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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034, 중국 다리 9: 소수민족 바이족(白族)의 음식(20181218)

경계넘기 2021. 1. 17. 09:03

 

소수민족 바이족(白族)의 음식

 

오늘은 날씨가 너무 구질구질하다. 비도 가끔 내리고 바람도 강하게 분다. 무척 쌀쌀한 날씨다. 이런 날은 정말 따뜻한 방구석에서 부침개나 부쳐 먹었으면 싶은 그런 날이다. 날씨가 이러니 어디 나가기가 어렵다.

 

점심은 대충 해결했는데 저녁은 나가야만 할 것 같다. 한국인 여자여행객과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비는 잠시 멈췄지만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숙소 근처로 간다. 숙소는 고성 밖 창산 아래에 있다. 예전에는 고성 안에 숙소를 잡았는데 지금은 고성 안에서 저렴한 숙소들을 찾기 어렵다.

 

 

 

가끔 지나다니다가 봐둔 집이 있어서 그곳으로 간다. 들어가니 보니 바이족(白族) 분들이 하시는 바이족 식당이다.

 

친구와 일종의 세트 메뉴를 시켰는데 이개 일품이다. 우리네 백반처럼 메인 음식에 국과 밥이 함께 나온다. 그런데 밥이 딱 우리 밥이다. 중국인들이 주로 먹는 조금 날리는 밥이 아니고 찰진 우리 밥이다. 메인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둘 다 밥을 입에 가져간다. 행복한 미소가 얼굴에 퍼진다. 그냥 맨밥만으로도 맛있다.

 

메인 요리가 나왔다. 친구는 닭고기 탕을 시켰고, 난 닭볶음을 시켰는데 이것조차도 우리 음식과 많이 비슷하다. 닭고기 탕은 우리의 닭백숙 맛이고, 닭볶음도 우리네 닭볶음 맛이다. 중국 음식에 많이 들어가는 특유의 향도 없이 담백하다.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다. 내게 나온 국조차도 닭 미역국이다. 정말 맛있다. 이런 곳을 이제야 오다니.

 

 

 

다리(大理)의 소수민족인 바이족의 음식은 정말 우리와 많이 비슷한 것 같다. 지난번 5일장에서 먹은 만둣국도 그렇고. 시장에서 팔던 빨갛게 말린 고추들과 고춧가루들도 우리와 같았다. 마치 우리의 먼 조상이 갈라져 하나는 한반도로 들어와 우리가 되었고, 다른 한쪽은 이곳으로 들어와 바이족을 이룬 것 같다. 입맛이 이렇게 비슷할 수 있을까.

 

밥이며 반찬이며, 향신료며 우리와 많이 다르지 않다. 더욱이 메인 음식 하나 덜렁 나오는 일반 중국과 달리 우리네 백반처럼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이 나온다. 신기하다.

 

이제야 이것을 알았다는 사실이 많이 아쉽다. 바이족 음식점들을 많이 봤지만 입맛이 많이 다를 것으로 생각해서 선듯 들어가지 못했다. 오늘이나마 들어오게 된 것도 굳은 날씨에 멀리 가기는 어려워서 온 것인데 날씨가 오히려 고맙게 여겨진다.

 

 

 

한국인 여자여행객도 고맙다. 하루에 한 번은 꼭 밥을 먹어야 한다고 난리를 쳐서 나온 길이기 때문이다.

 

바이족의 역사가 궁금해진다. 흰색을 좋아해서 하얀 민족, 즉 바이족(白族)이라 불리는 것도 백의민족인 우리와 너무 흡사하다. 정말 우리 민족이랑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돌아와서 와서 보니 둘이서 얼마나 정신없이 먹었는지 사진 한 장 찍을 생각을 못했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