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중국 52

D+032, 중국 다리 7: 다리 예술촌(大理床單廠藝術區)(20181216)

다리 예술촌(大理床單廠藝術區) 다리(大理)가 딱 쉬기 좋은 곳이다. 물가도 싸고 번거롭지 않고. 다리에서는 마땅히 할 일이 많은 것이 아니다. 그저 쉬고 멍 때리고 빨래나 할 뿐. 다리가 배낭여행자들의 성지였던 이유다. 최근에는 급속히 상업화되면서 그런 여유로움이 사라져가고 있어 아쉬울 뿐이다. 오늘도 창산(蒼山) 주변에는 먹구름이 한 가득이다. 높긴 높은가 보다. 하긴 한라산만 해도 백록담이 곱게 드러난 모습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채 2천 미터도 되지 않는 산이 이럴진대 4천 미터 급 창산이야 말해 무얼까. 베이징(北京)에는 798 예술구(798藝術區)라는 곳이 있다. 원래는 베이징에 있었던 거대한 군수공장 공단이었다. 군수공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빈 공장만 남은 폐허가 되었는데, 이런 곳에 ..

D+031, 중국 다리 6: 우연히 만난 바이족(白族)의 7일장(20181215)

우연히 만난 바이족(白族)의 7일장 7일장을 발견한다. 정확히 5일장인지 7일장인지는 모른다. 다만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상설 시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이곳을 둘러볼 때에는 분명히 장이 없었다. 다리(大理)는 중국의 소수민족인 바이족(白族) 자치구이기도 하다. 윈난성에는 소수민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그중 이곳 다리에는 2백만 인구의 바이족 중 80%가 살고 있다고 한다. 7일장은 바로 이들 바이족의 장이었다. 창산(蒼山)에 가려고 바이족의 축제가 열리는 거리인 삼월가(三月街)에 들어서는데 비탈진 거리 초입 양편으로 이런저런 곡물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곡식을 비닐주머니에 담아 저울로 재고 이런저런 흥정하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장이 섰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주말이라 농..

D+030, 중국 다리 5: 옛 흔적을 찾아 다리 고성(大理古城) 산책(20181214)

옛 흔적을 찾아 다리 고성(大理古城) 산책 창산(蒼山)을 올라가려 했으나 창산 위로 먹구름이 가득이다. 제주도의 한라산 같이 맑은 날씨에도 창산 봉우리 주위에는 구름이 많이 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특히나 먹구름이다. 비가 올지는 모르지만 일단 구름이 짙게 낀 창산은 시야도 좋지 않고 춥기도 할 것 같아서 접는다. 창산은 맑은 날 올라가야 다리와 얼하이 호수(洱海湖)의 모습을 유감없이 볼 수 있다. 오후에 고성(古城) 산책을 나선다. 다리 고성은 두터운 성으로 둘러싸인 옛 마을이다. 다리는 10세기경에 세워진 다리국(大理國)의 수도였다고 한다. 당시 쌓은 성이 지금의 다리성(大理城)이다. 하지만 많은 유적지가 그렇듯 지금의 다리 고성 역시 붕괴되었다가 1980년대에 복원되었다 한다. 윈난성(雲南省)..

D+029, 중국 다리 4: 두 번째 만남은 아니 만남만 못하다!?(20181213)

두 번째 만남은 아니 만남만 못하다 다리(大理)에서도 난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은 없다. 가봐야 할 곳은 예전에 이미 다 가봤다. 며칠 다리 고성(古城)을 거닐면서 실망감만 많이 쌓인다. 피천득의 ‘인연’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세 번째 만남은 아니 만남만 못하다.” 보고 싶었던 사람을 세 번째 만나고는 예전에 가졌던 그 사랑스런 추억까지 사라졌다는 말이다. 차라리 아니 만났다면 이전의 좋은 기억이나마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회한이 담긴 구절이다. 다리에 대한 나의 솔직함 심정은 ‘두 번째 만남은 아니 만남만 못하다.’ 다리는 두 번째 만남조차 나에게 허용하지 않는다. 다리는 예전의 모습을 급속히 잃어가고 있다. 내가 리장(丽江)을 싫어하는 바로 그 이유, 빠르게 상업화되고 유흥지화되고 있다. 소박했..

D+028, 중국 다리 3: 얼하이(洱海) 호수 풍경(20181212)

얼하이(洱海) 호수 풍경 어제 같은 방 청두(成都) 중국 친구가 전기 오토바이를 빌려서 얼하이(洱海) 호수를 한 바퀴 돈다고 했다. 혼자 한다기에 같이 하자고 했다. 얼하이의 ‘하이’는 바다 해(海)자. 15세기부터 얼하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하니 이곳에 살았던 옛 사람들은 이곳을 바다처럼 넓다고 생각했나 보다. 동서의 길이는 10~16km에 불과하지만 남북 길이가 50km에 둘레가 거의 150km에 이른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호수의 해발 높이는 1940m. 고지대에 위치한 호수다. 미얀마의 유명한 산정호수인 인레(Inle) 호수의 높이가 875m에 불과하니 매우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다. 얼하이 호수의 서쪽, 그러니까 창산(苍山) 밑자락에서 호숫가까지는 꽤 넓은 평지를 형성하고 있어서 이곳에 다..

