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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루마니아(Romania)

D+185, 루마니아 브라쇼브 3: 비 오는 브라쇼브, 쉼표가 있는 하루 (20190518)

경계넘기 2020. 10. 22. 11:15

 

 

비 오는 브라쇼브(Brasov), 쉼표가 있는 하루

 

 

어제부터 내린 비가 그치지 않고 있다.

덕분에 강제 휴식.

 

숙소가 펜션 같아서 좋다. 2층으로 된 숙소 건물은 다락방 같이 비스듬한 지붕을 가진 2층이 도미토리 방이고 1층은 거실과 부엌 등으로 공용공간이다. 2층에 방은 딱 하나다.

 

오늘은 손님마저 없어서 마치 내가 집 전체를 전세 낸 것 같다. 게다가 이 숙소는 무인, self check-in 숙소다. 나도 이곳에 와서 처음 경험했는데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호스텔이다. 예약을 하면 이메일이나 메시지로 출입문과 현관 비밀번호, 방과 침대 번호 그리고 주의사항 등을 알려준다.

 

직원은 오전에 온다. 조식을 제공하는 숙소라 조식과 청소 등을 하기 위해서 오는 것이다. 오늘 같이 손님마저 없으면 그냥 집 전체를 혼자 사용하게 되니 호스텔이라기보다는 비엔비로 펜션 독채를 빌린 것 같다.

 

조용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비 오는 브라쇼프를 즐긴다.

2층 도미토리 방의 천장 창문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도 좋다.

차분해지는 하루.

 

 

 

비는 여행자에게 귀찮은 존재이기도 하지만 때론 이렇게 여백과 여유를 준다.

 

오후에 비가 좀 잦아들어서 기차역에 나갔다. 내일 근교인 시나이아(Sinaia)와 화요일 헝가리 부다페스트(Budapest) 가는 기차표를 미리 사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차역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어서 산책하듯 갈 수 있어서 좋다.

 

시나이아 가는 표는 13레이(Rei), 부다페스트 가는 표는 91.5레이다. 비싸지는 않다. 1레이에 대충 3백 원으로 계산하면 부다페스트 가는 기차표가 27천 원 돈이니 말이다.

 

기차역 바로 옆에 쇼핑몰이 있다. 혹시 쇼핑몰 안에 마트가 있을까 싶어서 들어가 보니 역시나 지하에 대형마트가 있다. 치킨을 팔아서 치킨 다리 몇 조각하고 와인을 사 가지고 들어왔다.

 

숙소에서 닭다리에 와인으로 저녁을 한다.

 

간만에 숙소에서 쉬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루 종일 숙소에서 이렇게 빈둥거린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까마득하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