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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인도(India)

D+087, 콜카타 1-4: 인도에 오면 맞닥뜨리는 것들 2 (20190209)

경계넘기 2021. 8. 13. 16:21

D+087, 콜카타 1-3: 인도에 오면 맞닥뜨리는 것들 1

 

D+087, 콜카타 1-3: 인도에 오면 맞닥뜨리는 것들 1 (20190209)

인도에 오면 맞닥뜨리는 것들 1 여행지에 대한 편견도 문제지만 환상도 문제다. 솔직히 알 건 알고 가는 것이 좋다. 인도에 가면 일상적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것들이 있다. 물론 유의해야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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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오면 맞닥뜨리는 것들 2

 

 

3. 정신없이 울려 제치는 혼돈의 경적 소리

 

 

 

인도의 거리는 각종 소음으로 사람의 혼을 뺀다.

 

그 중에서도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것은 시도 때도 울려 대는 차와 오토바이의 경적 소리다. 인도에서의 경적 소리도 차가 지나가니 조심하라는 신호일 게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그냥 막무가내로 비끼라는 의미로 들린다. 그러니 북적대는 길일수록 경적은 더 많이 더 심하게 울려댄다. 그렇지 않아도 정신없는 거리를 더 정신없이 만든다.

 

베트남의 거리도 차나 오토바이로 넘쳐나지만 경적은 거의 울리지 않는다. 하노이나 호치민 도로에서 그 엄청난 오토바이 떼들이 조용히 서로 비껴가는 것을 보면 마치 물속에서 물고기 떼들이 유영하는 듯하다. 반면에 인도의 거리에서는 쉴 새 없이 울려대는 경적 소리에 피곤하다 못해 짜증이 난다.

 

 

 

 

 

4.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는, 죄책감 1도 없는 거짓말.

 

 

 

인도 여행책들을 보면 인도를 종교적인 나라, 묘한 성스러움이 깃든 나라로 많이들 묘사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만나는 인도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그 중 하나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술술 불어대는 거짓말들이다. 죄책감은커녕 남을 속이거나 등쳐먹는 게 무슨 자랑이라도 되는 듯한 모습들을 자주 접한다. 거짓말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한 말에 별다른 책임감도 없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눈을 바로 쳐다보지 못한다고들 한다. 그래서 대화를 할 때 되도록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말하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인도다. 정말 상대방의 눈을 뚫어져라 보면서 사기를 친다. 여기에 환한 미소까지. 혹 거짓말을 하면서 눈길을 피한다면 그는 인도인이 아닐 것이다.

 

 

 

역시 숙소에서 당한다.

 

오전 11시 안 되어서 숙소에 도착했더니 오후 1시에나 방이 나온단다. 숙소에 짐을 맡기고 돌아다니다 1시에 들어갔더니 돌아오는 답은 아직이란다. 숙소 공용 공간에서 기다리는데 오후 2시가 넘도록 말이 없다. 직원에게 물으니 그제야 방으로 안내해 준다. 결코 미안하다는 말이나 제스처 등은 없다. 나도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안내해준 도미토리의 침대는 3층 침대에 3층이다. 분명 예약할 때 침대 1층을 원한다고 했고, 오전에 체크인할 때에도 침대 1층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2층도 아니고 3층이다. 침대 3층에는 난간도 없다.

 

 

 

이건 아니다 싶다.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말한다.

 

분명 예약할 때와 오전에 왔을 때 침대 1층이 가능하다고 해서 체크인을 했는데......”

(직원이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는 듯 어깨만 으쓱거린다.)

침대 2층이라도 없나요? 3층에는 난간이 없어서 너무 위험한데

만실이라 이것밖에 없어요

 

예상되는 당연한 반응과 대답이다.

여기서 한 번 더 치고 들어간다.

 

그래요. 그럼, 개인실 있나요? 싱글 방이든 더블 방이든

?”

나는 저기서는 잘 수 없고, 그쪽은 도미토리에 이 침대 빼고는 없다고 하니 돈을 더 지불하고 싱글 방이나 더블 방에서 자겠다는 겁니다. 숙소에게는 더 좋은 것 아닌가!”

 

그제야 직원들이 좀 당황한다.

 

싱글이나 더블 방? 당연히 없다. 이미 예약할 때 이 호스텔에는 도미토리 방만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나만 당할 수 없으니 그냥 찔러보는 게다.

 

우린 도미토리밖에 없는데...... 정 그러면 다른 도미토리 방에 침대 2층이 있는데 그쪽으로 가실래요.”

 

당황한 직원이 결정적 실수를 한다.

이때다 싶어 살짝 언성을 높인다.

 

방금 전에는 이것 밖에 없다고 하지 않았나!”

“.......!?”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가던 직원이 말을 못한다.

 

인도에서 화를 내면 나만 손해다. 인도 녀석들 눈 하나 깜짝 안한다. 거짓말이 너무 익숙한 친구들이라 화내는 놈만 바보 된다. 다만 이렇게라도 어필을 해놔야 쉽게 다시 장난질을 치지 않는다.

 

 

 

인도인들을 너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아닌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다만 어느 나라나 외국 여행객들을 상대하는 사람들에는 이런 부류들이 있기 마련인데 인도인들이 좀 더 심하고 독특하다는 정도로만 이해하기 바란다.

 

그나저나 침대 2층으로 옮길 걸 그랬나 싶다.

아까는 귀찮아서 그냥 관두라고 했는데.

 

침대 아래서 볼 때와 막상 3층에서 볼 때가 또 다르다. 3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더욱 아찔하다. 다년간의 도미토리 경험에도 불구하고 침대 3층은 처음인데, 와중에 침대 옆에 난간이 없으니 정말 위험스럽다. 방바닥도 대리석이라 자다 떨어지면 답이 없어 보인다. 침대에 난간 좀 만들지.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