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조지아 25

D+134, 조지아 바투미 3: 이름 따라 가는 흑해(Black Sea)의 운명(20190328)

이름 따라 가는 흑해(Black Sea)의 운명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하루 종일 내린다. 이번 주 거의 매일 비라고 하더니만 이제 시작인가 보다. 그래도 전망 좋고 따뜻한 방에서 흑해에 내리는 비를 보고 있으니 운치가 있다. 흑해(Black Sea)란 이름은 바다 색깔이 검어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이곳에 안개가 많이 끼고, 물살이 거세서 배들이 많이 난파되기 때문에 부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죽음 또는 공포의 바다라는 의미다. 하지만 비오는 흑해의 바다도 잔잔하기만 하다. 몽돌해변에 몰아치는 파도는 어제보다는 다소 거칠어졌지만 조금만 눈을 들어 먼 바다를 바라보면 잔잔하기 그지없다. 흑해의 어디가 안개가 많이 끼고 물살이 거친 것일까? 흑해의 자연조건이 거친 것일까? 아니면 흑해를 둘러싼 인간의 역사가 거..

D+133, 조지아 바투미 2: 푸른 흑해(Black Sea)를 걷다(20190327)

파란 흑해(Black Sea)를 걷다 바투미(Batumi)는 아제르바이잔( Azerbaijan)의 바쿠(Baku)와 많이 비슷하다. 반듯하게 잘 정리된 도시 구조하며 옛 건물들 사이로 세련되고 현대적인 빌딩들도 그렇다. 내가 있는 이곳은 바투미 해안가에 있는 아파트인데 특히 이곳은 부산 해운대가 생각난다. 바닷가 해변을 따라 길게 도로가 나 있고 해안가 쪽에는 바다를 따라 산책로와 공원이 길게 나 있다. 반대편에는 호텔, 레지던스,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다. 해운대와 같이 개발된 해변의 모습이다. 점심 좀 지나서 바로 보이는 흑해 해변으로 나간다. 19층 발코니에서 볼 때는 모래 해변인 줄 알았는데 가보니 해변 전부가 돌로 이루어진 몽돌해변이다. 도로와 몽돌 사이에 잠깐 모래사장이 있는 곳이 있는데 모래가..

D+132, 조지아 바투미 1: 흑해(Black Sea)의 일몰(20190326)

흑해(Black Sea)의 일몰 아침부터 똥개 훈련이다. 핸드폰을 두고 온 줄 알고 지하철역까지 들어갔다가 다시 숙소에 왔다. 숙소에 와서 확인해보니 가방 깊숙한 곳에 잘 있다. 숙소는 한참 비탈길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비까지 오는 후줄근한 날, 이른 아침부터 운동 제대로 했다. 그래도 숙소에 놓고 온 것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가방에 챙겼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다. 오늘로서 디두베(Didube)역은 세 번째다. 바투미(Batumi) 가는 버스가 이곳에서도 출발하기 때문이다. 중앙역에서 탈까 하다가 그냥 익숙한 곳으로 왔다. 역으로 나가니 역시나 삐끼들이 잡는다. 바투미로 간다고 하니 버스 있는 데로 안내한다. 바투미라고 쓰여 있는 미니버스. 그런데 아무래도 정식 버스가 아닌 것 같다. 바로 돌아선다. 카..

D+131, 조지아 카즈베기 4: 카즈베기(Kazbegi) 설국(雪國)의 하얀 사막(white desert)(20190325)

카즈베기(Kazbegi) 설국(雪國)의 하얀 사막(white desert) 이른 아침부터 숙소에 같이 있는 한 조지아 가이드가 수심이 가득하다. 여행객을 이끌고 우리 숙소에 있는 친구인데 오늘 트빌리시에 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어제의 폭설로 길이 통제되고 있다고 한다. 제설이 되어서 길이 뚫릴 수 있을지도 문제지만 자신의 차에 월동 장비가 전혀 없다는 것도 걱정이란다. 스노우타이어도 아니고, 체인도 없단다. 길이 뚫린다고 하더라도 빙판길을 걱정해야 한다. 그의 일행들은 어제 내려갈 예정이었지만 폭설로 발이 묶여 버렸다. 오늘은 내려가야 여행객들의 일정에 그나마 큰 차질이 없는데 눈과 차가 발목을 잡고 있다. 가이드가 내게 이번 주 일기예보를 보여준다. 이곳에 내일부터 다시 눈이 내리는데 현재 예..

D+130, 조지아 카즈베기 3: 눈 내리는 카즈베기(Kazbegi)(20190324)

눈 내리는 카즈베기(Kazbegi) 아침부터 눈이다. 싸락눈임에도 제법 쌓인 것을 보니 저녁 내내 내렸나 보다. 일행이 깨기 전이라 샤워를 하고 잠시 글을 쓰고 있다. 방바닥에서 자고 있던 고양이가 어느새 내 침대를 차지하고 있다. 숙소에서 키우는 고양이인데 언제 우리 방에 들어왔는지는 모른다. 설국(雪國)이 따로 없다. 문득 창밖을 보니 싸락눈이 어느새 굵직한 함박눈으로 변해 있다. 눈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굵어지더니만 어느새 펑펑 쏟아지기 시작한다. 금세 쌓인 눈의 두께가 밤새 내린 싸락눈의 두께를 우습게 덮어 버린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조지아 시골마을이 눈에 덮이니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 그림이나 TV에서 보던 크리스마스 풍경. 이번 여행은 작년 11월 중순에 시작했다. 중국..

