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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아르메니아(Armenia)

D+114, 아르메니아 예레반 10-2: 게그하르트 수도원(Geghard Monastery)(20190308)

경계넘기 2020. 8. 3. 12:56

아르메니아 예레반 10-1: 게그하르트 수도원(Geghard Monastery) 가는 길 1

 

D+114, 아르메니아 예레반 10-1: 게그하르트 수도원(Geghard Monastery) 가는 길(20190308)

게그하르트 수도원(Geghard Monastery) 가는 길 슬라바키아 친구 패트릭과 날씨가 좋으면 게그하르트 수도원(Geghard Monastery)과 가니 사원(Garni Temple)을 가기로 했는데 아침에 하늘을 보니 날씨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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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그하르트 수도원(Geghard Monastery)

 

 

5km가 언제 지나갔는지 곧 눈앞에 게그하르트 수도원이 보인다.

협곡 중턱에 걸려 있는데 수도원이 있는 곳의 경치가 절경이다.

 

 

 

사실 사원이나 성당 그 자체보다는 주변의 경관을 더 좋아한다.

 

아르메니아의 성당이나 수도원을 찾아가는 것도 사실 그 이유다. 대부분 경관이 좋기 때문이다. 택시를 타지 않고 굳이 걸어오는 것도 나나 패트릭이나 자연경관에 더 관심이 많은 때문이다. 차를 타고 휙 지나가면 제대로 그 맛과 멋을 느낄 수 없다.

 

 

 

게그하르트 수도원은 수도원 자체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여타의 수도원이나 성당과는 달리 가파른 절벽에 굴을 파서 성당을 만들었다. 굴 입구에 주() 성당을 지었고, 그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방들이 연결되어 나오는데 그 방들이 바로 절벽을 판 것이다

 

 

굴이지만 곳곳에 구멍을 뚫어 햇빛이 들어오게 만들었다.

 

어두운 굴 속 예배당에 한줄기 햇살이 비취니 신비롭기도 하고 성스럽기도 하다. 때론 밖에서 그 구멍을 통해 성당 안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

 

 

 

 

벽면이나 기둥에  새겨진 조각들도 훌륭하다.

절벽에도 조각들이 많이 새겨져 있다. 초봄에 막 잠에서 깬 듯한 도마뱀이 보인다. 귀엽다. 

 

 

 

굴을 파서 사원을 짓는 경우는 불교에서 많이 본다.

 

경주의 석굴암, 특히 중국 둔황(敦煌)의 막고굴(莫高窟)이나 뤄양(洛阳) 롱먼석굴(龙门石窟)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수도원이나 성당을 굴을 파서 지은 것은 처음 본다. 무척 색다르다. 이곳에 맨 처음 수도원이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4세기부터라 한다. 주 성당이 완성된 해는 1215년이다.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성당 안에 들어갔을 때 이곳에서도 결혼식이 있었다.

그런데 신부의 복장이나 표정이 마치 밀교의 비밀집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원 안 벤치에 앉아서 간만에 햇살을 받으며 앉아 있다.

눈앞에 게그하르트 사원이 서 있고, 그 뒤편으로는 깎아지를 듯한 절벽이 휘감고 있다. 오랜 역사와 자연이 느껴진다.

 

 

 

이내 햇살이 뜨거워진다.

 

유럽 친구와 다니다 보면 좀 불편한 점이 있다. 이놈들은 해만 나오면 햇살을 온몸에 맞으려 기를 쓴다. 반면에 우리는 기를 쓰고 그늘을 찾는다. 다행히 지금은 그늘에 들어가면 찬기가 느껴지기 때문에 꼼짝없이 이렇게 하늘에 얼굴을 맡기고 있다. 썬크림도 바르지 않았다.

 

 

 

내려올 때도 걸어서 내려간다.

 

5km를 다시 걸어서 Gorth에 도착했는데 버스는 없다. 언제 올지 모르니 그냥 걸어가 보기로 한다. 그러다 보면 버스가 지나 갈 것이니 그것을 타기로 한다. 하지만 생각을 미처 못한 것이 있다. 가니 사원의 마감시간이다. 중간에 불연 듯 생각나서 마감시간이 있는지를 확인하니 동계는 5시다. 그때가 이미 오후 4시 반으로 한 13, 4km 정도 걷고 있는 중이었다.

 

 

 

그냥 예레반을 가기로 했다.

나나 패트릭이나 너무 걸어서 사실 마감 시간 전에 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력이 많이 빠진 상태다.

 

걸어가는 우리 옆으로 예레반 들어가는 미니버스인 마슐레카가 한 대 섰다. 우리는 큰 버스인 284번을 타고 가겠다고 했더니 기사 양반이 이게 마지막 버스라고 한다. 그래서 론리에서도 가니가 버스도 많지만 늦게까지 있으니 가니를 나중에 가라고 한 모양이다.

 

버스에 앉으니 피로감이 확 밀려온다. 그래도 이국적인 아르메니아의 풍경 속에서 신나게 트레킹도 하고 신비로운 게그하르트 수도원도 본지라 풍만함은 남는다. 비록 가니 사원과 그 아래 있다는 세계 최대의 주상절리를 못 본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사실 가니 사원보다는 주상절리 못 본 것이 더 아깝다.

 

혹 당일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게그하르트 수도원과 가니 사원을 본다면 론리에 나온 대로 수도원과 사원 사이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시간도 조금 절약하고 힘도 덜 빼고. 하지만 Gorth에서 게그하르트 수도원 가는 길은 편도로 한 번은 꼭 걸어가 보길 권하고 싶다. 한 여름이나 한 겨울에는 피하는 것이 좋겠지만.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