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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헝가리(Hungary)

D+191, 헝가리 부다페스트 4: 상업과 예술의 페슈트(Pest) 지구 산책(20190524)

경계넘기 2020. 10. 25. 16:53

 

 

상업과 예술의 페슈트(Pest) 지구 산책

 

 

부다페스트(Budapest)를 떠나는 날.

 

하지만 저녁 11시 버스인지라 시간은 많다. 시간이 많이 남으니 부다페스트 페슈트(Pest) 지구를 둘러보기로 한다. 우선 버스 터미널에 들려서 배낭을 그곳에 맡겼다. 따로 짐 보관소는 없고 보관함이 있다. 요금은 800 포린트(HUF).

 

터미널에서 트램을 타고 영웅 광장(Hösök Tere)으로 향한다.

 

트램이 광장 뒤편 공원에 내려주는데 공원에는 버이더후녀드 성(Vajdahunyad vára)이 있다. 호수 가에 만들어진 성이 나름 멋있다.

 

 

 

무슨 행사를 하는지 성 안팎으로 먹자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시원하게 생맥주 한 잔 마신다. 

 

 

 

영웅 광장은 헝가리 건국 천년을 기념하기 위해 1896년에 만들었다.

 

광장 중앙에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광장 양쪽으로는 서양 근대 미술관(Szépmüvészeti Múzeum)과 현대 미술 전시관이 영웅 광장을 감싸고 있다. 두 미술관을 둘러보고 싶지만 다음으로 남긴다.

 

 

 

영웅 광장에서 부다페스트의 가장 중심도로인 안드라시 거리(Andrássy út)가 시작한다.

 

넓은 대로 양 옆으로는 가로수와 함께 중세풍의 건물들이 연이어 있다. 도나우 강변의 모습과 함께 도시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 준다. 안드라시 거리 사이사이 골목에도 예쁜 건물들이 많아서 도시의 규모를 익히 알겠다. 결코 며칠 사이에 둘러볼 수 있는 그런 도시가 아니라는 사실을.

 

 

 

같이 다니는 친구와 안드라시 거리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헝가리의 유명한 음식인 굴라쉬(Goulash)라는 것도 먹어 본다. 하도 굴라쉬 굴라쉬 해서 무슨 고기 요리인줄 알았는데 육개장 맛이 나는 스프다. 조금 허무하긴 해도 맛은 있다. 아르메니아에서 먹은 스프와 비슷한 것 같은데 그게 이것인지는 모르겠다. 하도 음식에는 관심이 없어서.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친구가 알아온 맛집을 갔었다.

 

한국인 블로그들에 많이 나오는 곳이라는데 너무 불친절해서 그냥 나와 버렸다. 그래서 근처의 다른 식당으로 온 것인데 친절도 하지만 음식들도 나쁘지 않다. 양도 많고. 같이 다니는 친구가 가자 하니 간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맛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 많아서 기다리는 것도 싫어하지만 식사를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도 영 불편하다. 손님 대접도 제대로 못 받는 곳도 허다하고. 여태까지 친구들 손에 이끌려 가본 맛집 중에서 정말 맛있었던 곳은 한 손으로 꼽는다. 여행 다니며 블로그에 나오는 맛집은 더욱 안 간다. 가봐야 한국인 여행객들만 바글거린다.

 

대신 현지인들이 바글거리는 식당을 만나면 바로 들어간다.

 

대체로 그런 식당이 맛도 좋고, 가격도 착하고, 무엇보다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니라서 낯선 외국인 손님에게 무척이나 친절하다. 물론 이런 곳은 영어 메뉴나 영어가 가능한 종업원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그게 또 나름 여행의 묘미다. 그런 곳은 두세 번만 가도 바로 단골이 된다.

 

밥을 먹고 있는 사이에 소나기가 쏟아진다. 부다페스트의 날씨는 영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소나기 직후라 그런지 세체니 다리(Széchenyi Bridge) 위에서 무지개가 피었다.

 

 

 

안드라시 거리를 구경하고 이번에는 우리네 명동거리와 같다는 바치 거리(Váci út)를 걷는다. 나름 번화하기는 한데 규모는 작다.

 

 

 

바치 거리가 끝나는 곳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친구와 작별 인사를 한다. 내가 사진을 열심히 찍어 주었다고 감사의 마음으로 커피를 사준다. 난 여기서 세르비아 정보를 찾아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터미널로 갈 생각이다.

 

저녁 9. 카페를 나와서 쉬엄쉬엄 터미널로 간다.

 

배낭이 없으니 세상 편하다. 어둠이 내려 앉은 부다페스트의 거리를 걷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플릭스 버스(flixbus)를 예약했는데 플릭스 버스는 아니고 플릭스 버스와 공동 운행하는 다른 버스다. 버스는 다른 곳을 거쳐서 왔는지 이미 버스에는 사람들이 많다. 2층 버스인데 만석이다.

 

버스는 정확히 11시에 부다페스트 터미널을 떠난다.

이제 다시 남쪽으로 향한다.

본격적으로 발칸 국가들을 찾아가는 길이다.

 

하루 종일 걸어서 피곤도 할 법한데 잠은 쉬이 오지 않는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