기를 예약한 결정적 원인은 카슈미르 지역에서 발생한 소요다. 인터넷이 잘 되는 날이라 기사를 검색해 보니, 7월 10일 이슬람 분리주의자로 추정되는 무장괴한이 힌두성지를 방문한 힌두인 버스에 무차별 사격을 가해, 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사건이 발생한 정확한 장소는 스리나가르가 아니고 카슈미르 남부 지역이라고 하지만, 스리나가르를 중심으로 카슈미르 지역에서 무슬림과 힌두인 사이에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스리나가르는 잠무 & 캬슈미르((Jammu & Kashmir) 주(州)의 여름 주도(州都)다. 겨울에..

라다크 레 25: 달라이 라마 지나가는 길(20170715)

■ 2017. 7. 15. 토. 맑음. "달라이 라마 지나가는 길" 오전에 송 선배랑 아침을 먹고 오는데 도로에 플랭카드를 걸고 있었다. 뭐냐고 물어보니 오늘 오전에 이곳을 달라이 라마(Dalai Lama)가 지나간다고 한다. 누브라 밸리(Nubra Valley) 디스켓(Diskit)에서 다시 레로 돌아오는 길인 듯싶다. 레 거리 곳곳에 플랭카드가 걸려 있다. 10시 30분쯤 지나간다고 해서 카메라를 들고 1시간 전부터 나와서 기다렸다. 이곳 사람들도 모두 전통의상을 입고 여성분들은 꽃을 들고 일찍부터 나와서 달라이 라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로는 이미 깨끗이 청소가 되어 있었고, 흙길에는 물을 뿌려서 먼지가 나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는 향을 피우고 있었다. 누군가는 셰퍼트를 데리고 와서 길..

라다크 레 24: 이 무료함, 그것을 깨는 한 통의 카톡(20170714)

■ 2017. 7. 14. 금. 맑음. "이 무료함, 그것을 깨는 한 통의 카톡" 아침 하늘이 잔뜩 흐려 있어서 오늘도 비가 오려나 싶었는데 아침을 먹고 있는 새에 어느새 해가 챙챙 비치고 있다. 가득했던 먹구름은 어디로 갔는지 다시 레 본래의 파란 하늘로 돌아와 있다. 보고 있던 책을 마감하고 그간 미루었던 글도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이제 컨디션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슬슬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후 내내 침실 앞 복도에 앉아서 책도 읽다가 글도 쓰다가 하면서 보내고 있다. 날씨도 좋은데 점점 무료함이 느껴진다. 다시 찾아온 이 무료함. 무언가 해야만 할 일도 없이 그저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어찌 보면 하릴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지만 이게 또한 여행이 주는 귀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