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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태국(Thailand)

D+071, 태국 람빵 10: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1, 람빵에서 방콕 (20190124)

경계넘기 2021. 6. 22. 12:20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1, 람빵(Lampang)에서 방콕(Bangkok)

 

 

다시 이동이다.

태국에 들어온 지 19일째, 람빵(Lampang)에 온 지 10일째만이다.

 

 

이동만 2박 3일, 총 1,804km 여정이다.
3번의 기차와 한 번의 짧은 배.

 

 

태국 람빵(Lampang)에서 말레이시아 페낭(Penang 또는 피낭(Pinang))까지 간다. 꼬박 23일에 걸쳐 총 1,804km 거리를 이동한다. 지금까지 여행 중 12일에 걸친 이동은 여러 번 있었지만 23일에 걸친 이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이동의 또 다른 특징은 모두 기차로 이동한다는 것.

2박 모두 기차에서 한다.

 

 

 

기차로 태국을 종단해 말레이시아 국경을 넘는다.

 

중간에 방콕(Bangkok) 그리고 말레이시아와의 국경인 파당 베사르(Padang Besar) 두 곳에서 기차를 갈아탄다. 람빵에서는 태국 북부선을 타고 606km를 달려 다음날 새벽 방콕에 도착한다. 방콕에서 다시 태국 남부선을 타고 991km를 달려 다음날 오전에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국경 도시인 파당 베사르에 도착해서 그곳에서 걸어서 말레이시아로 넘어간다.

 

태국의 최남단 파당 베사르는 흥미로운 국경 도시다. 독일 통일 전의 베를린처럼 도시가 태국 영토와 말레이시아 영토로 나뉘어 있다. 방콕에서 출발한 태국 기차의 종착역인 파당 베사르역은 더 흥미롭다. 이 역은 사실 말레이시아 영토의 파당 베사르에 있는데 기차역 안에 출입국 관리소가 있어서 바로 국경을 넘을 수 있다. 태국 열차가 태국 측 플랫폼에 도착하면 바로 그곳에서 출입국 심사를 받고, 같은 역 안의 말레이시아 플랫폼으로 가서 말레이시아 기차를 탈 수 있다.

 

마치 공항처럼 도착 기차역에서 출입국 심사와 함께 현지 기차도 바로 탈 수 있으니 무척이나 편하다. 굳이 기차로 국경을 넘으려는 이유다.

 

파당 베사르역에서 마지막 세 번째 말레이시아 기차를 타고 164km 떨어진 도시 버터워스(Butterworth)까지 간다. 페낭은 섬이라 버터워스에서 배를 타고 페낭섬으로 들어간다. 버터워스에서 바로 보이는 섬이라 배로는 금방이다.

 

 

 

 

어차피 계획대로 안 되는 것이 여행이고 인생이다

 

 

다만, 대부분의 일정이 아직 유동적이다.

람빵에서 방콕까지의 기차표 외에는 예매한 표가 없기 때문이다.

 

방콕역과 파당 베사르역에서 바로 기차표를 사서 이동해야 한다. 성수기에 기차표가 있을 지는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가장 걱정되는 구간은 역시 방콕에서 파당 베사르에 가는 기차다. 야간열차는 하루에 한 대만 운행한다고 한다. 이곳 람빵역에서는 예매가 안 된다고 하니 방콕역에 도착해서 사야하는데 기차표가 없다면 그 기간만큼 방콕에서 강제 체류할 수밖에 없다.

 

유동적이니 불안하고 불편할 수 있겠지만 이게 또 여행의 묘미다.

어차피 계획대로 안 되는 것이 여행이고 인생아닌가!

 

 

 

 

출발까지 시간 보내기,
무언가를 하기엔 좀 어중간하고, 그냥 있자니 엄청 무료한 시간.

 

 

다시 이동을 한다니 기분이 살짝 들뜬다.

 

저녁 기차인지라 바쁠 건 없다. 최대한 체크아웃 시간을 채워서 나가려고 침대에서 뭉갠다. 동네 한 바퀴 산책할 시간도 있지만 일어나기도 싫다. 그냥 침대에서 창밖 너머의 아침 해를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9시 넘어서 샤워하고 가방을 천천히 싼다. 람빵에서만도 세 번이나 이사를 했더니 짐 싸는 것이 점점 수월하다. 람빵에서 9박을 했는데 정확히 3일씩 세 번 숙소를 옮겼다. 천천히 가방을 싸려 하지만 손이 의지보다 앞서 나간다.

 

체크아웃을 하고 큰 배낭은 호텔에 맡긴다. 이제부터 저녁 기차 시간까지 시간을 보내야 한다. 보통은 가장 지겨운 시간이 되기 마련이다.

