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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오스트리아(Austria)

D+209, 오스트리아 빈 1-2: 빈의 첫인상, 물가 겁나 비싸다 (20190611)

경계넘기 2022. 4. 21. 11:39

 

 

빈(Wien)의 첫인상....... 물가가 겁나 비싸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Ljubljana)에서 오후 1220분에 빈(Wien)에 도착한다.

 

터미널에서 숙소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터미널 바로 옆에 메트로 역이 있다. 대중교통비가 무척 비싸다. 정기권도 있어서 아예 48시간 교통권을 끊는다. 14.1유로. 서유럽 국가의 물가에 직면하는 순간이다. 이틀 동안의 대중교통 이용권이 우리 돈 2만원 돈이다. 그간 다녔던 국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도미토리 숙소도 1박에 27유로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5천원이 훌쩍 넘는 돈이다. 조식도 제공하지 않는다. 조식을 먹으려면 4.9유로를 따로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고 특별히 좋은 숙소는 아니다. 평점 괜찮은 보통의 숙소. 성수기에 접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여행한 국가들의 2~3배에 이르는 물가다. 다른 나라에서는 1인실도 그 가격이면 손이 떨렸다.

 

 

 

새벽부터 바지런을 떨었더니 목적지에서 시간의 여유가 생긴다.

 

짐을 정리하고 좀 씻고 오후 3시쯤 숙소를 나선다. 일단 배를 채워야 할 것 같다. 하루 종일 쫄쫄 굶었더니 배가 고프다. 먹을 곳이 없나 거리를 둘러보는데 대로변에 아시아 음식점이 있다. 중식집이다.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Beograd)에 있는 아시아 푸드(Asian Food)와 비슷하다. 이곳은 직접 뷔페처럼 담아 먹는다는 것이 다르다.

 

큰 접시에 음식을 이것저것 가득 담는다. 거기에 캔 맥주를 하나 주문한다. 큰 접시의 음식이 6유로, 캔 맥주가 2유로 도합 8유로다. 대충 음식과 맥주해서 만원 돈이다. 이곳 물가로 저렴한 편임에도 세르비아의 아시아 푸드에서는 이렇게 해서 5~6,000원 정도했다. 대충 두 배 가까이 가격이 차이난다. 그런데 음식이 맛이 없다. 짜기만 하고. 베오그라드의 식당은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았는데. 배고픈 마음에 괜히 그득그득 담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간 물가 저렴한 국가들만 다녔던 터라 오스트리아의 물가에는 깜짝깜짝 놀란다.

 

길거리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하나도 4~5유로는 기본. 유럽을 여행하며 항상 나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주었던 길거리 조각 피자 하나도 보통 3유로 이상이다. 특히 문화재나 공연장 입장료가 무지무지 비싸다. 공연은 고사하고 박물관이나 왕궁 하나 들어가려해도 입장료로만 2만원 넘는 돈이 훌쩍 나간다.

 

 

 

유심도 비싸서 포기한다.

 

유심을 살까하고 통신사 대리점 찾아 들어갔는데 너무 비싸서 관둔다. 루마니아 이후 유심을 사지 않은 것 같다. 헝가리,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슬로베니아까지. 체류기간이 짧아서이기도 하고, 하도 빠르게 이동하느라 살 여유도 없었다.

 

빈에서 유심을 사려는 이유는 여기서는 EU 통합 유심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EU 가입국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유심이다. 한 번 사두면 EU 안에서는 바꿔 끼울 필요가 없다. 유심 하나에서도 통합 유럽을 느낄 수 있다.

 

유심은 꼭 비싸서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나의 아날로그적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구글맵의 경로 찾기가 없으면 아예 다닐 생각을 못하는 친구들을 더러 본다. 처음부터 구글맵과 함께 여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렇다. 내 경우 스마트폰이 존재하기 전부터 배낭여행을 했다. 그때는 지도 한 장 손에 들고 다녔다. 지도에 익숙하다는 말이다.

 

구글맵을 보더라도 위치나 경로만 확인하고는 스마트폰은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어 버린다. 한번 보면 대충 감으로 찾아갈 수 있을 뿐더러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 날치기 당할 위험만 높아진다. 헷갈리는 경우에만 다시 꺼내서 확인한다. 요즘은 구글맵도 지도를 다운로드 받아두면 오프라인에서도 지도를 이용할 수 있다. 내 위치 확인도 가능하고. 그러니 주로 도심에서만 움직인다면 굳이 유심이 필요하지는 않다.

 

 

 

한국과 비교한다면 오스트리아가 마냥 비싸다고는 할 수 없다.

 

요즘 한국의 물가도 워낙 비싸졌으니까. 문제는 인간이 망각과 적응의 동물이라고 내가 한국의 물가를 잊었다는 데에 있다. 지금까지 거쳐 온 나라들이 대부분 저렴한 국가들이었기에 이미 이들 나라들의 물가에 익숙해져 있다. 실제 물가와 여행자의 체감 물가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로 지금 나는 빈에서 촌놈 서울 물가에 화들짝 놀라는 형국이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