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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8: 자, 이제 한국으로(20180811)

경계넘기 2018. 2. 6. 11:42

 

2017. 8. 11.  상하이는 비, 한국도 비.    ", 이제 한국으로

 

이래저래 정신없이 수속을 밟고 게이트 앞에 서니 새벽 1시 반이다. 2시쯤 탑승을 할 터이니 한 30분 정도 시간이 남은 것이다. 도로에서 조금 더 지체했다면 무척이나 속이 탈 뻔 했다. 그래도 뭐 많이 기다리지 않으니 그건 좋다. 이번에도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비행기를 바꿔 탄다. 3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타는 것이니 크게 기다릴 필요는 없는데 여기서 지연된다면 좀 서둘러야 할 것이다.

 

비행기는 정확히 새벽 240분에 뉴델리 공항을 이륙했다. 올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정확히 출발한다. 중국 항공도 참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30분 정도 지연은 기본이었는데. 그런데 재밌게도 우리 좌석이 비행기 맨 뒤 열이었다. 그나마 내 좌석은 가운데 열의 복도 쪽. 비행기 맨 뒷좌석에 타는 것은 처음이었다. 오히려 아예 맨 뒤거나 앞이 편한 것 같다. 좌석 젖힐 때 뒷사람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고, 화장실 가기도 편해서 말이다. 다만,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가 좀 거슬릴 뿐이다.

 

비행기는 정확히 오전 1120분에 상하이 푸동 공항에 도착했다. 상하이는 짙은 먹구름에 쌓여 있어서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다. 버스를 이용해서 이동했기 때문에 날씨를 느낄 수 있었다. 상하이도 덥고 습하다. 상하이 공항이 안 좋은 것이 대부분 이렇게 버스를 이용해서 탑승과 이륙을 한다는 것이다. 신관을 짓고 있는 것 같은데 신청사인 푸동 공항도 부족하다는 것인지. 중국의 발전을 느낄 수 있는 점이기도 하다. 상하이에는 2개의 국제공항이 있다. 홍챠오가 구공항이고 푸동이 신공항. 그런데 신공항인 푸동도 이미 포화상태인 것이다.

 

 

 

 

올 때는 좀 헤맸지만 갈 때는 그래도 와봤다고 헤매는 것 없이 바로 환승절차를 마쳤다. 수속할 때 보니 어마어마한 중국인들이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중국인들의 패션이나 생활양식도 많이 바뀌었다. 특히 여성의 패션은 거의 한국과 차이가 없다. 탑승 기다리면서 스타벅스가 보이길래 커피나 하려고 갔는데 줄이 어마어마하다. 십년 전만 해도 커피 가게에는 거의 사람들이 없었다. 격세지감이라고 해야 할까.

 

중국 올 때마다 항상 느끼지만 이 거대한 나라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개인인 나 자신도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변화가 없는 것 같은데 13억 인구의 나라가 이렇게 빨리 변할 수 있다니 놀랍다. 한편으로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 나는 지난 시간 무엇을 했는가? 이 거대한 나라도 엄청나게 변한 그 시간 동안.

 

오후 1시 반에 정확히 탑승을 시작했다. 탑승할 때도 버스를 이용했는데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활주로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활주로에 비 내리는 모습은 처음이다. 덕분에 비행기가 한 30분 정도 지연되었다. 이것도 처음이다. 오후 3시에 비행기는 이륙을 시작했다. 이제는 1시간 반이면 바로 인천공항이다.

 

550분에 비행기는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서울도 무척 흐리다. 상하이나 다름없이. 비가 내려도 무색하지가 않을 정도로. 걱정했는데 다행히 덥지는 않다. 다른 나라 공항에서 인천공항에 오면 항상 놀란다. 그 속도와 친절함에. 인천공항이 지속적으로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있다. 더욱이 인도와 중국을 통해 오다보니 그 신속함과 친철함은 더욱 뼈저리게 느낀다. 하드웨어는 빨라도 소프트웨어는 그리 쉽게 변화지 않는다.

 

공항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폭우가 쏟아진다. 다행히 내릴 때에는 비가 걷혔다. 온도도 선선할 정도로 시원해졌고. 방에 짐을 놓자마자 형과 바로 돼지고기 김치찌개 먹으러 갔다. 한 병의 소주와 함께. 이제 다시 한국이다. 바로 어제는 뉴델리였는데.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