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일주 여행/크로아티아(Croatia)

D+205,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2-3: 구시가지 산책 3, 스톤게이트와 자그레브 성 마르코 성당 (20190607)

경계넘기 2022. 4. 15. 14:06

 

 

자그레브(Zagreb) 구시가지 산책 3,

스톤게이트(Stone Gate)와 자그레브 성 마르코 성당(St. Mark's Church, Zagreb)

 

 

찜찜한 기분이 드는 자그레브 대성당(Zagreb Cathedral)을 나와서 이번에는 그라데츠(Gradec) 언덕을 향한다. 중간에 돌라츠 노천시장(Dolac Market)을 지나가지만 숙소 갈 때 과일이라도 사갈 생각인지라 마지막으로 놔둔다.

 

구시가지가 좁아서 거리는 다들 고만고만하다.

 

 

스톤케이트
Stone Gate

 

 

의도한 곳은 아닌데 성 마르코 성당에 가다보니 만난다.

 

이곳을 지나가야 성 마르코 성당에 갈 수 있다. 아니면 좀 돌아가야 할 듯하다. 단순히 건물 안으로 만들어진, 아치 모양의 통로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그들의 표정에서 경건함이 읽힌다. 뭔가 싶다.

 

 

 

원래 이곳을 방어하기 위해 성벽이 있었다고 한다.

 

스톤게이트는 성벽에 낸 여러 개의 문들 중 하나였단다. 성벽이 만들어진 것은 1242년에서 1266년의 일이라고. 다만 현재는 거의 다 허물어져 사라지고 성벽의 일부분과 스톤게이트만 남은 것이란다. 초기에는 나무로 만들었지만 1731년의 화재로 소실되고 이후 돌로 다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스톤게이트가 유명해진 것은 여기에 서린 전설 때문이다.

 

1731년 대화재로 모든 것이 잿더미로 남았는데 그 속에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마리아의 성화만이 전혀 손상되지 않은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당시 스톤게이트를 소유하고 있던 사람이 게이트 안에 작은 예배실을 만들고 성화를 안치했다고. 그 이후로 이곳은 성화를 참배하러 순례자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종교적 성지가 되었다.

 

 

안에 성모마리아 성화가 있다

 

 

자그레브 성 마르코 성당
St. Mark's Church, Zagreb

 

 

스톤게이트에서 2~3분 정도 걸어가면 자그레브 성 마르코 성당이 보인다.

 

그라데츠 언덕의 평평한 정상 가운데에 있다. 가장 눈에 뜨는 것은 역시 크로아티아를 상징하는 체크무늬 타일 모자이크로 된 지붕이다. 체크무늬 지붕 오른쪽에는 자그레브의 문장이 왼쪽에는 크로아티아의 문장이 새겨져 있다. 주변은 너른 광장이다. 광장의 이름 역시 성 마르코 광장(St. Mark's Square)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로아티아적인 특색을 가진 성당이 아닐까 싶다.

 

 

 

성당의 규모와 외관은 자그레브 대성당에 비하면 검소하고 단출하다.

 

13~14세기에 걸쳐 건축되었다고 하는데, 전체적인 고딕(Gothic) 양식에 창문만은 로마네스크(Romanesque) 양식이란다. 안을 좀 들여다보고 싶었는데 마침 성당에서 중요한 행사를 하는지 출입을 통제한다. 방송 차까지 있는 것으로 봐서는 좀 중요한 행사를 하는 듯.

 

 

 

성 마르코 광장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왜냐하면 성 마르코 성당의 서편 건물이 크로아티아 정부(Government of Croatia). 19세기에 지어진 건물로 원래는 총독 관저였다. 성당의 동편 건물은 크로아티아 의회(Croatian Parliament). 성당의 뒤에 있는 건물은 크로아티아 헌법재판소(Constitutional Court of Croatia). 그리고 성당 앞 서편에 있는 건물은 자그레브 시의회(City Assembly of the City of Zagreb). 성 마르코 성당은 좌우에 크로아티아의 행정부와 입법부를, 뒤로는 사법부를 그리고 앞으로는 시의회를 끼고 있다. 이러니 아니 중요하다 할 수 있겠는가!

 

 

좌측 건물이 크로아티아 정부, 가운데 뒤로 보이는 건물이 크로아티아 헌법재판소
크로아티아 정부 건물과 헌법재판소 건물
우측 건물이 크로아티아 의회
우측 건물이 자그레브 시의회

 

 

자그레브의 파노라마 뷰포인트
Panoramic View-Point of Zagreb City

 

 

그라데츠 언덕은 상인과 농부 등 서민들이 살던 지역.

 

구시가지의 정취가 제대로 난다. 옛 건물들과 그 사이사이 골목길들이 무척 운치를 준다. 곳곳에 아기자기한 가게와 카페 등도 눈에 띈다. 언덕이라 오르락내리락 해야한다는 사실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급경사의 언덕은 아니다. 언덕이라 오히려 전망이 좋다.

 

 

 

성당의 정남쪽으로 시의사당 건물을 지나 조금 내려오면 로트르슈차크 탑(Lotrščak Tower)이 나온다. 13세기에 지어진 탑 모양의 요새다.

 

 

 

그곳에서 동쪽으로 난 길을 조금 걸으면 눈앞에 자그레브 구시가지가 확 펼쳐진 풍경이 나온다.

 

빨간 지붕의 시가지 가운데로 자그레브 대성당이 툭 튀어 나온다. 이름 그대로 자그레브의 구시가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사진 찍기 좋은 곳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멍 때리기도 좋은 장소가 아닐까 싶다. 이곳에 테이블이 깔려 있는 것으로 봐서는 저녁에는 술을 팔 것도 같은데, 지금은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 맥주 생각이 간절해지는데.

 

 

 

 

돌라츠 노천시장
Dolac Market

 

 

그곳에서 좀 내려오면 돌라치 노천시장(Dolac Market)이다.

 

꽤 규모가 있는 시장이다. 시가지 중심에 이런 재래시장이 있는 도시는 흔치 않다. 전통도 있다. 1930년대부터 있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 물건을 파는데 소품들을 파는 곳부터, 야채, 과일은 물론이고, 바로 옆 건물 안에서는 정육시장과 어시장도 있다.

 

 

 

 

아침부터 오후 3~4시까지 영업을 한다고 하는데 조금 늦은 오후임에도 시장에는 사람들이 많다. 관광객들보다는 확실히 현지인들이 많다.

 

 

 

돌라츠 노천시장에서는 과일을 싸게 많이 판다.

 

내가 구시가지를 둘러보고 마지막에 이곳을 들린 이유다. 숙소 들어가는 길에 과일을 좀 사가려고 한다. 과일 못 먹은 지가 꽤 되었다. 마침 자두가 눈에 들어온다. 먹음직스럽게 잘 익었다. 가격을 물어보니 1kg6쿠나(Kuna). 자두 1kg을 산다. 1쿠나에 180원 정도 하니 1kg 자두가 천 원꼴이다. 가는 길에 바지에 쓱쓱 문질러서 먹어보니 달다. 자두 잘못 사면 엄청 신데.

 

 

 

자두 한 봉지에 마트 들려서 맥주를 사가지고 숙소로 향한다. 하루 종일 구시가지를 둘러보느라 다리가 아프다. 얼른 샤워하고 자두에 시원한 맥주를 마실 생각뿐이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