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가지의 압권은 따로 있었다. 바로 바실리카 성당(La Bacilica). 지금까지 여행 중에 이렇게 흥미 있었던 성당은 처음이었다. 나 같이 성당 구경에 물린 사람이 성당 구경에 거의 반나절이 걸렸으니 말이다.
구시가지에서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곳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실리카 성당이었다. 사람들이 키토의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라 하니 한번은 가봐야 할 곳으로 생각했었다. 엘 파네시오(El Panecillo) 언덕의 천사상과 함께 조금 높은 언덕에 있는 바실리카 성당도 구시가지 곳곳에서 보였다.
아름다운 건물이라고 하니 가긴 하지만 성당이 다들 비슷하니 외관이나 구경하고 사진 몇 장 찍을 생각으로 갔는데, 멀리서 보니 성당 탑 위로 사람들이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바실리카 성당은 시가지의 좀 높은 언덕 위에 있을 뿐만 아니라 탑 높이만 78.23m라고 한다니 그곳에서 보는 키토의 전망은 과히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성당의 외관은 남미에서 봤던 성당 중에서 가장 화려한 성당으로 보였다. 특히, 세 개의 탑이 독특했다. 그냥 봐도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 성당으로 보였다. 그러나 나는 성당 자체 보다는 성당에서 보는 키토의 전망이 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성당 안으로 해서 올라가는 줄 알고 안으로 들어갔다. 입장료가 2달러. 그래 탑에 올라가는 것이니 2달러라면 싼 것이다. 그런데 웬걸 성당 안을 아무리 둘러봐도 탑으로 올라가는 길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개방을 하지 않나 싶었다. 밖에서 봤던 그 올라가던 사람들은 관계자들인가 싶었다.
성당 안도 좋았지만 여타 성당들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 다만, 성당 옆면과 천장에 스테인드글라스가 특히 많이 장식되어 있었다. 마침, 예배를 보다가 끝나서 편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나오면서 입구에서 표를 팔던 직원에게 탑에 올라갈 수 없냐고 물어보니 돌아서 가라는 손짓을 한다. 안에서 가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따로 올라가는 길이 있나 보다.
얼른 돌아가니 두 탑이 있는 쪽으로 해서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물론 입장료도 따로 2달러를 내야 한다. 괜히 2달러 내고 성당 안에 들어갔나 싶기도 하다.
이곳은 특별히 세 탑을 모두 올라 갈 수 있는데 가장 험하게 올라가야 하는 곳이 외톨이 탑. 거의 이마에 닿을 정도의 사다리를 두어 번 올라가야 한다. 이곳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올라간다. 나머지 다른 두 탑은 수월했다. 사람들도 많지 않고.
예상대로 탑에서 보는 키토의 시가지 전경이 훌륭했다. 오후 들어 먹구름이 끼면서 햇살을 막아서 그렇지 햇살만 비취면 더 좋았을 것이다.
두 탑이 붙어 있는 곳에는 탑 중간에 카페도 있고, 레스토랑도 있었다. 한 카페의 창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성당 창밖으로 보이는 전망이 좋았다. 바로 정면으로 엘 파네시오 언덕의 예수상이 보이고, 그 아래로 구시가지 펼쳐지는 정경이었다. 커피도 1.5달러로 저렴하다.
매일 오고 싶은 카페지만 입장료 2달러를 내고 와야 하니 그럴 수는 없다.
참, 높은 곳에서 성당 안을 내려다보니 밑에서 보는 것과 다른 멋이 있었다. 특히 밑에서는 몰랐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고소공포증을 느낄 정도로 높았다. 천장에 있는 스테인글라스의 모자이크도 가까이 보니 더 예쁘다.
이렇게 바실리카 성당은 성당 안을 밑에서도 보고, 위에서도 보고, 특히 탑에 올라가서 키토를 파노라마처럼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안에 카페도 있어서 전망을 보면서 차도 한 잔 할 수도 있고 말이다. 이러다 보니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성당에서 이렇게 시간 가는 줄을 몰랐던 적도 처음이었다.
바실리카는 꼭 탑 전망대를 올라가길 바란다. 탑에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차나 간단한 식사도 해보길 바란다.
기대를 많이 안했던 키토가 아름답고 활기차서 좋았다. 이런 멋과 아름다움이 치안 불안으로 인해서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다.
by 경계넘기.
'세계 일주 여행 > 에콰도르(Ecuador)' 카테고리의 다른 글
D+412, 에콰도르 키토 4: 2019년 마지막 날 적도선(위도 00도 00분 00초) 위에 서다(20191231) (0) | 2020.01.05 |
---|---|
D+411, 에콰도르 키토 3: 볼 것 없는 키토(Quito)의 신시가지(20191230) (0) | 2020.01.05 |
D+410, 에콰도르 키토 2-1: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 아름답고 활기찬 도시 키토(Quito)(20191229) (0) | 2020.01.04 |
D+409, 에콰도르 키토 1: 바뇨스(Baños)에서 키토(Quito)로(20191228) (0) | 2020.01.04 |
D+408, 에콰도르 바뇨스 12: 아무 것도 안한 바뇨스(Baños)(20191227) (0) | 2020.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