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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통치 3

캅카스(코카서스)의 비극 3: 역사의 아이러니 아라랏산(Mt. Ararat) 그리고 ‘아르메니아 문제(Armenian Question)’

언덕 중턱의 코르비랍(Khor Virap) 수도원 뒤편, 작은 언덕 정상의 바위에 걸터앉아, 보온병에 담아온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아라랏산(Mt. Ararat)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정상부엔 여전히 눈으로 덮인 아라랏산의 두 봉우리가 손에 잡힐 듯이 보인다. 아라랏산과 나 사이에는 평평한 대지만이 있어 가릴 것이 없다. 걸어도 반나절이면 닿을 것 같다. 아르메니아(Armenia)의 수도 예레반(Yerevan)에서 남쪽으로 30km 남짓 내려오면 코르비랍 수도원이 있다. 코르비랍 수도원은 수도원 자체도 좋지만 아르메니아에서 아라랏산이 가장 가까이 보이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아라랏산(Mt. Ararat). 구약성경 창세기의 노아와 방주 이야기에서 대홍수 끝에 노아의 방주가 닿았다는 바로 그 산이다..

캅카스(코카서스)의 비극 2: 나치 유대인 학살의 교본, 아르메니아 대학살(Armenian Genocide)

나치 유대인 학살의 교본, 아르메니아 대학살(Armenian Genocide) 아제르바이잔(Azerbaijan)의 수도 바쿠(Baku)에서 1988년에서 1994년에 있었던 아르메니아(Armenia)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Nagorno-Karabakh War)을 처음 알았고, 호잘리(Khojaly) 대학살과 같은 가슴 아픈 전쟁의 상흔들을 접했다. 역사는 어느 정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쓰게 마련. 아제르바이잔도 전쟁의 한쪽 당사자다. 다른 한쪽의 당사자인 아르메니아가 전하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조지아를 거쳐 아르메니아로 넘어왔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바로 올 수 없었다. 전쟁이 남긴 앙금으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서로 국경을 봉..

캅카스(코카서스)의 비극 1: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끝나지 않는 비극,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Nagorno-Karabakh War)

추적추적 비가 오는 2월의 어느 날, 난 아제르바이잔(Azerbaijan)의 수도 바쿠(Baku)의 한 공동묘지를 걷고 있었다. 바쿠의 랜드마크 건물로 세 개의 불꽃을 형상화한 불꽃 타워(Flame Towers)를 찾아 가는 길이었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나지마한 언덕 위에 있는 곳이라 걸어서 갔었다. 공원을 하나 지나서 올라서니 잘 정리된, 꽤 큰 규모의 공동묘지가 나왔다. 도심, 그것도 바쿠 최고의 랜드마크가 있는 곳에 웬 공동묘지인가 싶었다. 비석이 줄지어 서 있는 무덤가로 다가가 보니 비석에는 죽은 이의 얼굴이 새겨져 있고, 그가 살았던 연대가 기록되어 있었다. 태어난 시기는 조금씩 달라도 대부분 죽은 연도는 비슷했다. 1990년에서 1992년 사이였다. 무의식적으로 내 입에서 새어 나온 소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