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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아르메니아(Armenia)

D+117, 아르메니아 예레반 12: 예레반(Yerevan) 도심 트레킹(20190311)

경계넘기 2020. 8. 4. 16:28

 

 

예레반(Yerevan)  도심 트레킹

 

 

한 가지 고민이 아침을 깨운다.

 

여행 일정에 관한 고민이다. 예레반에서 클래식 공연을 더 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슬슬 움직여야할 것 같기 때문이다. 원래 계획은 코카서스 3국과 터키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유럽은 되도록 빨리 돌파할 생각이었기에 예레반에 더 있어도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계획에 변화가 생겼다. 슬로바키아 친구 패트릭이 틈틈이 동유럽의 가볼만한 곳들을 이야기해준 바람에 유럽의 가볼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 루트도 옆에서 지가 짜준다. 동유럽에서 가볼 곳이 많아지니 상대적으로 이곳의 일정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더 좋은 곳이 많다. 아제르바이잔 바쿠가 좋아서 열흘이 넘게 있었는데 예레반은 바쿠보다 더 오래 있다. 이러다가 조지아나 터키에 가면 얼마나 오래 있을지 가늠이 안 된다. 일정을 조금 보챌 필요가 있어 보이는 이유다.

 

예레반에서의 공연도 보고 싶어서 결국 절충한 것이 목요일 공연만 보고 금요일에 떠나기로 한다. 예레반 오페라 하우스는 일주일에 이틀만 공연을 한다. 이번 달은 주로 목요일과 토요일. 토요일 공연까지 보면 일정이 너무 늦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국가를 주말에 들어가는 것을 그다지 좋지 않다.

 

 

 

문득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너무 맑다.

 

어제보다 더 화창하다. 오늘 하루 숙소에 있으면서 여행 사진과 기록을 정리하려고 했으나 이런 날 실내에만 있는 것은 하늘에 대한 실례라고 생각한다. 예레반 시내나 산책하려고 나오려는데 패트릭이 따라 붙는다. 잠시 틈도 안 주고 같이 가잔다. 심심하긴 무척 심심한가 보다.

 

그래서 시작한 산책이 거의 예레반 시내 트레킹이 되고 말았다. 12시쯤 숙소를 나서서 근처 터널을 지나 강변으로 갔다. 강변을 따라 한참 남쪽으로 내려가서 그곳에 있는 한 공원을 찾아 갔다. 가는 데만 장장 3시간을 걸었다.

 

 

 

올 때는 강변이 아니라 도심의 대로를 따라 걸었다.

 

그나마 올 때보다는 시간을 줄였지만 숙소까지 오는데 중간에 저녁 먹고 오니 오후 6시다. 식사 시간 빼면 도시를 거의 5시간 동안 걸은 셈이다.

 

 

 

햇살 받으며 쉬엄쉬엄 산책 좀 하다가 숙소에서 정리 작업을 하려 했던 것이 생각지도 못하게 온종일 예레반 트레킹을 하고 말았다. 나도 그렇지만 패트릭도 걷는 걸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도 호스텔의 친구들 덕에 예레반의 시간을 뿌듯하게 보내고 있다. 다리가 매일 아프긴 하지만.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