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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 7조 반대 상소

경계넘기 2020. 9. 1. 01:49

 

시무 7조 반대 상소

 

 

 

폐하!

 

소인은 진인(塵人) 조은산의 시무 7조에 반대하는

다음과 같은 상소문을 올리나니 혜량하여 주시옵소서.

 

바쁘신 폐하와 백성을 위해,

상소의 의미와 배경은 아래 소인의 짧은 시 한 수로 대신하옵고,

 

 

진실곡학아세(眞實曲學阿世)

인목혹세무민(人目惑世誣民)

조악견강부회(粗惡牽强附會)

은밀아전인수(隱密我田引水)

산천부화뇌동(山川附和雷同)

 

진실(眞實)이 곡학아세(曲學阿世)에 가리고,

인목(人目)이 혹세무민(惑世誣民)에 감기니,

조악(粗惡)한 견강부회(牽强附會)

은밀(隱密)한 아전인수(我田引水)

산천(山川)도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구나!

 

 

바로 진인(塵人)의 시무 7조에 대한 소신의 생각을 밝히나이다.

 

 

. ‘세금을 감하라에 말함

 

폐하,

 

진인(塵人)은 가진 자에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것에 대하여

마치 도둑이 재물을 빼앗는것인 양 신랄히 비판하고 있는 바,

이는 역사 속에서 조선의 조세개혁인 대동법 시행에 맞서

대토지를 소유하던 양반지주들과

이들과 결탁하여 공납 비리로 중간 이익을 착복하던 방백들의

집요했던 저항의 논리와 다름 아니옵니다.

 

폐하께서도 잘 아시듯이

대동법은 두 가지 내용을 가졌나이다.

 

하나는 특산물을 쌀로 대체해 공납의 폐단을 막고,

하나는 기존 가가호호(家家戶戶) ‘십시일반납부케 했던 세금(공납과 잡세)

토지의 결수 즉, 토지 소유량에 따라 내게 한 것이옵니다.

 

이는 가난한 백성의 독박 납세를 방지하고,

토지를 많이 소유한 자로 하여금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게 함으로써

조세 평등을 향한 살을 에는 육참골단(肉斬骨斷)’의 결단이었음을

역사는 부인하지 않사옵니다.

 

그럼에도 대동법의 시행은

기득권 세력의 집요하고 거센 저항에 부딪쳐

1608년 경기도 시행을 시작으로 1708년 황해도를 마지막으로 시행하기까지

대동법의 전국 시행에는 꼬박 1세기의 지난한 시간이 걸렸사옵니다.

그만큼 조세 개혁은 힘들고 어려운 길임을 잊지마옵소서.

 

아울러 진인(塵人)은 부자에 대한 증세가

소비 둔화와 투자 위축 등의 부작용을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오나 폐하,

 

대토지 소유자의 증세를 추진한 대동법의 시행은

오히려 공인(貢人) 등의 상인 계층의 성장과 화폐 발전을 촉진해서,

조선 후기 시장과 상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음을

폐하께옵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옵니다.

 

이는 진인(塵人),

조정이 정책을 내기 전에 미리 의견을 여쭙기를 바라마지 않던

나라에 널린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일 뿐만 아니라,

저자의 어린 초등생들과 중고등학생들의 알고 있는 내용으로,

이에 반대하는 역사학자나 사회과학자의 의견은

아직 보지 못하였나이다.

 

폐하!

 

나라에 널린많은 학자들은 조선이 대동법을 더 일찍, 더 단호하게 시행했더라면

조선 후기의 역사는 달리 쓰였을 수도 있다고 하옵니다.

 

하오니 폐하,

그 뜻을 굽히지 마시옵소서.

 

 

 

.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에 말함

 

폐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소인이 몇 번을 읽어보아도,

이곳에서 진인(塵人)이 말하고자 하는 감성이성의 의미를 알지 못하겠나이다.

 

다만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곳에서 진인(塵人)

나라의 구휼을 받는 가난한 백성들을

스스로 벌어먹지 않고 노니는사람들이요,

스스로 벌어 토하듯 세금을 각출한백성의

뼈와 살에 들러붙어 배를 두드리는사람들이라 칭하고 있사옵니다.

 

하오나 폐하,

 

남의 뼈와 살에 들러붙어 배나 두드리며 노니던백성이 진정 누구이옵고,

스스로 벌어 토하듯 세금을 각출당한백성은 진정 누구이옵니까!

