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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10, 오스트리아 빈 2-2: 구시가지 산책 2, 빈 미술사 박물관 (20190612)

경계넘기 2022. 4. 26. 17:38

 

 

(Wien) 구시가지 산책 2,

빈 미술사 박물관(Wien Museum of Art History)

 

 

바쁘다 바빠.

빈에 볼거리가 이렇게 많다니!

 

호프부르크 왕궁(Hofburg Palace)에서 순환도로 링슈트라세(Ringstraße)를 건너 다시 빈 미술사 박물관(Wien Museum of Art History)과 빈 자연사 박물관(Wien Museum of Natural History)이 있는 곳으로 온다. 광장을 가운데 두고 웅장하고 화려한, 쌍둥이 두 건물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광장 중앙에는 쇤브룬 왕궁(Schönbrunn Palace)을 만든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황제이자 최초의 여제(女帝),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의 동상이 있다. 광장 이름도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Maria-Theresien-Platz)이다. 북서쪽에 있는 것이 자연사 박물관이고 남동쪽에 있는 것이 미술사 박물관이다. 헷갈린다면 테레지아의 동상을 보자. 호프부르크 왕궁을 바라보고 있는 여제의 왼편이 자연사 박물관, 오른편이 미술사 박물관이다.

 

 

마리아 테레지아 동상과 빈 자연사 박물관

 

두 건물은 독일의 건축가인 고트프리트 젬퍼(Gottfried Semper)와 카를 하제나우어(Carl Hasenauer)의 설계로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졌다. 자연사 박물관이 1889년에, 미술사 박물관은 1891년에 개장했다. 두 건물 역시 19세기말 링슈트라세를 따라 지어진 링슈트라세 양식(Ringstraßenstil)에 속한다.

 

 

빈 미술사 박물관

 

두 박물관 중 어디를 볼까 고민하다 미술사 박물관으로 정했다.

 

빈 자연사 박물관도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과 함께 유럽에서 손꼽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둘 다 구경할 시간은 없고, 그렇다고 스쳐가며 두 곳을 보는 것도 영 개운치 않다. 쇤브룬 왕궁(Schönbrunn Palace)과 호프부르크 왕궁에서 역사의 향기를 맡았으니 이제는 미술의 향기에 젖어 볼란다.

 

 

빈 미술사 박물관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Wien Museum of Art History)

 

 

 

미술관을 보고 후회했다.

빈의 일정을 늘렸어야 했다.

서너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싶었는데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빈 미술사 박물관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Louvre Museum), 마드리드의 국립 프라도 미술관(Prado National Museum)와 함께 유럽 3대 미술관 중 하나란다. 세계 3대 미술관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했다.

 

미술사 박물관은 6세기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House of Habsburg)가 수집한 작품들과 17세기 중엽 레오폴트 빌헬름 대공(Archduke Leopold Wilhelm)이 수집한 진귀한 소장품들을 전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술관이다. 앞의 글을 읽었다면 빌헬름 대공을 다들 알게다. 지금은 승마학교의 마구간으로 사용되는 슈탈부르크(Stallburg)에 자신의 예술품들을 보관했던 사람이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궁정 화가이자 종교 화가였던 루벤스(Peter Paul Rubens)을 비롯해 브뤼헐(Pieter Brueghel de Oude), 벨라스케스(Velázquez), 뒤러(Dürer), 라파엘로(Raffaello) 등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화, 조각 등의 예술품 외에도 왕궁의 보물, 무기, 화폐 등의 진귀한 물건들도 소장하고 있다고.

 

 

 

오후 3시에 미술사 박물관에 들어간다.

 

입장료는 16유로. 오디오가이드로 5유로를 더 내야 한다. 모두 21유로. 입장료들이 만만치 않다. 이곳에도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다.

 

3시간 동안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밖에서도 커 보였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니 더 넓고 복잡하다. 전시된 소장품들도 많아서 문을 닫는 6시 안에 다 둘러보는 것은 확실히 불가능하다. 일단 그림이 전시되고 있는 층을 먼저 보기로 하고, 그것도 오디오 가이드에서 설명하는 그림만 보기로 한다. 유럽 회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2층으로 바로 올라간다. 이곳은 1층을 ground floor로 부르니 우리 식으로는 3층 되겠다. 회화 작품들 중에서도 반드시 봐야 한다는 루벤스와 브뤼헐 작품들이 있는 전시실을 먼저 공략한다.

 

 

 

그림 역시도 오디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보니 훨씬 재미있다.

 

미술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오디오 가이드가 사람 가이드보다 더 좋은 것 같다. 사람 가이드는 쫓아다니느라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없지만 오디오 가이드는 내 마음대로 시간을 가지고 볼 수 있다. 또한 반복해서 들을 수 있으니 더욱 좋다.

 

 

 

 

빈 미술사 박물관의 작품들을 감상해보자.

다행히 미술사 박물관은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
Peter Paul Rubens, 1577-1640

 

 

독일 태생의 화가로 바로크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다.

