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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베트남(vietnam)

D+043, 베트남 하노이 5-1: 여행자의 일상..... 아침 운동 or 산책(20181227)

경계넘기 2021. 4. 8. 20:17

 

 

여행자의 일상..... 아침 운동 or 산책

 

아침에 눈이 떠졌다. 그래봐야 7시지만. 대충 씻고 호안끼엠 호수(Hoan Kiem Lake)로 나간다.

아침 운동 겸 호수를 한 바퀴 산책하고 스트레칭도 좀 한다.

 

호암끼엠 호수는 천천히 돌아도 한 30분이면 충분하다. 아침 8시쯤 되었는데도 아직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행자로 보이는 서양인들의 아침 조깅도 심심히 않게 보인다.

 

자꾸 기침이 나오고 가래가 낀다. 아무래도 공기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긴 수많은 오토바이 떼들이 지나 다니는 곳에서 공기 좋길 바라는 것은 도둑놈 심보다.

 

 

장기여행은 여행이 일상인 삶. 운동도 일상이 되어야 한다.

 

 

어제보다는 무려 30분이나 일찍 나왔지만 하노이 시민들은 한참 출근하기에 정신이 없는 시간이다. 중국에서부터 너무 게으름을 피운다. 장기 여행은 꾸준히 운동을 해주어야 하는데.

 

지난 여름 하노이를 여행할 때는 매일 아침 6시쯤 일어나서 호안끼엠에 나왔다. 이른 아침 하노이 거리는 한산하지만, 호수 주변은 아침 운동을 하는 하노이 시민들로 이미 북적였다. 산책하고, 체조하고, 배드민턴 치고.

 

무덥고 습한 여름의 하노이에서 그마나 새벽 공기는 상쾌했다. 그래도 베트남은 베트남. 한 바퀴 호수를 돌고 스트레칭을 해주면 어느새 옷은 땀에 젖었다.

 

 

 

호안끼엠에서 숙소로 오는 도로 변에 괜찮은 카페가 있었다. 땀에 젖은 옷으로 거리가 훤히 보이는 카페 자리에 앉아 따듯한 커피 한 잔을 했다. 이때 아니면 한여름 하노이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긴 어렵다. 이내 눈치 빠른 카페 사장님은 선풍기를 내 쪽으로 가져와 틀어주시곤 했다.

 

그때쯤이면 도로에는 출근하러 가는 오토바이 행렬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혼자 타는 오토바이, 커플이 함께 타는 오토바이, 가족이 몽땅 타는 오토바이. 작업복을 입은 오토바이, 일상복을 입은 오토바이 그리고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오토바이.

 

그네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했다.

 

하노이의 아침 일상을 멍하게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카페 안도 사람들로 가득 찼다. 출근 전 커피 한 잔 하려는 하노이 사람들이다. 카페 사장님은 벌써 선풍기를 회전으로 돌려놓으셨고.

 

그게 지난 여름 하노이에서의 아침 일상이었다.

그 어떤 하노이의 기억보다 그때의 일상이 항상 가장 가슴 진하게 남는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는 계속 늦잠이다.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겨울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름에야 아침 6시에도 해가 중천에 떠 있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다. 7시 넘어야 어둠이 걷힌다.

 

또 한 가지 꼽으라면 도미토리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같은 방을 쓰는 도리토리에서는 다들 곤히 자고 있는데 새벽부터 불을 켜거나 부스럭거리기가 좀 미안하다. 침대에 개인 커튼이 있는 도미토리라면 그나마 낫지만. 작년 여름에 묵었던 하노이의 도미토리가 그런 곳이었다.

 

 

 

현지인의 일상에 젖어드는 것, 그게 여행의 일상이다.

 

그럼에도 아침 운동을 하러 나간다.

조금 늦으면 어떤가.

 

아침 산책이나 운동을 하면 하루가 길어지고 상쾌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현지인들의 일상을 함께 하다보면 나도 어느새 여행자가 아니라 그 사람들의 일상으로 젖어드는 기분이 든다.

 

그 느낌이 참 좋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