 

선대 폐하께서 급파하신,

암행어사 이몽룡의 시 한 수가 그 답을 잘 말해주고 있사옵니다.

 

금준미주(金樽美酒) 천인혈(千人血)

옥반가효(玉盤佳肴) 만성고(萬姓膏)

촉루락시(燭淚落時) 민루락(民淚落)

가성고처(歌聲高處) 원성고(怨聲高)

 

금잔의 좋은 술은 천백성의 피요

옥쟁반의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농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니

노랫소리 높은 곳에 백성들의 원망소리 높더라!

 

폐하,

예나 지금이나

피와 기름, 눈물과 원성은 가난한 백성들의 몫이요,

금잔술과 옥쟁반, 촛불과 노랫소리는 가진 자의 몫이었으니,

가난한 자와 가진 자에 대한 틀 바꾸기(프레임 전환)를 시도하는

저들의 세치 혀에 미혹되지 마시옵소서.

 

폐하,

부디 조선 말기에 빗발쳤던 가난한 민초들의 숱한 봉기들을 잊지 마소서.

 

그저 일한 만큼 가져갈 수 있는,

그런 소박한 세상을 꿈꾸며 분연히 일어났던 어진 민초들에게

게을러 빌붙기 좋아하고, 무지몽매하여 은혜도 모르는, 극악무도한 도적떼란 틀을 씌운,

저 지주양반들의 간악한 말에 미혹되어,

가난한 민초들을 잔혹하게 탄압하고,

자신의 백성을 짓밟는데 외국의 군대까지 끌어들여,

끝내 나라를 폐망으로 이끌었던,

선대 폐하들의 피맺힌 회한(悔恨)

바라옵고 바라온데 부디 잊지 마시옵소서.

 

 

 

,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에 말함

 

진인(塵人)은 외교에서 명분보다는 실리를 따질 것을 강조하며,

실리에 따라 기존의 한미일 공조를 강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폐하께옵서

누구보다 잘 아시겠지만,

우리에게는 명분과 실리 외교 사이에서 실패한 두 번의 뼈아픈 외교사가 있사옵니다.

 

그 하나는 고려 말기 우왕 집권 시기의 친원반명(親元反明) 정책이요,

다른 하나는 조선 중기 인조 집권 시기의 친명반청(親明反淸) 정책이옵니다.

 

고려 말기,

중국에서 원나라가 스러지고, 명나라가 발호하는 원명 교체기에

공민 폐하께서는 원의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기존의 친원(親元) 정책을 타파하고,

새로이 친명반원(親明反元) 정책을 천명하시어,

권력을 전횡하던 친원파 권문세족을 일소하고,

고구려의 옛 땅을 수복하고자 북진정책을 주창하셨습니다.

 

하오나 이인임 등의 친원파 권문세족은 공민 폐하를 시해하고,

기존의 친원반명 정책으로 복원하여 명과 대립함으로써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의 빌미를 주어

끝내 고려 왕조의 붕괴를 가져왔사옵니다.

 

조선 중기의 친명반청 정책은 또 어떠하옵니까.

중국에서 명이 스러지고, 청이 새로이 발호하는 명청 교체기에

광해군은 명과 청 두 나라와 친선관계를 맺고

절묘한 등거리 관계를 바탕으로 철저한 중립외교를 추진하시어,

임진과 정묘 왜란 이후 쑥밭이 된 민생의 안정과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셨사옵니다.

 

하오나 친명파인 인조와 서인들은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을 밀어 내고

명청 사이의 중립외교를 기존의 친명반청 정책으로 복원하고,

후일 청이라 칭하게 되는 후금과의 관계도 단절시키니,

이에 반발한 후금이 1627년에 3만의 병력으로 조선을 치니

이것이 정묘호란(丁卯胡亂)이요,

청으로 개칭하고 1636년 다시 12만의 병력으로 조선을 치니

이것이 병자호란(丙子胡亂)이옵니다.

 

병자호란으로,

임진과 정묘 왜란으로 쑥대밭이 되었던,

조선의 산하는 다시 백성들의 피로 붉게 물들고,

선대 인조 폐하는 삼전도(三田渡)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굴욕적인 항복을 했사옵니다.

