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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에콰도르(Ecuador)

D+411, 에콰도르 키토 3: 볼 것 없는 키토(Quito)의 신시가지(20191230)

경계넘기 2020. 1. 5. 06:00

신시가지 쪽 전경

 

2019년도 이제 오늘, 내일 이틀 남았다. 이곳보다 13시간이 빠른 한국은 이미 2019년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시각이 저녁 1040분이니 나도 1시간 20분 후면 올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게 된다.

 

그만큼 소중한 날인데 오늘 내가 간 키토의 신시가지는 어제 간 구시가지와 바실리카 성당(La Bacilica)의 흥미를 이끌지 못했다.

 

키토의 신시가지는 사실 이게 신시가지인가 싶다. 그냥 깔끔한 현대식 건물들이 있고, 그 만큼의 카페나 레스토랑이 좀 있다는 것이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현대적인 쇼핑몰과 비스니스 빌딩군이 숲을 이루는 그런 곳은 아니었다. 시가지라기보다는 개발된 주택가 또는 카페촌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신시가지에 구글맵에서 평점이 꽤 좋은 중국집(Chifa)이 있어서 일부러 찾아 갔다. 바뇨스에서 항상 먹었던 볶음밥과 볶음국수를 반반 담은 믹스(mix)를 시켰다. 양은 비슷한데 맛은 바뇨스의 그 중국집을 쫓아가지 못한다. 불 맛도 거의 나질 않고.

 

에콰도르에 와서 이곳 음식을 거의 먹어보질 못했다. 에콰도르의 음식은 가격 대비 양이 너무 적어서 상대적으로 비싸고, 먹으면 금방 배가 고파졌다. 반면에 중국 음식은 양이 푸짐해서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될 정도였다. 오늘도 아점 한 끼 한 이후로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있다. 지금 살짝 출출한 정도.

 

 

 

대충 신시가지를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올 때는 버스를 타고 왔다. 날씨도 슬슬 비가 내릴 준비를 하는 것 같아서 마트 들려 맥주 좀 사서 왔다.

 

연말이라 그런지 낮인데도 마트에 사람이 인산인해다. 새해맞이 파티라도 할 모양이다.

 

가족들이 와서 장을 보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지난달까지 이곳 에콰도르도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빈민층에 지원했던 휘발유 보조금을 정부가 철폐한다고 하자, 이에 반발한 원주민들이 거센 반정부 시위를 일으켰던 것이다. 빈민층의 상당수를 원주민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시위는 전국적으로 일어나서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알고 있다. 이곳 키토에서도 곳곳에서 방화와 약탈이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원만하게 해결되었고, 지금은 도시 어느 곳에서도 그때 시위의 흔적을 읽을 수는 없다. 그래서 연말연시를 맞아 장을 보는 가족들의 평화롭고 유쾌한 모습을 보니 더욱 훈훈해지는 것이리라.

 

아마도 난 올해 마지막 날도 혼자 보내지 않을까 싶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