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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10, 오스트리아 빈 2-4: 구시가지 산책 4, 인네레슈타트와 슈테판 대성당 (20190612)

경계넘기 2022. 5. 2. 11:20

 

 

(Wien) 구시가지 산책 4,

인네레슈타트(Innere Stadt)와 슈테판 대성당(Stephan Cathedral)

 

 

인네레슈타트
Innere Stadt

 

 

빈(Wien)의 제1구역(1st municipal district of Vienna),

인네레슈타트(Innere Stadt)

 

숨 가쁘게 달렸던 오늘의 일정은 바로 인네레슈타트를 향한 여정이었다.

 

중심에서 주변으로 가는 게 보통 시가지 여행의 정석이라지만 빈에서만큼은 주변에서 중심을 향한다. 빈의 시가지는 구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순환 도로, 링슈트라세(Ringstraße)를 기준으로 링슈트라세 안의 구시가지와 링슈트라세 밖의 신시가지로 나뉜다. 여기서 링슈트라세 안의 구시가지를 빈의 제1구역 인네레슈타트라 부른다.

 

오늘 첫 일정이 인네레슈다트에서 좀 떨어진 신시가지의 쇤브룬 왕궁(Schönbrunn Palace)이었고, 다음이 인네레슈타트 경계에 있는 호프부르크 왕궁(Hofburg Palace)과 빈 미술사 박물관(Wien Museum of Art History), 그리고 경계선인 링슈트라세를 따라 19세기 말에 지어진 링슈트라세 양식(Ringstraßenstil)의 빈의 건축물들을 맛보았으니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빈의 중심, 인네레슈타트다. 진정한 구시가지.

 

이렇게 말하니 무언가 깊은 뜻이 있었던 것 같지만 사실 숙소 스텝 아주머니께서 쇤브룬 왕궁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이니 무조건 일찍 가라고 해서 그런 것뿐이다. 나머지 일정은 이전 일정에서 가까운 곳을 가다 보니 그리 된 것이고. 자고로 남자는 여자 말을 잘 들어야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고 했으니 이는 만고의 진리요, 인류의 보편적 가치.......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쁠 건 없다.

 

 

 

부르크 극장(Burgtheater) 옆길로 인네레슈타트로 들어간다.

 

링슈트라세의 건축물들이 신시가지답게 넓은 도로를 따라 시원함과 웅장함을 뽐냈다면 인네레슈타트에는 조밀함과 고풍스러움이 있다. 그렇다고 웅장함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6백여 년 유럽을 좌지우지하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거점이라 웬만한 유럽의 올드타운과는 달리 건물들이 대체로 크고 시원시원하다. 화려한 건물들도 눈에 많이 들어온다.

 

링슈트라세의 건물들이 신시가지다운 인위적인 냄새가 났다면 인네레슈타트의 건물들은 세월의 멋이 깃든 자연스러움이 있다. 수백 년 삶의 기운이랄까.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구시가지의 건물들은 조밀하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틈이 없다. 좁은 지역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다 보니 나오는 모습이리라. 하나의 건물은 다른 건물의 벽이 된다. 인네레슈타트에는 건물들이 크다 보니 그게 더 신기하게 보인다. 인네레슈타트의 길을 걷다보면 물샐 틈이 없는 깊은 수로를 걷는 기분이 들곤 한다.

 

 

 

나란히 붙어 있는 건물들의 양식이 각양각색인 곳도 있다. 건축된 시기가 달라서일까?

 

 

 

 

슈테판 대성당
Domkirche St. Stephan, Stephan Cathedral

 

 

인네레슈타트의 중심으로 바로 치고 들어간다.

 

중심인 인네레슈타트에서도 중심은 바로 슈테판 대성당(Stephan Cathedral)이다. 빈의 랜드마크로 오스트리아의 가장 중요한 종교 건물이다. 빈말이 아닌 것이 그간 숱한 성당들을 봐왔지만 손에 꼽을 만한 성당 중의 하나다. 웅장하고 화려한 외관. 벽에 난 창문 하나하나 벽에 붙은 조각 하나하나 그리고 지붕을 씌운 타일 하나하나가 다 작품이다. 외관의 벽면만 보는데도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나에게 카메라는 망원경 겸용이다.

 

카메라가 똑딱이 즉 컴팩트이긴 하지만 최상급 하이엔드 카메라다. 이번 세계여행을 떠나면서 과감히 무거운 DSLR 카메라를 포기하고 선택했다. 카메라를 선택하면서 줌에 신경을 썼다. 렌즈가 따로 없으니 줌이 좋아야해서다. 이 카메라는 광학 4.2(24-100mm)에 디지털 줌은 약 8.4(200mm)까지 나온다. 사진을 좀 아시는 분이라면 디지털 줌은 의미가 없다고 하실 게다. 하지만 나는 카메라를 망원경 대용으로도 자주 쓰다 보니 디지털 줌도 유용하게 써 먹는다.

 

카메라의 줌을 당겨서 슈테판 대성당을 하나하나 본다.

 

슈테판 대성당 같은 거대한 건축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려면 맨눈으로는 어림도 없다. 이럴 때 카메라의 망원렌즈를 이용한다. 대성당이 바로 보이는 곳에 철퍼덕 앉아서 카메라의 줌을 당겨서 본다. LCD 창으로 보이는 그 세밀한 조각 하나하나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뭐하나 대충한 것이 없다. 건물 하나에 몇십 년 몇백 년씩 걸리는 이유를 알만 하다. 줌을 통해 감상하다 셔터를 살짝 누르면 사진으로도 저장되니 이보다 좋을 게 없다.

 

기록에 의하면 본당이 헌당된 것은 1147년이지만 전체적인 완공된 것은 1160년이란다. 1147년이든 1160년이든 800년이 훌쩍 넘는다. 일차 완공 이후에도 1511년까지 증개축이 지속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지금도 공사 중이다. 처음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지만 14세기 중반 증개축하는 과정에서 고딕 양식이 더해졌다고 한다.

 

 

 

대성당은 다행히 제2차 세계대전의 화마를 피했다.

 

19454월 빈에 주둔하던 독일군이 퇴각하면서 대성당 파괴를 명령했지만 명령을 받은 대위가 이를 거절해 무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완벽하게는 피하지 못해서 독일군 퇴각 후 도시의 약탈자들이 주변 건물들에 붙인 불이 대성당에 옮겨 붙어 다소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만 한 것이 다행이다.

 

 

 

성당의 내부도 장엄하고 화려하다.

 

외관만큼이나 내부의 장식도 세밀하고 조밀하다. 여기에 장엄하기까지. 역시나 성당 의자에 앉아서 카메라의 줌을 이용해서 벽이나 천장을 하나하나 감상한다. 벽이나 기둥의 조작들이 섬세하다. 창문의 스테인드글라스도 화려하고. 조각품들도 많은데 대략 90여 개가가 있다고 한다.

 

 

 

빈에선 성당도 하나의 박물관이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