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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에콰도르(Ecuador)

D+409, 에콰도르 키토 1: 바뇨스(Baños)에서 키토(Quito)로(20191228)

경계넘기 2020. 1. 4. 08:42

 

바뇨스(Baños)를 떠난다. 바뇨스에서 잘 쉬었다. 특히, 저렴하고 전망 좋은 숙소 잡아서. 더 있고 싶으나 예약이 오늘부터 꽉 차서 어쩔 수 없다.

 

연말연시는 가난한 배낭 여행자에겐 고달픈 시기다.

 

9시 조금 넘어 숙소를 나섰다. 숙소에서 터미널은 10분 거리. 바툐스에서 키토(Quito) 가는 버스는 거의 30분 단위로 있기 때문에 예약은 하지 않았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945분 버스가 있다. 요금은 4.25 달러. 시간은 3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하니 1시 반 정도면 키토에 도착할 것 같다.

 

3~4시간 버스는 동네 마실 가는 기분. 그래도 이 구간이 좀도둑이 많다고 소문 난 구간인지라 짐에 좀 신경이 쓰였다.

 

바뇨스에서 키토 가는 길은 그냥 완만했다. 주변으로는 푸른 녹음이 이어지지만, 산을 굽이굽이 도는 그런 스릴과 멋은 없다. 그냥 밋밋하다.

 

조금 이상한 것은 바뇨스의 높이가 해발 1,820m, 그리고 키토의 높이는 해발 2,850m로 거의 1,000m 이상 고도 차이가 남에도 버스가 올라간다는 느낌을 거의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냥 계속 평지를 달리다가 키토 직전에 조금 올라간다는 느낌 정도.

 

도로는 좋았다. 특히 바뇨스 옆에 있는 도시 암바토(Ambato)에서 키토까지는 거의 고속도로 수준이었고, 키토 근처에서는 6차선의 도로가 이어졌다. 충분히 2시간 정도에도 갈 수 있는 거리이고 도로 사정이었지만 버스가 직행이 아니라 길에서 손만 들면 서는 동네 버스 수준이라 3시간 넘게 걸리는 것이다.

 

키토 시내에 진입하면서 도로가 좁아지고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시내 진입해서 한 30분 정도 잡아먹은 듯하다.

 

키토도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다만, 길게 형성된 분지라서 도시 자체도 남북으로 길다.

 

버스는 정확히 오후 120분에 키토 남부터미널(Termina Terrestre Quitumbe)에 도착했다. 터미널은 새로 지었는지 크고 세련되었다. 칠레나 아르헨티나 터미널보다 더 현대적이다. 그곳에서 다양한 대중교통도 잘 연결되어 있었다.

 

키토는 터미널에서 숙소가 집중되어 있는 도심지까지 거리가 상당이 있었다. 절대 걸어갈 수 없는 거리. 물론 버스 등을 이용하면 되지만 키토는 소매치기나 도둑이 극성스럽게 많다고 소문난 곳이다. 바뇨스에서 만난 한국인 남자 여행객 2명도 이곳에서 소매치기와 강도를 만났었다. 한 친구는 강도에 소매치기까지 두 번이나 당했다. 대단한 도시다.

 

특히, 트롤레버스(Trolebus)가 가장 위험하다고 하다. 트롤레버스는 트램처럼 전기선으로 연결된 버스인 트롤리버스(trolley bus)를 전기선 연결 없는 일반 버스로 대체한 것으로 보면 된다. 전기선은 없지만 트롤리버스처럼 전용 차선과 전용역이 있다. 버스 2대가 연결되어 있는데 이 트롤레버스에 소매치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키토에서는 택시를 타리라 생각했지만, 막상 터미널에 도착하니 숙소가 있는 구시가지까지 바로 가는 트롤레버스가 있다고 하니 바로 마음이 바뀌었다. 앞에 매고 있는 작은 배낭 하나만 잘 지키면 되는 것 아닌가!

 

C4라는 트롤레버스가 바로 구시가지로 간다고 인포메이션 여직원이 알려준다. 차비는 25센트. 엄청 싸다. 이러니 안 탈 수가 있는가. 다만 조심을 해야 하는 것이 인포 여직원도 마지막에 핸드폰이나 지갑 등의 소지품을 조심하라고 당부를 한다. 얼마나 많으면 이럴까.

 

남부터미널이 트롤레버스 종점이었다. 승강대에서 좀 기다리니 바로 왔다. 한편으로는 가방을 조심하면서 한편으로는 열심히 차창 밖을 보면서 오다 보니 금세 구시가지에 도착한 것 같다. 나름 40분 정도 걸렸는데도. 숙소까지는 구시가지를 관통해 한 15~20분 정도 걸어야 했다.

 

볼거리가 많은 구시가지라 이리 저리 구경하면서 오니까 숙소도 금세 도착한 것 같다. 오늘 키토 구경은 이때하고, 짐을 풀어 놓고 먹거리 사러 숙소 주변의 마트와 식당을 둘러 본 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생각보다 도시의 느낌이 좋았다. 

 

 

 

본격적인 키토 관광은 내일부터. 어차피 새해를 여기에서 보낼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5일 정도는 이곳에서 지내야 한다. 시간은 넉넉하니 서두를 필요는 없다.

 

 

 

숙소도 5일을 이미 예약했다. 보통 난 하루 정도만 예약을 하고 직접 숙소에 와서 지내보고 연장을 한다. 하지만 연말연시의 극성수기라 방이 금방 찰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했다. 안 그러면 연장할 때마도 숙소를 옮겨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작년에 동남아시아에서 내가 그랬다. 그때는 연장을 하려고 해도 만실이 많아서 메뚜기를 해야만 했다.

 

걱정을 했는데 일단은 소지품 무탈하게 잘 도착했다. 그렇게 키토는 나에게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와 함께 남미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의 하나로 인식되어 있었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