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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멕시코(Mexico )

D+463, 멕시코 멕시코시티 4: 중미 인류학의 보고, 국립 인류학 박물관을 가다(20200220)

경계넘기 2020. 7. 22. 15:54

 

일찍 숙소를 나섰다. 국립 인류학 박물관(Museo Nacional de Antropología)을 가기 위해서다. 넓어서라기보다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다. 박물관 같은 곳은 방문객이 적을 때 차분히 둘러보는 것을 좋아한다. 더욱이 이곳은 중미 인류학의 보고로 소장품이 많아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라는 것을 익히 들어왔다.

 

어제 간 피라미드의 도시,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을 둘러보고는 멕시코시티가 중미 역사문화의 오랜 중심임을 실감했다. 그 중심을 모아놓은 곳이 이곳이다.

 

올바른 순서라면 인류학 박물관을 본 다음에 테오티우아칸을 가야 한다. 박물관에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가야 더 많은 것을 보고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순서를 바꾼 이유는 이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고 변수가 많아서 일단 중요한 곳 순서로 일정을 짰기 때문이다.

 

오전 9시 조금 넘어서 박물관에 들어갔다. 입장하기 전에 무료 가이드 설명을 물어보니 그건 홈페이지에서 미리 신청했어야 한단다. 그래도 말을 해둘 터이니 가이드 해설이 시작하는 10시 반에 입구로 오라고 한다.

 

인류학 박물관 건물도 독특하다. 건물은 가운데가 비어 있는 자의 구조. 비어 있는 공간에도 커다란 지붕이 있다. 그 지붕을 가운데에서 받치고 있는 듯한 커다란 기둥에서는 상단에서 폭포처럼 물줄기가 내려오고 있다. 기둥은 아니고 생명의 나무라고 한다.

 

 

 

2층으로 되어 있는 박물관은 1층은 문명관으로 인류학 유물을, 2층은 민족관으로 멕시코를 구성하는 다양한 민족들의 문화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인류학 박물관의 핵심은 1층 문명관에 있다고 보면 된다.

 

입구에서 들어가면 맨 오른쪽으로부터 제1전시관이 시작한다. 즉 반시계 방향으로 시대적 순서에 따라 원시시대부터 테오티우아칸, 마야(Mayan), 아즈텍(Aztec) 문명관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영어 설명문도 잘 갖추어져 있다.

 

원시문명관과 테오티우아칸 문명관을 보다가 가이드 해설 시간이 되어서 갔다. 열 댓 명 정도가 모여 있었다. 가이드는 할머니. 한 시간 정도 중요한 유물들만 골라서 설명해 주었다. 영어라 완벽하게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대략적으로나마 이해를 하기에 좋았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본격적으로 박물관을 찬찬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다양한 민족들이 오랜 역사 속에서 찬란한 문명을 일구고 살았기 때문인지 볼 것도 읽을 것도 많았다. 테오티우아칸 문명, 마야 문명, 아즈텍 문명은 물론이고 스페인 침략 이후 유럽 문화까지 이식되었으니 말해 뭐할까. 고대문명만 제대로 보려 해도 하루만으로 부족할 것 같다. 특히, 마야나 아즈텍 문명관은 볼거리가 많다.

 

 

 

1층에 비해서 2층은 그다지 볼거리가 많지 않다. 다양한 민족들의 의류, 주택, 풍습 등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비슷비슷해 보여서 금방 훑어 볼 수 있었다.

 

 

 

국립 인류학 박물관은 확실히 일찍 와야 한다. 일단 기본적인 방문객들이 많았지만 특히나 멕시코 현지 학생들의 단체방문이 많아서 이들 학생들과 겹치게 되면 유물을 가까이서 보기조차도 힘들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곳은 중미 역사나 인류사에 대한 지식이 있을수록 재미있을 것 같다. 멕시코에 와서 중미 역사를 알고 싶다면 꼭 들려봐야 할 곳이다. 아울러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의 피라미드를 보기 전에 가는 것이 훨씬 나을 듯싶다.

 

박물관에서 숙소까지 걸어서 가기로 했다. 인류학 박물관은 멕시코시티 중심가의 서쪽 편에 있다. 인류학 박물관에서 바로 연결되는 곳이 신시가지로 보이는 소나 로사(Zona Rosa)지역으로 보인다. 이곳에 한국 마트와 식당들이 많다고 들었다.

 

박물관이 있는 공원에서 나오자마자 커다란 대로가 나온다. 주변으로는 현대적 고층빌딩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은행건물들도 많은데 서울의 테헤란로 같다. 거리에는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 입은 직장인들이 많다. 세계 어디가나 비즈니스 거리에 보이는 모습은 비슷하다.

 

 

 

뒷길로도 가본다. 레스토랑들과 상점들, 카페들이 많은데 곳곳에 한인 식당이나 가게가 보인다. 깨끗하고 비교적 안전한 신시가지에 한인 가게들이 많으니 내심 안심이 된다.

 

갈 데가 없다면 한식당 한 곳에 들려 식사를 했을 터인데 요즘 난 중국식당에 빠졌다. 멕시코의 중식당은 대체로 뷔페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곳이 가성비가 탁월하다. 어제도 한곳에 갔었다. 와하까(Oaxaca)의 중국집보다는 조금 비쌌지만 음식의 종류는 월등했다.

 

오늘 가려는 곳은 지난번 발견한 곳으로 초밥도 있다. 초밥은 허접하긴 하지만 그래도 대충 맛은 난다. 중국집에 와서 중국음식보다는 초밥에 주력했다.

 

배불리 먹고 130페소. 우리 돈 85백 원 정도. 가난한 배낭여행객의 한 끼 식사로는 좀 비쌀 수 있지만 한 끼만 제대로 먹어두면 다른 끼니는 거의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결코 비싸다고 할 수 없다.

 

이번 세계여행을 하면서 세계 곳곳에 있는 중국식당에 덕을 톡톡히 봤다. 가격도 싸고 양도 많고 입맛에도 맞고. 고기가 비싼 곳에서 그나마 고기 요리를 맘껏 먹을 수 있는 곳도 중국집이었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