 

저잣거리의 초등학생부터 나라에 널린학자들에 이르기까지

공민 폐하의 친명반원 정책과 광해군의 중립외교를

국익에 입각한 실리 외교라 칭하며,

친원파 권문세족의 친원반명 정책과 인조와 서인의 친명반청 정책을

사대에 입각한 명분 외교라 하옵니다.

 

하오니 진인(塵人),

현재 미중의 대립기 또는 교체기의 엄중한 시기에

기존의 한미일 관계만을 고수하고,

북중러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대립하는 것을 실리 외교라 칭하고,

한미일과 북중러와의 등거리 관계에 기초한 중립외교를 명분 외교라 칭하니

이는 외교에서 명분실리의 개념조차도 혼동하는 처사이옵니다.

 

물론 명분과 실리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사옵니다.

과거의 그때에는 그것이 실리 외교였다지만,

작금의 상황에서는 진인(塵人)의 의견이 실리 외교일수도 있사옵니다.

허나 그때와 지금이 다르다면,

왜 다른 지에 대한 논리와 설명이 반드시 제시되어야만 합니다.

 

이제야 비로소 앞서 2조에서 소인이 왜 진인(塵人)이 말하는

감성이성을 이해하지 못했는지를 알았사옵니다.

 

명분은 감성이요 실리가 이성이니,

명분과 실리의 개념을 혼동하였다는 것은,

곧 감성과 이성의 개념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명분과 감성, 실리와 이성의 개념조차 혼동하는 자()

정치와 외교를 논하는 것은

약과 독약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돌팔이가

환자 치료하겠다고 덤비는 것과 진배없사옵니다.

 

하오니 폐하께옵서는

선대 폐하인 고려 우 폐하와 조선 인조 폐하의 통탄스런 외교 실패를

결단코 밟지 않으시길 바라마지 않사옵니다.

 

 

 

.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에 말함

 

폐하,

 

소인이 먼 남해 한 도시에 있으면서

공사다망하신 폐하께 이 상소문을 올리고자 한 이유가

여기 4조에 있슴이오이다.

 

하오나 그 말씀을 전하기 앞서서

잠시 이곳에서의 진인(塵人)의 주장에 대한 제 생각을 올리나이다.

 

진인(塵人),

돼지가 돼지의 본능에 따라 사는 것이 돼지답게 사는 것이니,

인간도 인간의 본능에 따라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 하옵니다.

 

하오나 폐하,

 

이 역시 진인(塵人)인간 본능인간다움의 개념을 잘 모르고,

같은 개념으로 보고 있는 것이옵니다.

 

본디 인간의 본능이란 금수(禽獸)의 본능과 다르지 않은 바,

인간이 인간의 본능에만 따라 산다면 이는 곧 금수와 다름 아니옵니까,

 

하오나 인간이 금수와 다른 것은 금수와 같은 인간 본능을 다스려왔음에 있음이요,

인간 본능을 다스리며 사는 것을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 하지 않사옵니까.

 

예로부터 우리는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덕으로 우리의 본능을 다스려 왔사옵고,

우리의 시조모이신 단군의 어머니 웅녀(熊女) 씨는 본래 곰이었으니,

인간이 되기 위해 쑥 한 자루와 마늘 20쪽만 먹으며

햇빛이 들지 않는 동굴에서 37일을 지내고서야

겨우 인간이 되었사오니

인간답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건국신화도 보여주고 있사옵니다.

 

진인(塵人)의 글을 읽다보면

국가의 시장 개입을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자유방임적 시장경제론의 옹호자로 보입니다.

 

이곳에서 진인(塵人)이 장황하게 늘어 논 말을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을 것이옵니다,

 

인간의 본능은 본디 이기적이니

이기적으로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

자꾸 폐하가 개입하여 인간보고 이기적으로 살지 말라 하시니,

이는 인간보고 인간답게 살지 말라 하시는 것과 다름 아니옵니다

 

폐하,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이기적 인간 본성을 논하는 것은

자유 시장경제론의 국부라 칭송받는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에서 나왔사옵니다.

그의 저서 국부론에서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라 말하긴 하였사옵니다.

 

하오나 폐하,

 

자유 시장을 논하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인용하는 문장이지만,

이는 그의 말을 반 토막, 아니 구석의 한 토막만 잘라 먹은 것이옵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강조하고자 했던 것은

이기적인 인간 본성이 아니라,

이기적인 인간조차도 이타적인 인간으로 바꿔주는 시장의 윤리적 기능에 있사옵니다.

