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일주 여행/우크라이나(Ukraine)

D+229, 우크라이나 리비우 13: 일정 정리(20190701)

경계넘기 2019. 8. 5. 19:33

 

그간 머리를 아프게 했던 리비우의 일정과 프랑크푸르트 행을 최종 결정했다.

 

우선 리비우 오페라하우스의 여름 시즌 클래식 공연을 모두 보고 가기로 했다. 공연은 일요일까지 있지만 토요일, 일요일이 같은 공연이라 실질적으로 토요일에 끝난다. 토요일 최종 공연까지 보고 일요일에 리비우를 떠나기로.

 

어제만 해도 바르샤바와 베를린을 거쳐서 프랑크푸르트 들어가는 것은 포기하고 공연을 3일간만 더 보기로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예 여름 시즌 공연 프로그램을 다 보고 출발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민쿠스(L. Minkus)의 발레 돈키호테(Don Quixote)’와 바그너(Richard Wagner)의 오페라 로엔그린(Lohengrin)’까지 볼 수 있다.

 

 

한 가지 프랑크푸르트 가는 방법도 바뀌었다. 어제 베를린 루트를 포기하면서 비행기로 가는 것을 굳혔다가 오늘 갑자기 전혀 고려에 없었던 리비우에서 바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대략 1,300km, 24시간 20분의 대장정이다.

 

프랑크푸르트에 가는 방법이 바뀐 이유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저가 비행기에 대한 나의 불신 때문이다. 공연을 다 보고 가려면 다음 주 월요일인 8일 비행기뿐인데 이게 문제가 생기면 다른 교통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11일 전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일이 있어서다. 8일 비행기에 문제가 생기면 11일 전까지는 비행편이나 버스편이 없다. 공연도 다 보고 프랑크푸르트 가는 길도 확실히 하는 방법으로 일요일에 프랑크푸르트로 직접 가는 플릭스(Flix)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 것.

 

둘째, 현재 가격만 놓고 보면 버스가 약간 더 저렴하다. 내가 고민하는 사이 비행기 가격이 오른 것도 있지만, 여기서 가는 저가 비행기가 근교에 있는 프랑크푸르트 암마인(Frankfurt am Main) 공항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프랑크푸르트에서 버스로 2시간 가까이 떨어져 있는 프랑크푸르트 한(Frankfurt Hahn) 공항으로 간다. 보통 저가비행기들이 이렇게 저렴한 공항을 주로 이용하는데 문제는 공항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오는 버스비를 포함하면 버스로 가는 것이 조금 더 저렴하다.

 

셋째는 경치를 즐기면서 갈 수 있다는 것. 비행기는 과정의 여정을 전혀 즐길 수 없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볼 수 있는 풍광이나 도시의 변화를 전혀 느낄 수 없다는 것. 내가 비행기보다는 육로를 주로 이용하고, 밤보다는 낮에 주로 이동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4시간 버스 타는 것이 분명 고된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유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도 여행이다. 리비우와 프랑크푸르트는 위도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동에서 서로 3개의 나라, 2개의 국경을 통과해서 1,300km를 달린다. 비록 내가 운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드라이브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재미있는 여행이다.

 

리비우 떠나는 날이 결정되었으니 내일 토요일까지의 공연티켓을 모두 사기로 한다. 수요일에 하는 백조의 호수(The Swan Lake)’는 예약이 빨라서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지난주에 일단 가장 싼 것으로 사두었다. 만일 공연 전에 간다면 버리더라도 덜 아깝도록 한 것이지만, 지난주 예매를 할 때에도 아주 비싼 자리 아니면 가장 싼 자리만 남아 있어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오늘 오후에 내일 공연과 목요일 공연 티켓을 사러 오페라하우스에 갔지만 휴관일인지 문이 닫혀 있었다. 그러니 내일 오페라하우스에 가서 내일 공연부터 토요일 공연까지 4개 공연을 예약할 생각이다. 대충 인터넷 예약사이트에서 좌석을 결정하고 가격을 보니 딱 1000흐리브냐다. 백조의 호수 티켓이 가장 싼 좌석인 50흐리부냐이니 합치면 이번 주 공연으로 1050흐리브냐, 우리 돈으로 5만 원 정도가 드는 셈이다.

 

 

 

결정을 하고 나니 만족스럽다. 우선, 공연을 다 보고 갈 수 있어서 좋고, 버스를 타고 가면서 원 없이 유럽-우크라이나, 폴란드, 독일-의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다.

 

24시간의 여정이 힘들긴 하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을 더 빡세게 다니기도 했으니 좋은 버스로 24시간이라면 버틸 만 하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상 플릭스 버스가 만석인 경우는 단 한 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올 때뿐이다. 옆자리에 사람만 없다면 충분히 24시간은 거뜬히 버스여행을 할 수 있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