D+129, 조지아 카즈베기 2: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성당(Gergeti Tsminda Sameba Church)에 올라가다(20190323)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성당(Gergeti Tsminda Sameba Church)에 올라가다 숙소 창문에서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성당(Gergeti Tsminda Sameba Church)'이 바로 보인다. 5,047m 카즈벡산(Mt Kazbek)이 솟아 있고 그 앞 작은 산 정상 위에 성당이 서 있다. 주변의 높은 설산들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제법 경사가 있는 산이다. 택시를 많이들 타고 간다고 하는데 걸어서 올라가기로 한다. 겨울이라 눈이 덮여 있어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2시간이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거리로 보인다. 길도 잘 나 있다고 하니 트레킹 겸 올라간다. 다리를 넘어 맞은편 마을로 들어가니 숙소가 있는 마을보다 더 시골스럽다. 소들도 많고 돌로 지은 이곳의 전통가옥들로 많다. ..

D+105, 아르메니아 예레반 1: 아제르바이잔에서 조지아 거쳐 아르메니아로(20190227)

아제르바이잔(Azerbaijan)에서 조지아(Georgia) 거쳐 아르메니아(Armenia)로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Baku)에서 야간 국제열차를 타고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Tbilisi)로 가는 길이다. 문 달린 2등 칸, 4인실 객실에 단 두 명뿐이라 편하게 가나 했더니만 옆자리 친구의 코고는 소리에 밤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객실이 좁은 방이라 울려서 더욱 시끄럽다. 쉬지 않고 코를 골아 대는 이 친구 점점 나의 인내심을 바닥으로 몰고 간다. 새벽 4시쯤 일어나 화장실 가는 길에 아예 세면까지 해버렸다. 국제열차 객실 안에서 출입국 심사를 모두 받는다 아침 7시에 역무원들이 문을 두드리면서 사람들을 깨우고 다닌다. 국경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조금 있다가 영어를 하시는 분이 오시더니 곧..

D+128, 조지아 카즈베기 1: 트빌리시에서 카즈베기(Kazbegi)로(20190322)

트빌리시에서 카즈베기(Kazbegi)로 카즈베기(Kazbegi). 지금까지 4개월간의 여행 중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이다. 마을을 높은 설산들이 둘러싸고 있다. 산들이 마을에서 멀지도 않다. 바로 내가 서 있는 마을 바로 앞과 뒤에 펼쳐져 있다. 카즈베기 오는 길도 풍광이 좋았다. 오전 열시에 티빌리시 중심의 루스타벨리(Rustaveli) 역에서 카즈베기를 같이 갈 한국인 친구를 만나서 디두베(Didube)(Didube) 역으로 이동, 그곳 버스터미널에서 카즈베기행 버스에 탑승했다. 요금은 10라리. 택시의 유혹이 많았지만 그냥 버스로 직진. 사람이 다 차길 기다린 미니버스는 11시쯤 카즈베기를 향해 출발한다. 시내를 벗어나자 곧 황량한 산들과 그 사이사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확..

D+127 조지아 므츠헤타 1: 므츠헤타(Mtskheta) 츠바리 수도원(Jvari Monastery) 위에 서서(20190321)

므츠헤타(Mtskheta) 츠바리 수도원(Jvari Monastery) 위에 서서 한국인 여행자와 트빌리시 근교의 므츠헤타(Mtskheta)에 가기로 했다. 어제 아르메니아의 예레반(Yerevan)에서 올라온 관계로 조금 늦잠을 자고 싶다고 해서 느지막한 12시에 만나기로. 므츠헤타는 트빌리시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 도미토리 방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좋다.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늘이 맑고 쾌청하다. 이런 날 침대에서 뒹굴기는 쉽지 않다. 12시에 만나기로 했지만 먼저 나가서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있기로 한다. 10시 반 숙소를 나서서 만나기로 약속한 루스타벨리(Rustaveli) 역 근처에 있는 커피스타(Coffeesta)라는 카페에 들어갔다. 지나다니다가 가끔 ..

D+126, 조지아 트빌리시 6: 한 친구를 예레반으로 보냈더니 다른 친구가 예레반에서 왔다(20190320)

한 친구를 예레반(Yerevan)으로 보냈더니 다른 친구가 예레반에서 왔다 오늘도 길을 나서본다. 뚜렷이 가고 싶은 곳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날씨도 나쁘지 않고, 그냥 거리를 걷는다. 트빌리시의 메인 도로인 루스타벨리(Rustaveli) 거리를 걷다가 안경점 하나를 발견한다. 내 선글라스 나사 하나가 빠져서 꽤 오랫동안 사용을 못하고 있다. 수선을 부탁하러 문을 열고 들어간다. 꽤 고급스런 안경점이다.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사정을 말하고 수선을 부탁하니 마침 기술자가 있다고 확인해 보겠다고 한다. 조금 있으니 말끔히 수리된 내 선글라스를 가지고 나온다. 수선비를 물어보니 그냥 가란다. 코카서스 국가들답다. 거리에 있는 한 카페에 들어간다. 오다가다 인테리어가 예쁜 현지 카페라 들어가 보고 싶었던 카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