 

국부론에서의 설명을 잠시 언급해 보겠나이다.

애덤 스미스는 정육점 사장과 빵집 사장을 예로 들어 설명하옵니다.

정육점과 빵집 사장도 이기적인 인간이라 당연히 이익을 극대화하고 싶어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싼 원료로 가장 비싸게 파는 것이 최선이온데,

이를 알면서도 사장들은 결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옵니다.

 

왜 그럴까요? 폐하

 

이유인즉, 이들이 장사를 하는 동네 시장에는

이들 말고도 다수의 정육점과 빵집이 있기 때문입니다.

싸구려 원료로 비싸게 팔면 손님들이 한 번은 오겠으나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을 터이니 곧 망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고로 두 사장이 다른 가게들과 경쟁해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더 좋은 원료로 더 싸게 팔아서 더 많은 손님을 모으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옵니다.

결국 좋은 원료로 만든 좋은 제품을 싸게 파는 것은 고객들에게도 좋은 것으로,

사회적 효용성을 높이는 것이오니,

개인의 숨겨진 본능이 어떻든 간에 이타적인 행위로 결론짓게 된다는 것이옵고,

가게 손님이 많이 와서 이익을 높이니

이것이 바로 진정한 경제적인 행위라는 것이옵니다.

 

이 이야기에서 애덤 스미스는

시장은 경제적 기능뿐만 아니라 윤리적 기능까지 가지고 있으며,

경제적인 인간은 개인의 이익극대화뿐만 아니라

사회의 효용성도 높이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옵니다.

 

결국 애덤 스미스 역시도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인간다움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옵니다.

 

하오나 폐하,

 

인간 본성과 인간다움을 같은 의미로 보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넘어서는 일이옵니다.

 

진인(塵人)의 생각이 조급하여

인간 본능 중에서 물욕만을 생각한 것 같사오나

대저 인간의 주요 본능에는 물욕 이외에도

성욕, 식욕, 권력욕 등이 있사옵고,

이 중에 제일은 성욕이라,

서방의 유명한 심리학자 프로이트라는 학자는

성욕이 모든 인간 활동의 가장 중요한 동기로

성욕이 억제되어 그 성욕이 다른 곳으로 분출되니

그것들이 바로 예술, 과학, 학문 등의

창의적 활동이라고 말하옵니다.

 

경험적으로도,

무릇 수컷의 성욕이란 다른 본능들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니,

발정 난 수컷이 자신의 성욕대로 행동한다면

사회 도체에는 강간, 성폭력, 성추행 등 각종 성범죄가 난무할 것이나,

진인(塵人)의 논리대로라면

인간 본능에 따른 지극히 인간다운 행동인지라

처벌되거나 막아서는 아니 되니

여성은 문이 있어도 문을 나설 수 없으며,

딸 가진 부모는 눈이 있어도 눈을 감을 수 없는 세상이 되나이다.

 

진인(塵人)이 좋아하는 물욕만 하더라도,

그의 말대로 주판알만 튕겨 손익을 따지며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

정녕 인간다움이라면

매춘, 마약, 폭력의 매매는 기본이옵고,

인신매매, 장기매매 등은 옵션이오니,

그가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사람은

성욕과 물욕 거기에 가학성과 권력욕까지,

다양한 인간 본능을 동시에 충족한

N번방의 박사방같은 인간이 아닐까 우려되옵니다.

 

하오나 폐하,

 

앞서 언급 드렸듯이 제가 이 상소문을 올리게 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사옵니다.

 

진인(塵人)은 한국과 한국인 그리고 촛불 혁명을

다음과 같이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사옵니다.

 

반도의 어느 작은 나라에 돼지가 혁명을 일으켜

돼지의 나라를 세웠으니 이를 숯불 공화국이라 칭하였고

연호를 한돈이라 칭하였으니 한돈 사년 어느 날

 

연호 한돈이라 함은 나라 한()과 돼지 돈() 韓豚으로,

한국의 돼지라는 뜻의 상표 브랜드도 있는 바,

이는 곧 한국인, 한민족을 상징하는 것이오이다.

 

한돈(韓豚)이 그런 의미를 가졌다면

한국인, 한민족을 돼지라 부르고,

대한민국을 돼지의 나라라 지칭하고,

촛불 혁명의 촛불을 숯불로,

촛불 혁명이 만든 민주 공화국을 숯불 공화국으로 표현한 것이옵니다.

