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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이야기 15: 기숙사에서 사는 것으로...... (20230416)

경계넘기 2024. 4. 15. 15:23

 

 

기숙사에서 사는 것으로......

 

 

기숙사에 살기로 한다.

 

대세에 저항 한 번 못해 보고 눌러 앉는다. 일터와 집은 가까워도 멀어도 안 된다(不可近不可遠)’는 나의 신념에 예외적인 사항이 발생했다.

 

조금의 변화도 있었다. 고등학교 팀에 있던 두 분 여자 쌤이 당분간 기숙사에 있기로 했다. 고등학교는 타이응우옌 시에서도 30분 정도 가야 하는 포옌(Pho Yen)이라는 더 작은 도시에 있다. 그곳의 숙소 사정은 이곳보다 더 열악하다. 고등학교 쌤들은 대학의 한국어과 선생님과 같이 포옌에 방 보러 갔다 와서는 아예 그곳에서 방 구할 엄두를 못 낸다. 아니 그럴까! 대학팀도 타이응우옌 시에서 방 구경 한 번 하고 전부 기숙사에 남겠다고 하는 판국에. 여기에 고등학교에 사정이 생겨서 고등학교 단원 쌤들이 다른 기관에 재배치될 수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와서 당분간 대학에 머물기로 했다.

 

 

 

 

지난 금요일에 각자의 기숙사 방에 입주했다.

 

지난 금요일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맡은 단원 쌤들이 기숙사를 떠났다. 중학교 단원 쌤들은 학교에서 가까운 아파트에 집을 얻었다. 내가 가고 싶었던, 시내의 깔끔한 아파트다. 초등학교 쌤들은 아직 방을 못 구해서 당분간 호텔에서 지내기로 했다. 초등학교 근처에 좋은 아파트가 있긴 한데 가격이 비싸서 목하 고민 중이다.

 

짐을 잠시 빼 두었다가 방이 정리된 오후에 각자의 방에 입주했다. 내 방은 2주간 머물렀던 방의 바로 옆방이다. 3층 한 층에 6명의 쌤들이 같이 머무른다. 복도 양편으로 방이 있는데 한편에는 나를 포함한 남자 쌤 두 분의 방이, 반대편에는 여자 쌤 네 분의 방이 있다. 복도를 경계로 남녀가 나눠진다.

 

 

 

 

대학에서는 나름 신경을 써 주었다.

 

교육 기간 중에는 21실이어서 방에 침대가 두 개 있었다. 그 침대 하나를 빼고, 새 냉장고, 새 책상과 의자 그리고 티 테이블까지 방에 넣어 주었다. 1층에 있던 식당 자리에 공동 부엌도 마련해주고, 공동 세탁기도 마련해 주었다. 물론 대학에서 처음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지난주 내내 지난했던 협상의 결과다. 이 협상 때문이라도 내가 혼자 빠져나가기 힘들었다. 물론 기숙사에 남기로 한 고등학교 쌤 두 분의 결정이 일찍 나왔다면 튀어 나갔을 터다.

 

 

 

 

기숙사.....

 

, 나쁘지 않다.

방에 습기 좀 차고,

가끔 바퀴벌레와 화상벌레가 기어 들어오는 것 빼고.

 

 

 

 

특히 내 방에서 보는 풍경이 나쁘지 않다.

 

우리 대학이 고속도로 바로 옆에 있는데 내 방에서 길게 뻗은 고속도로의 풍경이 바로 보인다. 맑은 하늘도, 빨갛게 물든 하늘도, 멋진 구름도, 비오는 풍경도, 안개 자욱한 풍경, 여기에 밤하늘의 별까지도 볼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오는 소음과 먼지가 있긴 하지만....... 

 

 

 

 

사실 기숙사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일터와 집이 붙어 있고, 동료들과 한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게 문제다. 일과 휴식 그리고 공사 관계가 뒤섞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남녀가 한 공간에 있기 때문에 의도했든 아니든 성비위 문제도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조심 또 조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민은 천천히 하기로 하고,

간만에 혼자만의 공간을 즐긴다.

 

커피 한 잔 그리고 음악과 함께

비 내리는 창밖의 풍경을 즐긴다.

 

 

by 경계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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