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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말레이시아(Malaysia)

D+084, 쿠알라룸푸르 7-1: 디지털 고난 4, 이 산 넘으니 저 산이 끝이 없다 (20190206)

경계넘기 2021. 8. 3. 17:11

 

 

디지털 고난 4, 이 산 넘으니 저 산이 끝이 없다.

 

 

오늘도 변함없이 숙소에서 인터넷과 씨름한다.

항공권 예약이 완료되어야 여행의 여정을 확정할 수 있다.

 

인도를 거쳐 네팔의 카트만두(Kathmandu)에서 두바이로 가려던 계획은 포기했다. 카트만두에서 두바이 행 항공권 결제가 끝내 되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세 개의 카드에서 모두 에러가 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끝내 내 여행의 일정까지 바꾸었다.

인도와 네팔을 건너뛰기로 했다.

 

인도의 콜카타(Kolkata)까지는 들어갈 생각이다. 이왕 가지고 있는 항공권을 살리기 위해서다. 다만 콜카타에서 바로 다음날 두바이로 출국할 생각인지라 인도는 경유의 의미밖에 없다. 결국 말레이시아의 인터넷 상황이 끝내 인도와 네팔을 날려버렸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지만 그 이야기는 다른 페이지에서 하자.

 

 

 

이제 또 결제의 순간이다.

 

이번에도 카드 결제가 안 되면 정말이지 답이 없다. 아니다. 쿠알라룸푸르의 여행사에 가서 직접 구입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스카이스캐너에서 연결된 사이트는 지난번처럼 항공사 사이트가 아니고 여행사 사이트다. 다행이다 싶다. 아무래도 여행사 사이트가 결제 시스템은 더 잘되어 있으니 말이다.

 

개인 정보와 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마지막 단계로 결제 확인을 누른다. 한동안 진행 표시만 뜨더니 갑자기 화면이 다운된다. 이런, 이번에도 결제 실패인가!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 결제하기 직전 사이트에서 안내 메시지 하나가 뜨는 것을 봐 두었다. 화면이 다운되더라도 잠시 기다렸다가 이메일로 결제 확인 메일을 반드시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비록 창이 다운되었다 하더라도 결제가 되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안내 메시지가 뜨는 것으로 봐서 그런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이트 창을 닫고 메일을 연다. 항공권 예매 사이트에서 이메일이 와 있다. 예매가 되었다면서 예약 번호가 있다. 조금 있으니 e-티켓도 날라 온다. 이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드디어 항공권도 예매했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이 또 있다.

 

인도에서의 출국 티켓을 예매했으니 이제 콜카타 가는 에어아시아 항공권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활성화에 별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수화물도 추가하고, 앱체크인도 한다는 것이다. 저가항공사라 미리 안 하고 공항에서 하면 다 돈이다. 

 

한국에서 항공권을 예매할 때는 혹시 버릴 수도 있어서 수화물은 추가하지 않았었다. 사용하기로 했으니 이제는 수화물을 사야 한다. 내 배낭은 무게가 거의 12kg 가까이 나간다. 기내로는 어렵다. 저가 항공사들이 이런 저런 서비스 추가로 돈을 벌기 때문에 수화물 체크는 열심히들 한다. 혹시 하는 생각에 갔다가 큰 돈 물릴 수 있다. 에어아시아 기내 허용 무게가 7kg이니 5kg 가까이 더 나간다. 더욱이 스위스제 맥가이버 칼도 있다. 수화물을 기내로 가지고 가려면 비싼 맥가이버 칼을 버려야 한다.

 

수화물은 공항에서 살 수도 있지만 공항에서 사면 비싸다. 에어아시아 사이트에서 미리 사면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그래서 에어아시아 항공권 예약할 때도 여행 사이트가 아니라 일부러 에어아시아 사이트로 들어가서 구매했다. 예전에 보니 여행사 사이트에서 구매한 표는 에어아시아 사이트에서 수화물을 구매할 수 없었다.

 

 

 

역시나 에어아시아 사이트에서도 자꾸 에러가 난다.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에어아시아 사이트야 한국에서 접속해도 에러가 많이 난다지만 그래도 여기는 에어아시아 본사가 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닌가!!

 

살살 달래서 수화물 신청을 하고 결제를 하려니 또 결제가 안 된다.

 

열댓 번 카드를 바꿔가면서 시도를 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카트만두에서 두바이 가는 비행기 결제 실패와 똑 같다. 처음부터 안 되면 다른 잘 되는 곳에서 할 터인데 다 잘 되다가 꼭 결제할 때 날라 가니 미친다. 망할 놈의 말레이시아!

 

한참 후에 다시 시도를 해본다.

 

이제야 된다! 얼른 결제를 한다. 수화물 20kg 추가하는데 77링킷이다. 우리 돈으로 23,000원이 추가된 것이다. 5만 원짜리 항공권에 수화물이 그 반이니 배보다 배꼽이 크다. 포함해도 비싼 표는 아니지만 이럴 때마도 꼭 낚시질 당한 기분이다.

 

 

 

결제를 마치고 나서 웹 체크인을 하는데 이게 또 문제를 일으킨다.

 

한 번도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나 하나가 살얼음판이다. 웹 체크인을 하면 보딩 패스와 수화물 택을 출력해야 한다. 지금 바로 출력을 할 수 없으니 PDF로 다운로드 받았다가 숙소에 부탁할 생각이었다. 근데 마지막에 PDF 다운로드가 안 된다. 보딩 패스와 수화물 택이 없으면 웹 체크인 의미가 없지 않은가! 산 너머 산, 끝이 없는 고난이다.

 

정말 말레이시아 인터넷 환경은 헬이다.

 

기껏 산 말레이시아 유심도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페이스톡은 고사하고 때때로 보이스톡도 잘 안 된다.

 

내일 모레가 출국인데 마음이 좀 조급해진다.

일단 내일 오전에 스타벅스에 가서 시도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에어아시아 사무실에 찾아 가서 확인해 보기로 한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