 

여기서

왜 돼지이옵고, 왜 숯불이며, 왜 숯불 공화국이겠사옵니까.

숯불은 돼지갈비를,

숯불 공화국은 숯불갈비집을 연상시키니,

자신이 만든 숯불 돼지갈비집에서

자신이 숯불 위 돼지갈비가 될지도 모르고

설쳐댄 것이 촛불 혁명이란 의미이오니,

천만의 숭고한 촛불 혁명은

곧 지들이 묻힐 지도 모르고,

지들 무덤 지들이 스스로 판,

멍청한 천만의 광란인 것이옵니다.

 

어찌 이것을 해학과 위트가 넘치는 풍자라 할 수 있겠사옵니까?

 

이것이 풍자라면,

말조차 꺼내기가 황망하지만,

광주 민주화운동의 희생자가 안치된 관을 두고 택배 상자라 하고,

대구지하철 화재참사의 희생자를 통구이 또는 훈제치킨이라 하는 것도,

해학과 위트가 넘치는 풍자가 될 것이옵니다.

소신 일찍이 촛불 혁명을 이렇게 조롱하고, 비하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사옵니다.

 

더욱이

한민족을 韓豚 돼지라 하고,

한국을 韓豚의 나라라 지칭하는 것은

아무리 풍자라 할지라도 참기가 어렵나이다.

 

2조의 내용에 보면 진인(塵人)이 주요 국가 지도자들의 외교정책을 평하며,

미국의 트럼프, 중국의 시주석, 일본의 아베라 지칭하는데,

유독 북한의 김정은은 북국의 돈왕(豚王)’이라 칭하고 있사옵니다.

북이나 남이나 같은 한민족이오니

북국의 돈왕이면 북한 주민도 돼지라는 것이니,

한민족을 韓豚이라 부르는 진인(塵人)의 사고를 알만 하옵니다.

진인(韓豚)의 인식대로라면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폐하는 남국의 돈왕(豚王)’이 되시옵니다.

 

이 또한

진인(塵人)인간 본능인간답다를 같은 의미로 생각하고 있는 때문이옵니다.

그저 본능적으로 나오는 대로 말하고 쓰는 것이

인간다운 말과 글이라 생각하는 것이옵니다.

대저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쓰는 것은 금수의 말과 글이요,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여 다스려 말하고 쓰는 것이

진정 인간다운 말과 글임을 모르는 것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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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진인(塵人)의 장단에 맞춰주는 것을 그만둘까 합니다.

 

진인(塵人)이 상소문의 형식을 취해서 대통령을 폐하라 부르는 것은

기실 현재의 정부를 독재를 넘어 왕조로 규정하고,

현 대통령을 독재와 장기 집권을 추구하는

황제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것은 장기집권을 꿈꾸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보고,

중국 내외에서 시황제라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한 표현입니다.

 

이것을 알면서도 진인(塵人)의 장단에 맞춰준 것은

이 정도의 풍자는, 그것을 인정하든 않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촛불 혁명을 돼지들의 숯불 혁명으로 표현하는 것은

지극히 일베스런 비하적 표현으로 생각되고,

한민족을 돼지 민족 즉, 한돈(韓豚)이라 표현하는 것은

한민족은 개돼지와 같아서 맞아야 말을 듣는다라는 표현으로 대표되는,

우리 민족을 자기 비하와 자기 체념에 빠트리고,

우리 민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시켰던

일제 식민지 교육사관과 연결되는 듯해서

끔직한 느낌마저 듭니다.

 

만일 이슬람 국가와 무슬림을 이렇게 표현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도 청와대 국민청원과 같은 지극히 공식적인 공간에서 말입니다.

아마 그렇게 쓴 친구는 결코 자신의 목숨을 담보하지 못할 겁니다.

마찬가지로 중국이나 일본의 국민과 대표를 이렇게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요?

분명 거센 외교적 마찰까지 감수해야할 것입니다.

 

최근 한 예능프로에 참여했던 여가수가

자신의 별칭을 지으면서

중국 이름으로 할까요? 글로벌하게 마오어때요?”라고 했다가

중국인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고 합니다.

단지 중국의 전 국가주석 마오쩌둥의 성()인 마오()

예능에서 언급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름도 아니고 성을 말입니다.

