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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090,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2-3: 두바이 박물관에서 읽는 두바이의 역사 (20190212)

경계넘기 2021. 10. 20. 16:51

 

 

두바이 박물관에서 읽는 두바이의 역사

 

 

전통시장 구경을 마치고 두바이 박물관(Dubai Museum)으로 향한다.

 

두바이 박물관은 내륙으로 가늘고 길게 들어온 만()인 두바이 크리크(Dubai Creek)을 건너가야 한다. ‘두바이 향신료 시장(Dubai Spicy Souk)’이 시작하는 또는 끝나는 지점에 크리크를 오가는 전통 배인 아브라(Abra) 선착장이 나온다. 아브라 요금은 1디르함. 배는 수시로 다닌다.

 

 

 

반대편 선착장에서부터 연결되는 시장이 있다.

 

이쪽도 구시가지다 보니 수크(souk) 즉 전통시장이 많다. 볼만은 한데 이곳도 호객 행위가 만만치 않다. 그 시장이 끝나는 부분에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가 있고 그 앞으로 종교 예식에 필요한 것인지 꽃가게가 즐비하게 있다. 동남아나 인도나 이곳이나 종교 행사에 꽃을 참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근처에 섬유 시장(Textile Souk)도 있단다.

 

 

 

모스크 건너 작은 토성(土城)의 건물이 두바이 박물관(Dubai Museum)이다.

 

두바이 박물관은 1787년 이곳을 방어하기 위해 건설한 알 파히디 요새(Al Fahidi Fort)1971년에 박물관으로 개조한 것이다. 두바이 역사박물관이다. 입장료는 3디르함으로 저렴하다.

 

 

 

재미있는 게 막상 들어가면 1층으로 구성된 단층 전시관에 볼 것이 거의 없다.

 

이게 다 인가 싶을 무렵 한쪽 구석에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진짜 전시관은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성질 급한 사람은 대충 지상 전시관만 보고 화를 내며 나갈 수도 있다.

 

 

 

지하 전시관에는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두바이의 역사가 잘 정리되어 있다.

 

석유가 발견되기 전까지 두바이의 생활 모습이 모형으로 전시되고 있다. 설명도 만만치 않게 많다. 천천히 읽으면서 가면 두바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글이 너무 많아서 꼼꼼히 읽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지하 전시관은 조명까지 어두워서 글을 읽자면 눈이 금세 피곤해진다.

 

 

 

두바이의 역사를 알기 전에 먼저 아랍 에미리트를 살펴보자.

아무래도 그게 이해가 쉬울 게다.

 

아랍 에미리트 지역에 인간이 살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124천 년 전이라고 한다. 아랍 에미리트가 있는 아라비아 반도가 인류의 기원인 아프리카에서 인류가 확산하는 통로에 있기 때문이리라. 이 지역에 이슬람이 전파되기 시작한 7세기 이전부터 아랍인들이 들어와 정착하기 시작했으며 오랜 세월 동안 페르시아 만의 상업과 무역 중심으로 성장했다. 16세기 포르투갈의 지배 아래 들어갔다가 1820년 영국의 보호령이 되었다.

 

아랍 에미리트의 정식 명칭은 아랍 에미리트 연합국(United Arab Emirates)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랍 에미리트는 아부다비(Abu Dhabi), 두바이(Dubai), 샤르자(Sharjah), 라스 알 카이마( Ras Al Khaimah), 아즈만(Ajman), 움 알 카이와인(Umm Al Quwain), 푸자이라(Fujairah)7개 토후국(Emirate)이 연합해서 만든 연방 국가다. 토후국이란 일종의 부족 국가로 부족의 수장이 통치하는 나라를 말한다.

 

6개 토후국은 1971년에 연방 국가를 결성해 영국으로부터 독립했고, 이듬해 마지막 토후국이 참여하여 7개 토후국 연방이 되었다. 원래는 9개 토후국이 연방을 결성해 독립하려 했지만 바레인(Bahrain)과 카타르(Qatar)가 각기 먼저 독립했다. 7개 토후국 중 가장 큰 토후국이 아부다비로 아랍 에미리트 전체 면적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아랍 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도 아부다비 토후국에 안에 있다.

 

 

아랍 에미리트 (출처: Wikipedia)

 

두바이는 면적은 아부다비 다음이지만 인구는 가장 많다.

 

아부다비가 아랍 에미리트의 정치 중심이라면 두바이는 경제 중심이다. 도시 아부다비가 수도라면 도시 두바이는 아랍 에미리트에서 가장 큰 도시다.

 

두바이의 역사는 두바이를 안고 흐르는 두바이 크리크를 따라 흐른다. 두바이는 크리크 양 편에 사람들이 정착하면서 시작되었다. 크리크에 의해 두바이 구시가지는 현재 금 시장과 향신료 시장이 있는 북동쪽의 데이라(Deira) 지구와 두바이 박물관이 있는 남서쪽의 버르(Bur) 지구로 나뉜다. 데이라와 버르 지구가 두바이의 구시가지를 형성한다.

 

 

 

두바이인들은 크리크를 중심으로 어업과 소규모 무역을 하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특히 이곳에 질 좋은 진주가 많이 나와서 5~6세기부터 진주 산업이 두바이 경제의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고 한다.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진주 산업의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제1차 세계대전, 1930년대 세계 대공황 그리고 1932년 진주 양식이 시작되면서 급속히 쇠락했다고 한다. 진주 산업의 몰락은 당시 두바이뿐만 아니라 여타 토후국들에게도 경제적 압박을 주었다.

 

 

 

진주 산업의 쇠락 이후 두바이와 여타 토후국들을 살린 것이 바로 1958년에 아부다비 앞바다에서 발견된 원유였다. 이후 두바이를 위시한 아랍 에미리트의 페르시아 만 해안에서 많은 원유가 발견되면서 아랍 에미리트의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두바이 크리크를 중심으로 무역도 급속히 성장했다. 원래 두바이 크리크는 수심이 얕아서 큰 배가 들어올 수 없었다고 한다. 작은 배에 의한 소규모 무역만이 이루어지다가 1955년부터 두바이가 크리크의 바닥을 준설하고, 방파제를 쌓고, 항구를 개발하면서 크리크를 통한 무역도 급속도로 늘어났다고 한다.

 

두바이 크리크는 원래 버르 지구를 감으면서 페르시아 만에서 내륙으로 14km 정도 들어와서 끝났다. 하지만 지금은 만의 입구에서 남서쪽으로 내려간 페르시아 만의 주메이라(Jumeirah) 해변까지 운하를 파서 연결해 버렸다. 덕분에 버르 지구는 섬 아닌 섬이 되어버렸지만.

 

 

두바이 크리크(Dubai Creek) 연장 지도 (출처: wikipedia)

 

두바이는 현재 세계적인 국제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진주에서 석유로, 지금은 비즈니스, 쇼핑, 관광, 서비스 도시로 탈바꿈하면서 많은 서아시아 도시들의 성장 모델이 되고 있다. 이런 도시를 23일만 머물고 떠나야 하다니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