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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67, 미국 로스앤젤레스 2: 산타모니카(Santa Monica) 해변 그리고 LA 다운타운 산책(20200224)

경계넘기 2020. 7. 8. 17:43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의 날씨는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다. 모처럼 점퍼를 꺼내 입었다. 반바지 입기에는 좀 춥다. 멀쩡한 긴바지라곤 하나뿐인데.

 

산타모니카(Santa Monica) 해변을 갈 생각이다. 태평양을 보러 간다. 북태평양이다. 여행의 막바지다. 만나는 바다만 봐도 여행의 여정이 보인다.

 

LA의 날씨도 무척 좋은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은 미세먼지란 개념 자체를 모를 것 같다. 공기가 맑으니 아침 햇살도 더 눈이 부신 것 같다. 버스를 타러 가는 길이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햇살로 인해 왈츠의 경쾌함이 느껴진다.

 

구글이 알려준 대로 704번 버스를 탔다. 바로 산타모니카 해변으로 간다고 했는데 베벌리힐스(Beverly Hills) 막 지나자마자 산타모니카 해변을 갈 사람은 내려서 다른 버스를 타란다. 내리라고 알려주는 것을 보면 이 버스가 문제인 것 같긴 하다. 내려서 1blue bus로 갈아탔다.

 

버스는 처음이지만 어제 빡세게 지하철을 타고 다녀서 그런지 자연스럽다. 고생한 보람이 있다. 더욱이 패스가 있으니 돈 걱정, 물어볼 걱정이 없다. 그나마 LA는 미국의 여타 도시들에 비해 대중교통 체계가 잘 되어 있다. 웬만한 곳은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다.

 

할리우드에서 산타모니카까지는 대충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갈아타지만 않는다면 더 짧게 걸릴 것이다.

 

버스에 내려서 해변까지 산타모니카 거리를 잠시 걸었다. 산타모니카는 LA의 작은 위성도시 같다. 일산이나 분당 같은. 작지만 깔끔한 도시다. 해변에 들어가기 전에 커피 한 잔 살 카페를 찾았다. 마침 맥도널드가 보였다. 내가 좋아하는 맥 카페. 싸고 좋지 뭐.

 

 

 

커피 한 잔 사들고 산타모니카 피어(Santa Monica Pier)로 들어갔다. 바다 위의 작은 놀이동산이라고 해야 하나. 산타모니카 해변을 보다가 멀리 캘리포니아의 망망대해를 본다. 저 건너가 한국이리라.

 

 

 

해변 자체는 그냥 그렇다. 이렇다 할 특색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물이 맑은 것도 아니다. 그냥 해운대 정도. 그저 넓고 긴 해변. 지극히 미국다운 해변이라고 해야 할까. 벤치에 앉아서 해변을 바라보지만 금방 식상해진다.

 

 

 

여기서 LA 다운타운으로 가는 메트로가 있다. Expo Line으로 산타모니카가 종점. 자리에 앉아 있으니 차가 출발한다. 지상철이다. 메트로에 앉아 캘리포니아의 풍경을 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절로 졸음이 온다. 참 나른한 곳이다. 햇살과 공기가 편안하다.

 

 

 

12시 반에 LA 중심가 유니온 역(Union Station)에 도착했다. 메트로를 갈아타고 차이나타운(Chinatown)에 갔다. 어제 코리아타운(Koreatown)에 갔으니 차이나타운도 가 주어야지. 코로나의 영향 때문인지 차이나타운의 거리에는 사람이 없다. 문을 닫은 상점들도 많고.

 

 

 

차이나타운에서 중심지로 걸어 내려왔다. 한낮의 태양은 뜨겁다. 유니온 역 조금 지나니 리틀 도쿄(Little Tokyo)가 나왔다. 별다른 특색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리틀 도쿄를 한참 찾았다. 가장 특색이 있는 것이 차이나타운이고 리틀 도쿄나 코리아타운은 별 특색이 있는 것은 아니다. 리틀 도쿄에는 일본 식당과 가게 그리고 일본계 거주자가 많다는 것 정도. 그래도 일본거리를 본떠 만든 먹자거리는 테마파크처럼 잘 만들어 놨다.

 

 

 

이런 동네를 지칭하는 명칭에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다.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인이나 중국인들이 모여 사는 곳은 코리아타운, 차이나타운이라 하는데, 일본인이나 인도인들이 사는 곳은 리틀 도쿄, 리틀 인디아(Little India)라 부른다. 왜 다르게 부르는 거지?

 

리틀 도쿄에서 남쪽으로 좀 내려가면 LA 도심이 나온다. 고층빌딩이 줄지어 서 있는 거리다. 늘씬한 현대적 빌딩과 돌로 외장을 한 전통적인 빌딩들이 섞여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본 미국다운 도심의 거리 풍경이다. 

 

 

 

미국에 와서는 햄버거를 집중해서 먹어 보기로 했다. 미국이 패스트푸드의 종주국이기도 하지만 패스트푸드 가게는 팁 문화가 없으니 좋다. 그렇다고 맥도널드나 버거킹을 가려는 것은 아니다. 요즘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미국 3대 햄버거, 쉑쉑 버거(Shake Shack Buger), 파이브 가이즈(Five Guys), 인앤아웃 버거(In-N-Out Buger) 등을 먹어볼 요량이다.

 

지도로 확인해보니 근처에 파이브 가이즈(Five Guys)가 있어서 찾아 가는 길에 7번가 거리에서 한국 빵집 브랜드인 파리바게뜨(Paris Baguette)를 발견했다. 어제는 공항과 할리우드 거리에서 커피빈을 만나서 반가웠는데 중심가에는 파리바게뜨가 있다. 이 또한 반갑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고 있는데 바로 옆 매장이 쉑쉑 버거(Shake Shack Buger)가 아닌가!

 

 

 

듣기로 쉑쉑 버거는 미국 동부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해서 전혀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반가워서 얼른 들어갔다. 점심시간이 막 지나서 그런지 줄이 길지는 않았다.

 

세트 메뉴는 없지만 맥주는 팔았다. 가격이 세다. 더블 패티 햄버거, 감자튀김에 콜라를 시키니 세금 포함 16.53 달러다. 현재 환율 1달러 당 1,250원으로 계산하면 2만 원이 넘는다.

 

미국에서는 팁 문화와 함께 메뉴판 가격에 세금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냥 메뉴판 가격만 보고 시켰다가는 무척 당황한다. 메뉴판 가격에 부가가치세를 포함하고 다시 팁까지 계산해야 한다. 뭐 하나 먹을 때마다 산수 계산을 하게 만드는 망할 놈의 나라다.

 

한국에 들어와서 난리가 났다는 햄버거. 직접 본토에서 어떤 맛인가 하고 먹어 보는데 그냥 햄버거 맛이다. 딱히 맛있다는 느낌은 없다. 오히려 기름이 많아서 조금 더 느끼하다. 맥도날드나 버거킹에 비해 패티가 좀 두껍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만큼 가격이 비싸니 그건 당연한 일이다.

 

 

 

이걸 새벽부터 줄을 서서 먹는다고 하니 맛보다는 유행을 따라하려는 심리가 작동한 듯하다. 햄버거 하나를 2만 원이나 주고 먹어야 하다니. 저렴한 남미에서 올라왔더니 더 비싸 보인다.

 

숙소 들어오는 길에 할리우드의 상징을 봤다. 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오후 늦게 숙소로 들어와서 조금 쉬었다 다시 나갈 생각이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럴 엄두나 나질 않는다. 많이 걸었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