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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88, 이집트 다합 9: 다합(Dahab)의 작은 코리아타운(Korea Town) (20190829)

경계넘기 2024. 3. 27. 15:23

 

 

다합(Dahab)의 작은 코리아타운(Korea Town)

 

 

여행을 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녀 봤지만 다합처럼 한국 여행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코리아타운은 처음 본다.

 

코리아타운이라고 해서 한국 상점들이나 한국거리가 있고 그런 것은 아니다. 외부로 들어나지는 않지만 카톡방을 매개로 작지만 활발한 한국여행자 공동체가 만들어져 있다. 이 여행자 공동체를 내가 코리아타운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내가 코리아타운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이유는 이곳이 정말 해외의 일반 코리아타운처럼 그 안에서 한국인들끼리 많은 것들을 해결하고, 해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다이빙 숍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합 코리아타운의 중심 역할은 해양 액티비티의 메카답게 한국인이 운영하는 다이빙 숍(shop)들이다. 다이빙 교육과 장비 임대를 하는 곳이다. 여기에는 가장 중추적인 스쿠버다이빙 숍인 따조다합’, 그리고 프리다이빙 숍인 아지트’, ‘바라던 바다등이 있다. 내가 교육을 받은 초이앤리(ChoiNLee)’도 규모가 작은 신생 프리다이빙 숍이다. 다합에 장기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런 숍들을 운영하거나 이곳에서 강사로 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와 함께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숙박업소도 있다.

 

초이앤리의 도미토리나 몇몇 쉐어하우스(share house)가 대표적이다. 이런 곳들은 직접 쉐어하우스라는 이름을 걸고 하고 있기 때문에 정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집을 임대해서 쉐어를 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여행자의 신분으로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듯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여행자의 이름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여하튼 여행자들이 임대해서 공동 생활하는 형태가 이곳 다합 코리아타운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주거행태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다합 코리안타운의 중심 토대는 디지털 시대답게 역시  단톡방이다.

 

 

대표적인 곳이 ‘다이빙에 미치다’다. 앞서 언급했듯이 다합 코리아타운의 네트워크는 다합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다합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활동하는 단톡방 다이빙에 미치다. 이 단톡방을 중심으로 그 아래에 다양한 목적과 주제를 가진 작은 단톡방들이 있어서 이곳 한국인 여행객들을 끈끈하게 연결시켜 주고 있다.

 

첫째, 이런 단톡방들은 정보 제공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곳을 통해서 다합 코리아타운의 사람들은 다합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새로 다합에 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는 사람들도 이곳을 통해서 새로운 정보를 접한다.

 

둘째, 이들 단톡방들은 여행자들 간에 오프라인의 관계도 만들어준다. 이곳 단톡방에서 여행을 같이 할 일행을 구하기도 하고, 다이빙이나 다른 액티비티를 같이 할 동료를 구하기도 한다. 아울러 예배 모임이나 요가 모임, 축구 모임 등의 단톡방도 있어서 다양한 취미 생활의 작은 모임을 만들어준다.

 

셋째, 단톡방들은 벼룩시장의 역할도 한다. 다합을 떠나는 사람들이 남기는 물건 등을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떠난 방이나 집들의 새로운 주인을 찾기도 한다.

 

 

 

 

상업화되고 있는 다합의 코리아타운.

 

단톡방들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하면서 다합 코리아타운을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 측면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역시 상업화. 남기는 물건들을 무료나 실비로 넘기는 대신 한국에서 산 가격의 몇 배를 붙여서 팔기도 한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시장인 셈인데 이곳이 배낭여행자들의 공동체라는 점에서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외국의 한국인 유학사회에서도 먼저 떠나는 유학생들이 다른 유학생들에게 자신들이 쓰던 물건들을 팔곤 한다. 하지만 저렴하게 내놓지 결코 이렇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내놓지는 않는다.

 

상업화가 가속화되면서 보따리장사나 숙박업자와 같은 행위들이 여행자의 이름으로 빈번하게 행해지고 있다. 아니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이 더 맞는 말로 보인다. 이곳 코리아타운의 중심 역할을 했던 한국인 다이빙 숍들도 다이빙 가격 인상을 주도하면서 담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서 씁쓸함은 더해진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일단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이 몰려가는 곳은 반드시 물가가 올라간다.

 

 

그것도 사정없이 오른다. 어디가 좋다거나 뜬다 싶으면 떼로 다니는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의 여행 특성, 여기에 황금 만능주의와 졸부 근성이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그만큼 여행지로서의 가치는 떨어지고 여타 국가들의 여행객들은 그곳을 떠난다. 그리고 어느 날 변덕이 심한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이 새로운 관광지로 몰려가면서 갑자기 떠나버리면 한동안 그곳은 폐허로 남는다.

 

 

 

 

제발 다합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싶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