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일주 여행/라오스(Laos)

D+051, 라오스 루앙프라방 8-2: 어느 배고픈 여행자의 하루 2 (20190104)

경계넘기 2021. 4. 27. 15:57

 

 

D+051, 라오스 루앙프라방 8-1: 어느 배고픈 여행자의 하루 1 (20190104)

어느 배고픈 여행자의 하루 1 어제 오후의 햇살은 잠시의 선물이었나 보다. 오늘은 수줍은 햇살마저 없다. 빅트리 카페(Bigtree Cafe)에서 블랙커피 한 잔 시켜놓고 글을 쓰고 있다. 날씨마저 쌀쌀해

beyondtheboundaries.tistory.com

 

어느 배고픈 여행자의 하루 2

 

 

감자튀김에 맥주 2병을 까고 강변 식당을 나서려는데 또 배가 허전하다.

나서는데 허전함이 느껴진 것인지 허전해서 나서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 겨우 오후 4.

정말 뱃속에 거지가 들었다!

아침도 잘 먹고, 점심은 두 번이나 먹고, 큼직한 라오 맥주는 이미 3병을 마셨다.

 

 

 

발걸음은 까오삐약을 먹으러 다시 씨엥통(Xiengthong) 식당을 향한다.

 

그런데 문이 닫혔다. 이제 겨우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다 팔린 모양이다. 카오삐약이 주로 점심으로 먹는 음식일수도 있다. 점심 장사만 하는 거지.

 

장사가 잘 되는 식당임은 틀림없다. 이렇게 장사가 잘 되면 테이블 수도 좀 늘리고, 저녁 메뉴를 추가해서 저녁 손님도 받을 터인데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살 만큼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자본주의 시각에서 보면 답답할지 모르겠지만 만족하면서 사는 모습이 더 넉넉해 보인다. 벌리면 더 벌려고 악을 쓰는 우리보다 나아 보인다. 잘 살수록 자살률만 늘어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 아닌가!

 

이 식당이 정말 만족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더 벌고 싶은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런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대체로 라오스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는 여유가 있어 보인다. 그걸 사회주의 시대의 잔재나 더운 열대지방 사람들의 특성이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할 말 없지만 잘 살수록 점점 더 각박해지는 우리 사회에 분명 필요한 삶의 자세임은 분명해 보인다.

 

아울러 라오스가 한국보다 훨씬 못사는 나라임은 분명하지만 우리가 라오스인들보다 더 행복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생각했던 까오삐약이 날라 가니 여러 가지 생각으로 고민스럽다.

 

어제는 한국 식당에서 저녁을 했으니 이번에는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라오스 정찬을 즐겨볼까 아니면 배낭여행자답게 시장 입구에 있는 거리 뷔페 집에 가서 저렴한 가격에 이것저것 먹어 볼까?

 

 

 

고민하며 내려오는데 어제 국수 먹었던 로컬식당이 보인다. 머리는 아직 결정을 못했는데 발은 이미 식당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국수 대신에 고기덮밥을 시켰다. 밥이 좀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이 식당도 한국 방송에 나왔던 집이다. 식당 안에 방송에 나왔던 사진이 걸려 있다. 오늘이 두 번째인데 이곳이 맛집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해 보인다. 그렇다고 나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제야 허기가 사라지는 것 같다.

 

그럼에도 숙소 가는 길에 라오스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가는 것을 잊지 않는다.

숙소에서 맥주에 먹을 생각이다.

 

 

 

배고픈 여행자의 하루다.

아니다.

살빠진 여행자의 하루다.

 


 

여행을 하면서 배우는 다이어트 진리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활동량이 많으면 결코 살은 찌지 않는다는 것. 다이어트에 왕도란 없다. 활동량이 적다면 그만큼 먹는 것을 줄이고, 많이 먹고 싶다면 그만큼 많이 움직여야 한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