 

앞서 언급했듯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궁정 화가이자 종교 화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덕분에 이곳 박물관에 그의 그림이 많다고 한다. 외교관으로도 활동해서 기사 작위도 수여 받았다고.

 

 

< 모피를 두른 엘렌 푸르망, The Fur> (1630)
<4 대륙, The 4Rivers of Paradise> (1615)
< 메두사, Medusa> (1618)
< 비너스의 축제, the feast of venus> (1635-36)
<Ildefonso Altarpiece> (1630-31)

 

 

피터르 브뤼헐 더 아우더
Pieter Brueghel de Oude, 1527-1569

 

 

브라반트 공국의 화가로 북유럽 르네상의 대표적인 화가.

 

처음에는 속담 등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다가 역사화와 종교화를 그렸다고. 후기에는 농민 생활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 눈 속의 사냥꾼, The Hunters in the Snow> (1565)
< 사육제와 사순절의 싸움, The Fight Between Carnival and Lent> (1559)
< 아이들의 놀이, Children's Games> (1560)
< 바벨탑, The Tower of Babel> (1563)

 

 

틴토레토
Tintoretto, 1518(?)-1594

 

 

16세기 이탈리아의 화가.

종교적 요소와 세속적인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베네치아 미술을 대표한다고 한다.

 

 

< 수산나의 목욕, Susanna and the Elders> (1555-56)

 

그래서일까 성서 속 수산나의 이야기를 그린 이 그림 왼쪽 하단과 가운데 맨 뒤에 목욕 중인 수산나를 훔쳐보는 두 원로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그리고 있다. 아니, 섬뜩하다고 해야 하나.

 

 

디에고 벨라스케스
Diego Velázquez, 1599-1660

 

 

17세기 스페인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16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미술을 연구하면서 자신의 독특한 기법을 발전시켰다고 한다.

 

 

< 푸른 드레스를 입은 마르가리타 공주, Infanta Margarita Teresa in a Blue Dress> (1659)

 

마르가리타 공주는 에스파냐의 국왕 펠리페 4세의 딸이다. 벨레스케스는 에스퍄냐의 궁전 화가로 어린 마르가리타 공주의 초상화를 꾸준히 그려서 빈으로 보냈다. 공주가 그녀의 외삼촌이기도한 빈의 레오폴드 1세의 신부감들 중 한명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기 위함이란다. 그림 속의 공주는 8세 때다.

 

 마르가리타 공주는 15세 때 레오폴드 1세와 결혼해 22세의 젊은 나이로 죽은 비운의 여인이었다. 앞서 쇤브룬 왕궁에서도 설명했지만 혼인으로 제국을 이룩했던 합스부르크 왕가 공주들에게 운명 지어진 비극이다.

 

 

주세페 아르침볼도
Giuseppe Arcimboldo, 1527-1593

 

 

주세페 아르침볼도(Giuseppe Arcimboldo)16세기 이탈리아의 궁정 화가이자 풍자 화가.

 

과일, 채소, 동물 등의 사물을 배열하여 기괴한 초상화를 그렸다. 익살과 해악으로 당대에는 인기를 얻었으나 오히려 후대에 별 관심을 얻지 못했다고. 그러다 20세기에 들어 초현실주의 화가에게 평가를 받기 시작했단다.

 

 

<여름 Sumner>, <겨울 Winter) (1563), <불 Fire>, <물 Water> (1566), 가운데 <루돌프 2세의 초상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그림들 중의 하나.

 

<사계절 Four Seasons> (1563)4작품 중에서 미술사 박물관에 있는 것은 여름과 겨울이다. 왼편의 두 그림 중 위가 여름이고 아래가 겨울이다. 오른편의 두 그림은 <4개의 사물 Four Elements> (1566) 4작품 중 물과 불이다. 위가 불이고 아래가 물이다.

 

 

베르나르도 벨로토
Bernardo Bellotto, 1720-1780

 

 

베네치아 화파의 이탈리아 화가.

 

이탈리아 중부와 동유럽 도시들의 풍경화를 많이 그렸다고 한다. 1758년에서 1760년까지의 짧은 기간 동안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를 위해 빈에서 궁정 화가로 일했다고 한다.

 

 

< 벨베데레에서 본 비엔나, Vienna seen from the Belvedere> (1758-61)
< 에렌호프 쪽 쇤브룬 왕궁, Das kaiserliche Luftschlo&szlig; Sch&ouml;nbrunn, Ehrenhofseite> (1759-60)

 

 

빈에 있을 대 그린 도시 풍경화들로 보인다.

오전에 쇤부른 왕궁(Schönbrunn Palace)을 직접 봤는데 여기서 그림으로 다시 만나니 반갑다.

 

퇴장을 안내하는 방송이 나온다.

 

미술사 박물관을 나서는데 무척이나 아쉽다. 입장료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작품을 보지 못하고 나와서다. 오디오 가이드에서 설명해주는 작품들은 미술사 박물관이 소장하는 작품의 10분의 1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오디오 가이드에 있는 작품들조차 다 보지 못하고 나간다.

 

예술과 문화의 도시 빈은 박물관이나 미술관 하나에도 하루를 잡아야 한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