D+027, 중국 다리 2: 고성(古城) 아침 산책 그리고 라이브 바(live bar)(20181211)

고성(古城) 산책 그리고 라이브(live bar) 이곳 친구들은 더 늦게 일어난다. 9시가 넘었는데 방 안에는 일어난 친구가 없다. 9시 반쯤 조용히 숙소를 나와서 고성(古城) 산책을 한다. 중국에 와서 간만에 하는 아침 산책이다. 9시 반이면 뭐가 아침 산책이냐고 하겠지만 중국은 전국을 베이징 표준시로 통일해서 사용한다. 이곳이 베이징에서 한참 서쪽에 있다는 것을 계산한다면 2시간 가까운 시차 차이가 난다. 제대로 이곳 시각으로 한다면 대략 7시 반 정도 되지 않았을까. 고성은 역시 아침 산책이 제 맛이다. 낮에는 관광객들로 너무 붐비고, 저녁에는 조명에 가려서 제대로 된 고성의 운치를 맛볼 수 없다. 이른 아침이라 고성 안은 조용하고, 여기에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과 창산의 싱그러움이 더하니 산..

D+026, 중국 다리 1-2: 청두(成都)에서 다리(大理) 가는 길 3(20181210)

청두(成都)에서 윈난성(雲南省) 다리(大理) 가는 길 3: 숨가쁜 1박 2일의 여정 버스는 종점인 버스 터미널에 9시 40분에 도착한다. 기차역에서 8시 15분에 버스를 탔으니 자금만치 시내버스만 1시간 25분을 탔다. 터미널로 들어가서 버스 일정표를 보니 리장(丽江) 가는 버스는 보이는데 다리(大理) 가는 버스가 보이질 않는다. 일하시는 분을 잡고 물어보니 있단다. 일정표에는 없는데 이상하다. 다리가 윈난성에서 작은 도시도 아닐 터인데. 창구에서 다리에 간다고 하니 표를 준다. 105위안. 표를 보니 다리라고 쓰여 있는 것이 아니라 샤관(下關, 하관)이라고 쓰여 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다리는 샤관과 샹관(上關, 상관), 그 사이에 다리 고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샤관이 도시의 중심지고, 내가..

D+026, 중국 다리 1-1: 청두(成都)에서 다리(大理) 가는 길 2”(20181210)

청두(成都)에서 윈난성(雲南省) 다리(大理) 가는 길 2 기차 안에서 새벽을 맞는다. 한, 두 시간 정도 잤을까. 그것도 새벽 4시 이후에는 완전히 포기했다. 엉덩이가 아프면 일어서 있다가 다리가 아프면 앉기를 반복하면서 드디어 14시간의 일반석(硬座, 잉쭈어) 기차여행이 막바지를 향해간다. 온몸은 마치 무언가에 두드려 맞은 것 같이 찌뿌둥하다. 그래도 컨디션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나마 목적지에 다와 가면서 사람들이 많이 내려서 좌석에 여유가 생겼다. 아침 7시 50분 기차가 판즈화(攀枝花) 역에 도착한다. 거의 정시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어제 오후 5시 55분에 출발했으니 14시간에서 딱 5분 부족하다. 창밖 풍경을 좋아해서 낮 기차를 타고 싶었지만 그러면 해도 뜨지 않은 새벽에 도착한다. 기차역..

D+025, 중국 청두 9: 청두(成都)에서 다리(大理) 가는 길 1(20181209)

청두(成都)에서 윈난성(雲南省) 다리(大理) 가는 길 1 청두(成都)를 떠나 윈난성(雲南省) 다리(大理)로 이동한다. 청두도 좋지만 곧 겨울로 들어간다. 중국에서 겨울을 나기에 가장 좋은 곳은 역시 윈난성이다. 동남아 바로 위 중국 남쪽 지방이지만 고원 지대라 사시사철 따뜻하다. 여기에 다리는 중국에 있는 배낭여행자의 성지다. 기후도 온화하지만 넓디넓은 얼하이(洱海) 호수와 높디높은 창산(苍山)이 그림 같이 받치고 있으면서 역사가 묻어 있는 고성(固城) 도시다. 여기에 물가도 저렴하니 배낭여행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청두(成都)에서 다리(大理) 가는 방법 다리까지 이동하려면 1박 2일에 걸쳐 장장 천km 정도를 달려야 한다. 한 번에 청두에서 다리까지 가는 방법은 비행기를 타는 것이지만 이번 여행..

D+024, 중국 청두 8: 청두(成都)와 쓰촨성(四川省)에서 가볼 만한 곳들(20181208)

청두(成都)와 쓰촨성(四川省)에서 가볼 만한 곳들 쓰촨성(四川省)의 성도인 청두(成都)의 여행지는 청두와 쓰촨성으로 나뉘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청두 자체도 가볼만한 곳이 없진 않지만 역시 청두는 쓰촨성 여행의 성지다.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이 무궁무진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많이 생략했지만 예전에 가봤던 곳들을 포함해서 몇 군데 소개해볼까 한다. 청두 시내 ㅇ무후사(武侯祠)와 진리(锦里) 거리 청두에서는 우선 유비와 제갈량의 무덤과 사당이 있는 무후사(武侯祠)를 꼽을 수 있다. 청두는 삼국지에서 유비가 세운 촉나라의 수도로 무후사는 삼국지의 성지다.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후사를 거닐면서 역사와 소설을 장식한 그들 영웅호걸들을 그려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삼국지는 읽을 때마다 의미가 달라..