 

사실 이 문제만을 언급하고 싶었지만,

이 문제만 언급한다면,

전체 내용은 무시하고 몇몇 표현만을 가지고 말꼬리를 잡는다는 둥,

논리는 없으면서 너무 감정적으로 다가서는 것 아니냐는 둥의

여러 말이 많을 것 같아서 1조부터 차근차근 생각을 조금 적어봤습니다.

우리 민족과 촛불 혁명에 대한 비하나 조롱만 없었다면

굳이 이렇게 따질 필요 없이

그저 한 번 웃고 넘어가면 되는 글입니다.

 

저잣거리의 이야기꾼처럼 글은 재미있으나,

글의 의미나 논리는

앞서 제가 언급했듯이

두서가 없이 뒤죽박죽인데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내용이나 개념들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나 충실한 공부 없이,

그저 신문이나 종편뉴스, 유투브 등에서 들은 잡다한 내용들을

자기 편한 대로 해석하고 짜깁기한 이야기입니다.

 

이제 내가 하고 싶은 본론을 말했으니,

5, 6, 7조에 대해서 언급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더욱이 제 나라와 제 민족을 돼지 민족, 돼지 나라라 부르는 친구에게

제 나라의 공무원은 돈관(豚官)이고,

제 나라의 헌법과 법은 돈법(豚法)이요,

제 나라의 지도자는 돈왕(豚王)인 것이니,

언급할 일고의 가치도 없습니다.

 

다시 진인(塵人)의 상소문 장단에 맞추어 이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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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마지막으로 두 가지 주청드릴 것이 있사옵니다.

 

. 국민청원을 담당하는 관원들에게 그 죄를 물어 엄히 처벌해 주시옵소서.

 

진인(塵人)이야 본인이

자신을 먼지 같은 자, 塵人이라 하였사오니,

진인(塵人)의 진언(塵言)이라,

그저 바람 불면 날아갈 것이오니

굳이 처벌의 수고조차 필요치 않나이다.

 

하오나 폐하

 

국민청원 게시판은 백성과 조정의 지엄한 언로(言路)이자 공론장(公論場)인 바,

그 정치적, 사회적 기능과 역할이 막중함에도,

우리 민족과 천만의 촛불 혁명을 비하하고 조롱하며,

논리적 근거나 객관적 증거도 없이

그저 개인의 관념적이고 본능적인 배설물들만 잔뜩 털어 담은,

그런 글이 버젓이 게시되고 있사오니

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옵니까.

 

글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올렸다 하면

일을 태만히 한 것이요,

글을 읽었으되 그 의미와 의도를 알지 못했다면

능력이 부족한 것이오니,

담당 관원들을 즉각 파직하시고

초등학교에 유배하여 국어와 국사를 다시 공부하게 하옵소서.

 

 

. 공교육을 바로 세워 나라의 언어와 역사 교육을 굳건히 하시옵소서.

 

제 민족과 나라를 돼지라 조롱하고 비하하는, 이런 참담한 글에도

수십만이 좋다고 쫓으니 이 어찌 통탄스럽지 않사옵니까.

하오나 생업에 바쁜 어린 백성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자칭 타칭 글 좀 쓴다하고, 엘리트라 생각하는

언론사의 기사들이나 논술위원들조차도

논리가 정연한 명문이라 칭찬하니

대체 어디가 논리 정연하고,

어디가 명문인 것이지

아무리 들여다봐도

모르겠나이다.

 

이들이 쓴

기사들을 읽어보면

대충 내용을 뭉개서 쓰고,

이 기사나 저 기사나 비슷하니,

진인(塵人)의 글은 제대로 아니 읽고,

백성들의 댓글이나 대충 모아서 썼거나,

읽었다면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니,

백성들이 기레기라 하는 이유를 알만 하옵니다.

허나 이게 어찌 그들만의 잘못이겠사옵니까?

공교육은 죽고, 사교육만 횡횡하여

모두들 시험점수에만 매달리니

진지한 국어와 역사 교육이

제대로 설수 있나이까.

 

폐하,

 

교육은 백년대계이오니,

공교육을 바로 세워 국어와 역사 교육을 굳건히 하지 않으면

이런 허접한 곡학아세와 혹세무민해도

빈번히 천하의 백성이 부화뇌동할 터이니

백년 후 이 나라의 운명을 기약할 수 없을 것이옵니다.

 

부디 필부의 우견(愚見)이라 내치지 마시옵고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20209

 

먼 바다 남해의 작은 도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