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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14, 폴란드 크라쿠프 2-2: 크라쿠프의 유대인 지구, 카지미에슈 (20190616)

경계넘기 2022. 9. 6. 08:35

 

 

크라쿠프의 유대인 지구, 카지미에슈(Kazimierz)

 

 

바벨 성(Wawel Castle) 아래로 유대인 지구 카지미에슈(Kazimierz)가 있다.

 

카지미에슈 유대인 지구는 2차 대전 당시 독일이 크라쿠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을 이곳에 모여 살게 했던 곳이란다. 유대인 게토(ghetto).

 

하지만 원래 카지미에슈는 1335년 당시 폴란드의 왕이었던 카지미에슈(Casimir III)가 크라쿠프(Krakow) 올드타운 남쪽 외곽에 만든 왕실 도시로 독립된 도시였다. 왕은 자신의 이름을 따서 이 도시를 카지미에슈라 불렀다. 카지미에슈 왕은 유대인에게 관용 정책도 폈다. 그 때문에 유럽에서 학대 받던 많은 유대인들이 크라쿠프로 이주해 카지미에슈에 많이 정착했다. 이후에도 대체로 유대인에게 관용적인 정책을 폈던 폴란드에는 다른 유럽에 비해 많은 유대인들이 살았다. 이곳 크라쿠프에도 한때는 인구의 3분의 1이 유대인이었다고 한다. 덕분에 크라쿠프, 그 중에서도 카지미에슈 지구는 폴란드와 유대인 문화가 혼합되어 발전하였다고 한다.

 

 

 

비극은 독일군과 함께 찾아왔다.

 

2차 세계대전과 시작과 함께 이곳 크라쿠프에도 19399월 독일군이 진입했다. 크라쿠프에 독일의 폴란드 총독부가 들어섰고, 바벨 성은 총독부 건물이 되었다. 19404월 폴란드 총독으로 부임한 한스 프랑크(Hans Frank)가 크라쿠프 유대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직전 크라쿠프에 살았던 56,000명의 유대인 중 당시 남아 있던 16,000여 명의 유대인들을 이곳의 유대인 게토로 몰아넣었다. 원래 3,000 여명 정도가 살아가던 지역에 크라쿠프 인근의 유대인들까지 이곳에 몰아넣으면서 곧 2만 명이 넘게 수용되었다.

 

수많은 유대인들이 이곳에서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갔지만 곧 이들은 더 잔인한 운명과 마주해야했다. 19426511,000명의 유대인들을 시작으로 많은 유대인들이 아우슈비츠 절멸수용소(Auschwitz extermination camp)와 베우제츠 절멸수용소(Bełżec extermination camp)로 이송되어 가스실에서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1943313일과 14일에는 끔찍한 마지막 게토 정리(liquidation)가 이루어졌다. 일할 수 있는 유대인 2,000여 명은 노동수용소로 보내지고, 병약한 2,000여 명의 유대인들은 게토의 거리에서 쏴 죽였다. 그리고 남은 유대인들은 전부 아우슈비츠 절멸수용소로 보내졌다.

 

 

 

유대인 지구라 해서 특별한 것은 없다.

 

하지만 내가 느끼지 못해서 그렇지 건물 하나하나에 그들의 아픔과 설움이 맺혀 있으리라. 지금은 그저 여느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카페와 바와 레스토랑으로 가득해서 낯선 이방인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대적으로 길을 정비 중인지 한창 공사 중인 곳이 많다. 

 

 

 

가톨릭 성당이나 유대인 지구답게 유대교 회당인 시나고그(Synagogue)가 도처에 있다.

 

성당이나 시나고그에 대한 지식이 짧아서 뭐가 뭔지 잘 모르지만 볼 만한 몇 곳을 소개해 본다. 대표적인 곳이 대천사 성 미카엘 성당(Basilica of St. Michael the Archangel)’. 내가 임의로 번역한 거라 정확한 번역 이름은 다를 수도 있다. 성당 앞에 작은 연못이 파여 있다. 내려가는 입구에 약수터 같이 물 나오는 곳이 있는데 의미가 있는 곳인가 보다. 물 받아 가는 사람들이 있다. 원래 로마네스크(Romanesque)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1472년 고딕(Gothic) 양식으로 새로 지었다고 한다. 정확한 건설 시기를 찾을 수 없으나 1472년 훨씬 이전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그 옆으로 걷다보면 빨간 벽돌의 벽면과 녹색 첨탑이 독특한 성당이 하나 나온다.

 

마찬가지로 가톨릭 성당이다. 이름은 알렉산드리아의 성 캐서린 로마 가톨릭 교회,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Roman Catholic church of St. Catherine of Alexandria, Augustinian Monastery)’인데 번역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이 성당도 대략 14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한창 보수 공사 중이다.

 

 

 

지구 가운데로 들어오면 눈에 띄는 성당 하나가 더 있다.

 

코퍼스 크리스티 대성당(Corpus Christi Basilica). 14세기 중엽에 건설하기 시작해서 15세기 중엽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빨간 벽돌로 지은 전형적인 고딕 양식의 성당이다.

 

 

 

지구 가운데 광장에는 시장도 선다.

이름이 중앙시장광장(central market square)이다. 크지는 않지만 다양한 물건들을 판다

 

 

 

, 이곳에 예술가들이 모여 들면서 예술가의 거리로도 바뀌고 있다고 한다. 

 

지구의 남단으로는 비수아 강(Vistula River)이 흐른다. 강변은 잘 정리되어 있어서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기에 좋아 보인다. 여유가 있다면 차근차근 둘러볼 터인데 항상 아쉽다.

 

 

 

가보지 못한 쉰들러 팩토리(Schindler’s Factory).

 

나중에 알고 보니 유대인 지구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쉰들러 팩토리(Schindler’s Factory)가 있다고 한다. 많은 유대인들을 살렸던 쉰들러의 공장인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되면서 당시의 잔혹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가보지 못했다.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그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는 열심히 봤는데, 정작 그 실제 현장은 놓쳤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