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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아랍 에미리트( United Arab Emirates)

D+089,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 1-2: 쇼핑몰의 도시, 두바이 (20190211)

경계넘기 2021. 10. 14. 16:02

 

 

쇼핑몰의 도시, 두바이

 

 

오랜 이동으로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두바이(Dubai)에서의 시간은 단 이틀이다. 그나마 오는 날, 가는 날을 제외하면 온전한 날은 내일 하루에 불과하다. 12일 있었던 인도야 전에 두 달 가까이 여행했던 나라라지만 이곳은 처음 온 나라. 시간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두바이를 대표하는 두 곳의 쇼핑몰을 가기로 한다.

 

하나는 세계 최대의 쇼핑몰로 분수 쇼로 유명한 두바이 몰(Dubai Mall)이고, 다른 하나는 실내 스키장으로 유명한 에미리트 몰(Mall of the Emirates)이다. 새로운 여행지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쇼핑몰을 찾아가는 것은 두바이가 처음이다. 그만큼 두바이는 쇼핑몰로 유명하다.

 

숙소에서 보니 에미리트 몰이 더 멀고, 중간에 두바이 몰이 있다. 먼저 멀리 있는 에미리트 몰을 구경하고 중간에 두바이 몰을 구경하기로 한다. 어차피 두바이 몰에서는 저녁에 분수 쇼를 봐야 하니 늦게 가야 한다.

 

메트로역에서 물어보니 에미리트 몰까지 10디르함 정도 한단다. 바로 데일리 패스(daily pass)를 끊었다. 데일리 패스가 22디르함이니 훨씬 경제적이다. 아예 공항에서부터 끊었으면 좋을 뻔 했다. 데일리 패스를 끊으면 그 날 하루는 무한대로 탈 수 있다.

 

 

에미리트 몰(Mall of the Emirates)

 

 

 

에미리트 몰이든 두바이 몰이든 넓긴 엄청 넓다.

 

하지만 쇼핑몰은 쇼핑몰, 쇼핑몰 자체는 별로 관심이 없다. 넓다는 것은 그냥 다리만 아플 뿐이다. 넓다 보니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도 쉽지가 않다. 안에서 좀 돌아다니다보면 위치를 잃어버린다.

 

 

중국의 경제적 파워가 여기까지 미친다. 중국인들이 여행과 소비의 큰손이 되다보니 쇼핑몰 여기저기에 중국의 설을 축하하는 한자 사인들이 걸려 있다. 커다란 복(福)도 보이고.

 

 

 

에미리트 몰은 대충 한번 둘러보고는 바로 실내 스키장으로 간다.

 

스키장은 유리 온실처럼 유리로 덮여 있어서 안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스키장 유리가로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둘러싸고 있다. 커피 한 잔 하고 싶은데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은 지금 겨울이라 한국에서 바로 왔다면 감흥이 적겠지만 가을에 한국에서 나와서 지금까지 주로 더운 곳을 다녔던지라 실내에 있는, 하얀 눈 덮인 스키장이 제법 신선하다. 크지는 않지만 리프트도 있고 슬로프에는 나무도 심어져 있고 있을 건 다 있다.

 

눈을 볼 수 없는 두바이에서 스키장이 랜드마크가 되었다. 정말 기발한 생각이다.

 

 

 

스키장은 여느 한국의 스키장과 다르지 않다. 스키 렌탈도 할 수 있고, 강습도 받을 수 있다. 스키장에 들어가서 눈을 한번 밟고 싶은데 그러기에는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

 

 

 

강습하는 모습을 보는데 참 신기하다. 여긴 분명 열사의 나라인데. 이곳에서 보면 참 이국적인 모습일 수밖에 없다. 멀어서 정작 스키 타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실내 스키장을 보고 나니 에미리트 몰에서는 할 걸 다 했다 싶다.

 

 

 

 

두바이 몰(Dubai Mall)

 

 

 

바로 두바이 몰로 이동한다.

 

사실 나의 두바이 최대 목적지는 두바이 몰 인공 호수에서 펼쳐지는 두바이 분수 쇼와 두바이 몰 바로 옆에 있는 세계 최고의 빌딩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

 

구글 지도로 확인하면 두바이 몰을 가기 위해서는 두바이 몰 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야 한다고 나온다. 역에서 걸어가기에는 꽤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왜 역 이름을 두바이 몰로 지었을까 하고 궁금해 하는데 그 이유가 곧 밝혀진다. 역에서 쇼핑몰까지 실내 통로로 연결되어 있다. 심지어 무빙워크까지 있다.