 

바로 마사지 숍으로 간다. 오늘은 2시간을 받을 생각이다. 태국의 마지막 마사지이자 아마 앞으로의 여행에서 더 이상 마사지 받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태국과 중국이 마사지의 종주국이라면 나머지 국가들은 아류에 불과하고, 턱없이 비싸기만 하다. 마지막 마사지를 제대로 받기로 한다. 최대한 몸을 풀어준다.

 

어제와 같은 마사지사다. 다른 마사지사는 보질 못했다. 아마 낮에는 손님이 거의 없으니 한, 두 명만 있나 보다. 보통 2시간을 받으면 한 시간 코스를 길게 하게 마련인데 이곳은 단순히 길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한 마사지를 해준다. 온몸을 더 꼼꼼히 마사지 받으니 더 시원하다.

 

이번에는 호텔 바로 옆 와위(Wawee) 커피숍으로 간다. 와위 커피(Wawee Coffee)도 도이창 커피(Doi Chaang Coffee), 팡콘 커피(Pangkhon Coffee) 등과 함께 태국의 유명한 커피 브랜드다. 도이창 커피보다는 조금 싼 것 같긴 한데 와위 커피도 제법 가격이 있다. 아이스커피가 와위는 65밧, 도이창은 80밧이었다. 이번 숙소에 오면서 보게 되었다.

 

 

 

 

이곳에서 와위 커피을 마시며 글 작업도 하고, 다음 여정지인 페낭에 대한 정보도 읽어둘 참이다. 이곳 카페에는 나처럼 컴퓨터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좀 있다. 여행 중에 글 작업을 하다 보니 여러 나라의 다양한 카페를 가본다. 덕분에 이곳저곳 커피 맛도 보고. 디지털 노마드에게 와이파이가 빵빵하고 시원한 카페는 가장 중요한 놀이터이자 일터다.

 

시원한 곳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밀린 여행 일지도 정리하고, 페낭의 정보도 찾아 읽다보니 그새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이젠 정말 떠날 시간이다.

 

 

바로 기차역으로 간다.

 

도착한 시각이 6시 반. 727분 기차까지는 아직도 한 시간 가까이 남았다. 천천히 와도 되지만 나의 여행 원칙 중의 하나가 기차역이나 터미널, 공항 등은 만일을 대비해서 적어도 한 시간 전에는 도착하는 것이다. 잘 알고 익숙한 곳일수록 더 조심을 해야 한다.

 

한국 외에 태국처럼 기차역에 맘대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없어 보인다. 중국 같은 나라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태국 역시 플랫폼까지 사람들이 드나드는 것에 제지가 없다. 한술 더 떠서 기찻길 옆 야시장 사람들이 역 안의 화장실을 이용하고, 플랫폼에서는 운동이나 산책하는 사람도 있다.

 

 

 

플랫폼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려 하는데 도저히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모기가 사정없이 달려들기 때문이다. 배낭만 벤치 위에 올려놓고 주변을 계속 걸어 다닌다. 덕분에 나도 주민들과 함께 플랫폼에서 강제 산책을 한다.

 

저녁 720분에 기차가 역에 들어선다.

치앙마이에서 출발한 기차다.

 

 

 

태국 기차를 처음 타본다.

 

태국 기차 침대칸은 낮에는 좌석으로 있다가 저녁이 되면 차장이 침대로 만들어 준다. 좌우에 좌석이 있고, 침대로 만들면 아래, 2층 침대가 된다. 좀 독특한 점이 윗칸과 아랫칸의 침대 크기가 너무 다르다는 것. 아랫칸 침대가 적어도 3분의 1은 더 넓다. 그래서 100밧 정도 더 비쌌나 보다.

 

기차에 탑승을 하니 아직 좌석이다. 좌석에 잠시 앉아 있으니 차장이 와서 바로 침대로 만들어준다. 바로 윗칸으로 올라가서 누우니 나름 편하다. 더욱이 태국 침대칸에는 커튼이 있어서 나름 프라이버스가 존중된다.

 

 

 

저녁 창밖으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지만 윗칸은 아예 창문이 없다. 피곤도 하고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잠을 청한다. 한숨 자고 나면 새벽에 방콕역에 도착할 것이다. 밤기차는 창밖을 볼 수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목적지라 지겨울 것도 힘들 것도 없는 여행이 된다.

 

, 2등칸이라 선풍기 객실인줄 알았는데 에어컨 객실이다. 가장 비싼 스페셜 익스프레스(Special Express)는 전실 에어컨인가보다. 덕분에 시원하다. 남들은 무척 추웠다고 하는데 더위를 잘 타서 그런지 윗칸임에도 추운지는 모르겠다. 기분 좋게 잠을 청한다. 기차의 덜컹거림은 항상 자장가 같다.

 

동남아에서는 태국과 함께 베트남에서도 기차를 타 봤다. 베트남도 저녁 침대기차였다. 곧 말레이시아에서도 기차를 타볼 터이니 인도차이나 반도에서는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서만 기차를 타보지 않은 셈이 된다.

 

 

by 경계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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