 

 

 

세계 최대의 쇼핑몰이라더니만 과히 그 말이 틀리지 않다.

에미리트 몰보다 볼거리도 훨씬 많다.

남자들의 시선을 끄는 것도 많다.

 

에미리트 몰보다 훨씬 넓어서 제법 길을 잘 찾는다는 나도 자주 길을 잃는다. 분수 쇼를 하는 두바이 분수 광장을 찾아 가려 하는데 도저히 내 스스로는 찾을 수 없어서 물어물어 간다

 

 

 

두바이 분수 광장은 자체로도 훌륭하다.

 

사막 도시 한 가운데 넓은 인공 호수를 만들었다는 것도 신기한데 호수 주변은 쇼핑몰과 부르즈 할리파 등의 고층빌딩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여기에 중동 특유의 전통 양식으로 만들어진 호텔과 레스토랑 건물도 있어서 그 자체로 멋진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두바이 쇼핑몰 옆에 우뚝 솟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 할리파도 웅장하다. 가히 사막의 기적이다. 거대한 빌딩 벽면은 다채로운 색깔로 빛을 발하면서 야경의 멋을 더한다. 

 

 

 

저녁 7, 분수 광장에 도착하자마자 분수 쇼가 바로 시작된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호숫가를 둘러싸고 분수 쇼를 기다리고 있어서 인파 뒤에서 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장관이다.

 

미안하지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s) 호수의 분수 쇼는 이에 비하면 아이들 장난 수준이다. 음악에 맞춰서 분수가 군무를 추듯 한다.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의 분수 쇼가 물을 직선으로만 뿜어내도록 물관이 고정된 것이었다면 두바이 몰의 분수 쇼는 물관이 움직이도록 되어 있어서 정말이지 분수가 춤을 추듯 한다. 분수의 높이며 음악에 맞춘 임팩트까지 모두 훌륭하다.

 

페트로나스 분수 쇼도 페트로나스 빌딩을 배경으로 분수 쇼가 펼쳐진다. 마찬가지로 두바이 몰의 분수 쇼도 부르즈 할리파 빌딩을 배경으로 분수 쇼를 한다. 가끔은 부르츠 할리파 건물 전체를 배경으로 영상을 틀기도 한다. 분수 쇼와 건물의 영상이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노래 한 곡 딱 끝나니 분수 쇼도 끝난다.

 

5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다. 그래도 한 20~30분은 할 줄 알았는데. 아쉬움에 호수 주변을 돌고 있는데 730분에 다시 분수 쇼를 한다. 확인해 보니 오후 6시부터 매 30분마다 한 번씩 분수 쇼를 한다.

 

짧아서 그런지 더욱 아쉽게 느껴져서 그날만 네 번인가 분수 쇼를 봤다. 분수 광장에서만 2시간 이상 있었다는 말인데, 기다리는 시간이 심심하지는 않다. 호수 주변에 볼거리가 많아서 시간이 금방 간다.

 

 

 

더 보고 싶었지만 초행길에 너무 밤늦게 다니는 것도 그래서 저녁 9시 분수 쇼를 마지막으로 두바이 몰을 나선다. 메트로 역에 들어서니 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다. 하지만 난 데일리 패스를 가지고 있으니 바로 열차를 타러 간다. 메트로(Metro)는 전철이나 지하철 같은 도시철도를 말한다. 두바이도 웬만한 곳이 메트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무척 편리하다.

 

메트로역에서 숙소 가는 길에 슈퍼마켓도 있고, 한국의 1000원 샵 같은 10디르함 샵도 있다. 숙소에 들어가면서 우유와 빵 등의 간단한 먹거리를 산다. 마트 등의 생활 물가는 생각보다 저렴하다. 두바이 물가가 비쌀 것 같아서 걱정을 했는데 마트 등을 이용한다면 의외로 저렴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두바이 분수 쇼의 감흥이 남아서 일까 한 2, 3일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미 비행기를 예매했으니 그럴 수는 없다. 이래서 미리 예약하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여행은 머무르고 싶으면 머무르고, 떠나고 싶으면 떠나야 하는데.......

 

 

 

같은 방에 있는 할아버지가 무척이나 까탈스런 분이시다. 당신 잔다고 핸드폰 불마저 못 켜게 한다. 이제 겨우 10시 조금 넘었는데.

 

인도에서부터 짧은 일정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낸다.

샤워하고 침대에 누우니 절로 잠이 온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